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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 의사 부부, 리비아서 ISIL에 피랍'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이 시리아 라파 지역에서 군사 행진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이 시리아 라파 지역에서 군사 행진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고령의 북한 의사 부부가 납치됐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반군 ISIL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비아 해안도시 시르테 인근에서 지난 22일 북한인 의사 부부가 납치됐다고 미국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AP통신'은 리비아 북서부 도시 미스라타 시 의회 타헤르 알-자루그 대변인의 말을 빌어 이 북한인 부부가 리비아 중부 내륙도시 잘루에서 출발해 이동하던 중 시르테 근처에서 납치됐다고 전했습니다. 알-자루그 대변인은 북한 의사 부부가 잘루의 한 병원에서 몇 년 간 일해왔다고 말했습니다.

통신은 납치범들의 정체에 대한 언급 없이, 납치 사건이 발생한 시르테 주변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반군 ISIL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현지 인터넷 매체 ‘리비아 옵서버’는 ISIL 대원들이 시르테 동부 알누플레야 지역에서 북한인 의사 부부를 납치했다고 25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부부가 잘루의 한 병원에서 근무를 마치고 수도 트리폴리로 복귀하던 중 납치됐다고 전했습니다.

‘리비아 옵서버’는 북한인 남성 의사가 60살이며, 현지 북한대사관이 이들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리비아 내 여러 세력들과 24 시간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유력 언론들도 이 사건에 관심을 두고 인용 보도하고 있습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 사건을 전하며 ISIL이 지난 몇 달 간 리비아에서 세력을 확대했고, 올 봄에는 리비아에서 이집트 콥트 기독교인 21 명을 참수한 뒤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스위크'는 또 ISIL이 미국인, 영국인, 프랑스인, 요르단인, 일본인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을 납치해 인질로 삼고 있다며, 이들은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거나 연합군의 공습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현재 ISIL에 대항한 연합군에 속해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한인 인질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뉴스위크'는 전망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도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북한과 리비아가 과거 긴밀한 관계를 맺고 교류해왔다고 전했습니다. 무아마르 가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가 북한으로부터 무기는 물론 북한 의료 인력을 공급 받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내전 과정에서 가다피가 축출된 이후에도 북한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는데, 북한에 아랍 내 민주화 운동이 전파될 것을 두려워 한 북한 당국이 귀국을 막았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북한 전문가 커티스 멜빈 씨는 `워싱턴포스트'에, “가다피 사망 이후에도 고국에 돌아가지 못한 북한인들이 ISIL에 의해 납치돼 처형을 당한다면 매우 슬픈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아에는 의사, 간호사, 건설노동자 등 북한인 3-4백 명이 외화벌이를 위해 현지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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