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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TPA 부여 법안 심의 종료...대학 총장들 고액 연봉 논란


미국 워싱턴 DC의 의회 건물 (자료사진)
미국 워싱턴 DC의 의회 건물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연방 의회 상원이 21일,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협상 촉진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절차투표를 통과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고요. 미국 캘리포니아주 해변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미국 대학 총장들의 고액 연봉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죠. 미 연방 상원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협상 촉진권한 (Trade Promotion Authority) 즉 TPA를 부여하는 법안을 심의해 왔는데요. 법안 통과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의회 상원은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통령에게 TPA를 부여하는 데 대한 심의를 마무리하는 절차투표를 실시했는데요. 62-38로 통과가 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아직 상원이 대통령에게 TPA를 부여하기로 결정한 건 아니군요?

기자) 거의 결정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상원은 주말에 대통령에게 TPA를 부여하는 법안을 최종 표결에 부칠 예정인데요.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만약 이 법안이 상원 승인을 받으면,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가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같은 법안이 하원에서도 통과돼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에게 TPA를 부여하는 게 왜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가입에 영향을 주게 되는 걸까요?

기자) 네, 무역촉진권한은 일명 ‘ FAST TRACK AUTHORITY (신속 협상권)’ 으로도 불리는데요. 대통령에게 통상교섭문제는 일임하고 의회는 협정의 통과 여부만 찬반으로 최종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 흔히 TPP라고 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에게 TPA가 주어지면 오랜 시간 끌어온 바로 이 TPP 협상을 의회의 방해 없이 추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 TPP가 뭔지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TPP는 미국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있는 11개 나라가 함께 공동자유무역지대를 만들자는 취지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자유무역협정입니다. 처음 시작은 뉴질랜드와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4개 나라로 출발했는데요, 2008년 미국과 캐나다, 일본, 호주 등 8개 나라가 TPP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전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만들어지는데요. 하지만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해온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의 TPP 협정을 조심스럽게 찬성하고 있는 반면 노동자와 중산층의 지지를 받아온 민주당의원들은 대부분 TPP 협정 체결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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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캘리포니아주의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샌타바버라 카운티의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해 주 비상사태를 선포했군요?

기자) 네, 지난 19일 샌타바버라 해안가에 매설된 송유관이 파열되면서 수천 갤런의 원유가 태평양 바다로 흘러 들어 갔기 때문인데요. 현재 사고 지역 해안가에 검은 기름띠가 퍼지면서 미 서부 해안의 해양생태계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기름 유출 사고가 난 지역은 원래 깨끗한 바닷물에 해안엔 야자수 나무가 길게 늘어서 있어서 야영지로 인기를 끌던 곳인데요. 현재 ‘무기한 출입금지’로 지정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어쩌다가 기름 유출 사고가 난 건가요?

기자) 샌타바버라 고속도로를 따라 내륙 유전에서 정제시설까지 원유를 운반하는 송유관이 파열된 겁니다. 송유관을 소유하고 있는 플레인스 올어메리칸 파이프라인 사의 그레그 암스트롱 최고 경영자는 20일 밤 기자회견에서 텍사스 본사에서 송유관의 압력에 이상이 감지된 건 19일 오전 11시경이었고 약 30분 만에 송유를 중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송유관에 남아있던 잔여 기름이 송유를 중단한 이후에도 계속 흘렀다는 설명인데요. 그러니까 몇 시간에 걸쳐서 고속도로 밑으로 나 있는 지하배수로로 기름이 유출됐고 이후 레퓨지오 주립 해변공원 인근의 해변으로 쏟아져 나온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해변으로 흘러 들어 간 원유의 양이 처음 예상보다 많다고 하죠?

기자) 네, 회사 측은 10만 갤런이 넘는 원유가 유출돼 약 2만 1천 갤런에 이르는 원유가 바다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애초 예상보다 5배나 많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피해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겠네요?

기자) 네, 해안경비대는 사고 다음 날인 20일까지 6km에 이르는 해안가가 검게 변하고 14km에 이르는 해안가에서 기름띠가 발견됐다고 밝혔는데요. 아직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캘리포니아 주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사고 현장에 더 신속한 지원을 위해 주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브라운 주지사는 또한 캘리포니아 해안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사고가 난 지역이 해양 보호구역에 일부 속해 있다 보니 사람들의 우려가 더 큰 것 같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25종의 해양 포유류와 바닷새 60종의 서식지인 샌타바버라 인근 해안을 해양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놓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샌타바버라 해협과 인근 지역에만 20개가 넘는 근해 원유 플랫폼과 수백 개의 유정이 깔려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번 사고가 난 샌타바버라 지역에서는 그런데 46년 전에도 기름 유출 사고가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69년, 미국 정유 회사인 유니언 오일 사가 샌타바버라 인근에서 폭발물을 이용해 원유 시추 작업을 하던 중 시추 시설에서 파열이 일어났는데요. 그 결과 갈라진 틈으로 무려 8만에서 10만 배럴의 원유가 쏟아져 나오면서 수백 제곱 마일에 달하는 인근 바다를 오염시켰습니다. 엄청난 피해와 기름 유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이 사건으로 인해 캘리포니아 환경법안과 연방환경정책이 통과됐고요. 지구 환경 오염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지구의 날’이 제정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원유 유출 사고라고 하면 지난 2010년에 있었던 멕시코만의 기름 유출 사건을 빼놓을 수 없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 유출 사고로 손꼽히는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는 아직도 많은 미국인에게 악몽으로 남아 있습니다. 2010년 4월 20일 세계 2위 석유회사인 BP의 딥워터 호라이즌 석유 시추 시설이 미국 멕시코만에서 폭발하고 이후 5개월 동안 대량의 원유가 유출된 사고인데요. 당시 1억 3천만 갤런의 기름이 유출되면서 엄청난 피해를 남겼고 아직도 그 피해의 흔적이 남아있을 정도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BP사의 원유 유출 사고로 인해 돌고래 수가 급감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더라고요?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20일 미국 해양대기청이 발표한 보고서 내용을 실었는데요. BP사의 원유 유출 사고로 피해를 입은 멕시코만 연안의 3개 주, 즉 루이지애나 주와 미시시피 주, 앨라배마 주 연안에서 서식하는 돌고래가 기름을 호흡하고 또 삼키면서 돌고래의 폐에 병변이 생기고 호르몬을 분비하는 부신이 망가지게 됐다는 겁니다. 그 결과 해변에 죽은 채 떠오르는 돌고래의 숫자가 많아졌다는데요. 지난 2002년에서 2009년 사이 한 해 평균 65마리의 돌고래가 죽은 데 비해 2010년에는 그 수가 배가 되면서 125마리가 죽었고 그다음 해에는 무려 335마리가 죽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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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들의 연봉이 웬만한 대기업 총수 못지않다고요?

