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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집권 후 고위간부 84명 처헝 '공포 정치'

  • 최원기

북한은 지난 2013년 12월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을 사형에 처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 (자료사진)

북한은 지난 2013년 12월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을 사형에 처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 (자료사진)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들어서만 고위 관리 15 명을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간부들이 정책에 불만을 표하면 이를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해서 숙청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공포정치가 김정은 정권의 권력기반을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최근 열린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고위 간부 15 명을 처형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신경민 의원의 발표 내용입니다.

[녹취: 신경민 의원] “김정은은 이견을 제시할 경우에는 권위 도전으로 간주해서 본보기로 처형으로 대응을 합니다.”

신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보고를 통해 김 제1위원장이 "이유가 통하지 않고 무조건 관철을 시키는 통치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이와 관련해 한국의 산림청에 해당되는 북한 임업성 부상이 지난 1월 처형됐다며, 김 제1위원장의 무조건적인 산림녹화 지시에 불만을 토로한 게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서울의 민간단체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인 안찬일 씨입니다.

[녹취: 안찬일]”산림청 차관의 책임이 아니라 노동당과 김정일의 책임인데, 이제 와서 갑자기 8부능선까지 밀어부친 산을 녹화하라는 것은 신이 와도 할 수 없는 것인데, 이를 책임을 물어 총살하고…”

2월에는 북한의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이 건물 지붕 모양을 바꾸라는 지시에 반대했다가 처형됐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평양의 ‘과학기술전당’ 건물 지붕을 꽃 모양으로 바꾸라고 지시했는데, 문제점을 제기하다가 처형됐다는 겁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입니다.

[녹취: 강인덕]”꽃잎이라는 것은 김일성화, 목련을 말하는데, 지붕이 둥그런 돔인데 이걸 없애고 꽃잎을 만들라고 하면, 완성단계에 있는 것을 갑자기 바꾸라고 하면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전문가들이 저항했겠지요.”

앞서 김정은 제1위원장을 자주 수행했던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 국장도 종적을 감췄습니다.

이어 3월에는 은하수관현악단 감독 등 예술인 4 명을 간첩 혐의로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시 안찬일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아마 악장으로 알고 있는데, 은하수관현악단의 악장 문현진이라고 헝가리 대회에서 1등 받은 최고의 음악가고, 제2바이올린이스트인 정혜영, 이렇게 4 명이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김정은 정권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기관포로 처형해 공포심을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간부들을 처형하는 것은 나이가 어린데다 별다른 준비 없이 권력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강인덕 전 한국 통일부 장관입니다.

[녹취: 강인덕]”자기 기반을 구축하지 못한 채 후계자로 등장했기 때문에 불안하고, 간부들이 조금 불만을 제기하면 불경으로 간주하고, 자격지심으로, 권위를 세우기 위해 숙청하며 공포정치를 하는 거지요.”

전문가들은 또 이 같은 처형으로 당, 정, 군 간부들이 김정은 정권에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안찬일 소장입니다.

[녹취:안찬일 ]”그동안 정권을 위해 충성해온 고위 간부들이 비참하게 처형되는 것을 볼 때 다른 간부들 마음 속에서는 이미 김정은 정권에 등을 돌렸을 겁니다.”

간부들의 ‘면종복배’ 현상이 한층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면종복배란 권력자 앞에서는 순종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딴 마음을 먹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강인덕 전 장관입니다.

[녹취:강인덕 ]”옛날 방식으로 내려 누르면 복종하겠거니, 이런 생각인데, 그렇게 안될 겁니다. 더군다나 군 간부들은 다 외부 정보가 있거든요. 지금은 면종복배를 하지만, 조그만 문제가 생기면 일거에 전 사회에 번질 수 있죠.”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는 그가 권력을 잡은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됐습니다.

한국 국정원에 따르면 2012년에 고위 간부 12 명을 처형했으며 이듬해인 2013년에는 장성택을 비롯한 10 명, 그리고 지난해 41 명 등 지난 4년 간 모두 84 명을 처형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는 공개적인 재판을 거치지 않고 주민들을 처형하는 것은 ‘인권 유린’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 지난해 외국 영화 시청과 부적절한 성관계 등의 이유로 50 명 이상이 처형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사형 현황을 공개하고 법률을 국제인권법 기준에 맞게 바꿀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정부기구인 조국통일연구원 박영철 부원장은 최근 평양에서 가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고위 인사 15 명이 처형됐다는 국정원의 국회 보고를 ‘악의적인 비방’이라며 부인했습니다.

박 부원장은 그러나 “어느 나라에서든 반국가 범죄 행위자를 추적하고 처벌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해, 처형이 이뤄지고 있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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