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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자라공장 질책…"현실 모르는 즉흥적 지시 문제"

  • 최원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동강 자라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동강 자라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자라 양식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양식장 관계자들이 자신의 지시를 어겼다며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들은 최고 지도자가 현실을 잘 모르고 즉흥적으로 지시를 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대동강 자라 양식공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에게 크게 화를 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공장 일꾼들의 무능과 굳어진 사고방식, 무책임한 일본새의 발로라고 엄하게 지적하셨습니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업적을 말아 먹고 있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관계자들을 질책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공장에서 위대한 장군님의 업적을 말아먹고 있다고 하시면서…"

대동강 자라 양식장은 지난 2011년 10월 김정은 제1위원장이 후계자 시절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수행해 방문한 곳입니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약재로 쓰이던 자라를 인민들에게 먹이라’며 대규모 자라 양식장 건설을 지시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4년이 지나도록 양식장이 제대로 돌지 않는다며 크게 화를 낸 것입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정작 질책을 받아야 할 사람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라고 지적합니다. 자라를 길러 식량으로 활용한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인데, 잘못된 지시를 내리고 무조건적인 이행만 다그친다는 겁니다.

평양교원대학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2년 한국으로 탈북한 이숙 씨입니다.

[녹취: 이숙]”북한 사람이 언제 자라를 먹겠습니까. 밥도 못 먹는데, 자라는 보약으로 쓴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당 중앙위원회 같은 높은 사람들이나 먹을지 모르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또 자라 양식장이 전기 문제 등으로 실적을 내지 못했다는 건 ‘넋두리’에 불과하다며 화를 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전기 문제, 물 문제, 설비 문제가 걸려 생산을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넋두리라고 하시면서…]

그러나 전기를 비롯한 기본 설비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무조건 질책을 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서울의 민간단체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은 지적합니다.

[녹취: 안찬일]”양어장을 돌리려면 많은 양수기로 물을 채우고 배수를 하고, 핵심인데, 전기가 안 들어 오면 탱크의 물을 할 수가 없는데, 인민경제 분야에 전기가 안 들어 오는 실정이니, 양어장까지 전기가 올 수가 없을 것이고..”

탈북자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화를 낸 것은 그만큼 현지 실정에 어둡고 즉흥적인 지시를 자주 내린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합니다.

북한 군 출신으로 지난 2009년 한국으로 망명한 권효진 씨입니다.

[녹취:권효진]”김정일 때나, 김정은 때 상부에서 지시하는 것을 보면, 과학적인 기초 위에 만년대계를 멀리 내다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하기 때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실을 도외시하고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지시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1997년 ‘풀과 고기를 바꾸자’는 구호를 내걸고 축산업을 장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소와 돼지 농장이 꾸려지고 토끼와 염소 목장도 세워졌습니다.

그러나 가축을 길러 주민들에게 고기를 공급한다는 축산장려 정책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흐지부지 됐습니다.

또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해 12월 평양의 열대메기 공장을 방문해 물고기 생산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사료 공급이 안 되는데다 기온이 맞지 않아 이 사업도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시 탈북자 권효진 씨입니다.

[녹취: 권효진]”경기장, 땅을 파서 양어장을 만들고, 메기를 키운다고 해놓고 성공했습니까, 염소도 키운다고 하고, 잉어 양어장도, 성공한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탈북자 이숙 씨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지 지도에서 화를 낸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지적합니다.

[녹취: 이숙]”최고 지도자가 거기 가서 화를 낸 것은 자신이 정치적으로 미숙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앞에서 화를 내면 겁도 나고 그러겠지만, 속으로는 ‘너는 어린아이구나’라고 비웃었을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말은 못해도.”

북한의 지인과 정기적으로 전화통화를 하는 권효진 씨는 고위 간부에 대한 처형과 공포 정치로 민심이 김정은 정권을 떠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권효진]”분위기는 중앙과 백성과의 간격이 점점 벌어지고, 오히려 비아냥과 조소는 더 많아지고, 곪아가는 상태라고 봐야 합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도 김정은 제1위원장의 무조건적인 지시 이행과 공포정치로 북한에서 냉소주의와 보신주의가 팽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최근 국회보고를 통해 북한사회에서 면종복배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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