기자) 네, 미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학들인 아이비리그는 공부를 잘해야 들어갈 수 있지만, 학비도 비싸서 웬만한 집들은 엄두를 못 냅니다. 자녀를 아이비리그 대학에 보내기 위해선 집 팔고, 차 팔고, 다 팔아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비싼 학비가 총장한테 다 가는 것도 아닐 텐데 이들 아이비리그 대학의 총장들이 받는 연봉이 엄청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한 예로 예일대 전 총장은 임기뿐 아니라 퇴임 후에도 특별 수당을 두둑하게 받았다고요?

기자) 네, 미국 최고 명문 대학 중 하나인 예일대학교가 지난 2013년 퇴임한 리차드 C. 레빈 전 총장에게 ‘특별 퇴직 수당’ 조로 8백50만 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신문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대학 총장에게 주어진 유례없는 일시불 지급이라며 레빈 총장의 마지막 4년 임기 동안 받은 보수 역시 매년 1백만 달러가 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정말 웬만한 대기업 대표 못지않네요.

기자) 대학 총장들의 높은 연봉은 비단 레빈 총장뿐만이 아닙니다. 2013년 퇴임한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E. 고든 지 총장의 마지막 해의 보수는 6백만 달러가 넘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퇴임 전해까지만 해도 연봉이 약 2백만 달러 정도였지만요. 또한 렌셀러 폴리테크닉 대학의 셜리 앤 잭슨 총장이 받은 보수는 7백만 달러가 넘었고요. 퀴니피악 대학의 존 라헤이 총장의 연봉은 4백만 달러에 가까웠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대학 총장들이 보수를 많이 받는 이유가 뭐가요?

기자) 우선 학교 이사회 측은 자질 있고 명망 있는 총장을 선임하기 위해 이렇게 거액을 제시한다는 겁니다. 아무나 유명한 대학의 총장이 되지 않겠죠? 특출나게 뛰어난 사람을 총장으로 원하고 또 그런 사람들에게 충분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거죠. 또한, 대학 총장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혜택을 본인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에 공헌하는 데 쓰기 때문이라는 게 대학들의 입장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총장만 너무 과하게 보수를 받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총장이 차고 넘치는 보수를 받는 반면 일선에서 교육의 책임을 진 또 다른 이들 즉 보수가 낮은 시간 강사들도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거기다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대학 운영자금과 해마다 치솟는 학비, 졸업할 때 눈덩이처럼 불어난 학비 대출금을 등에 지고 졸업하는 학생들 거기다 자녀 대학 보내기를 포기하는 가난한 가정들을 고려한다면 총장이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이 결코 좋게만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대학은 외부에서 후원금을 많이 받아서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후원금을 끌어오는 걸 총장이 책임지고 있으니 총장의 연봉이 많은 건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총장이 모금한 금액이 총장에게 지급되는 보수보다 훨씬 더 많다는 거죠. 하지만 모금에 대한 공로를 어떻게 총장에게만 돌리느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특히 비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대학에서 돈이 그렇게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느냐는 건데요. 대학 총장의 높은 보수는 학문과 이윤창출의 구분이 희미해지는 대학의 기업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준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시에서는 시간당 9달러인 시간당 최저 임금을 15달러로 올리기로 이제서야 합의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최저 임금을 10달러 10센트선까지 올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모습과 총장의 거액 연봉 논란, 사뭇 대조적이네요.

기자) 그렇죠? 그런데요. 학교측이 제시한 연봉이 너무 많다며 거부한 대학 총장도 있습니다. 텍사스 대학의 그레고리 펜베스 총장은 최근 총장 제의를 받으면서 학교측으로부터 후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교무처장 시절 42만여 달러이던 연봉을 1백만 달러까지 올려주겠다는 거였죠. 펜베스 총장은 하지만 금액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거절했고요. 대신 펜베스 총장이 제안한 75만 달러에 합의를 봤다고 합니다. 75만 달러도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다른 대학 총장들이 높은 보수를 받는 것과는 조금 다른 행보로 화제가 됐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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