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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지진 사망자 4천명 넘어...중국, 국영기업 통폐합 추진


28일 네팔 지진 피해 지역인 고르카에서 군인들이 미국의 구호물자를 나르고 있다.
28일 네팔 지진 피해 지역인 고르카에서 군인들이 미국의 구호물자를 나르고 있다.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네팔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4천명을 넘어섰습니다. 네팔의 대지진 현장이 인도와 중국의 외교적 각축장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란의 외무장관을 만났습니다. 중국이 국영기업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자)오늘도 네팔 대지진 소식부터 살펴보죠. 네팔에서 80년만에 대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 희생자 숫자가 갈수록 늘고 있군요?

진행자)네팔에서 대지진 발생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사망자 수가 4천명을 훌쩍 넘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AP 통신은 28일 네팔 당국자를 인용해 네팔에서만 희생자 4천3백명 이상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부상자는 8천명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네팔의 수실 코이랄라 총리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전시 체제로 돌입해 구조와 구호를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사망자가 1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사망자가 1만명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희생자 숫자가 지금의 두배가 될 수 있다는 것 아닌가요?

기자)그렇습니다. 우선 네팔 외에도 인접국인 인도와 중국에서도 이번 지진의 여파로 90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수도 카트만두 일대의 상황인데요. 카트만두 외곽 지역에는 통신과 교통이 두절돼 피해상황이 제대로 집계조차 안된 상황입니다. 따라서 구호당국이 지방에 접근하면 사망자 수가 크게 늘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네팔 정부의 재난관리 책임자인 라메쉬워 당갈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조대원들이 수도 카트만두 외곽의 마을에도 접근하게 되면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타격을 받은 네팔 주민은 총 39개 지역, 8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중 11개 지역, 200만여명은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당장 지진 피해자들을 구조하고 이재민들을 구호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네팔정부의 구조 움직임을 전해주시죠?

기자)네팔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육군 10만명을 동원해 수색과 구조 작업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지진으로 도로와 통신이 끊긴데다, 구조에 필요한 장비와 물자도 없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지진 희생자들과 이재민들은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벌써 지진이 발생한지 72시간이 지났는데요, 부상자에 대한 치료가 계속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벌써 사망자에 대한 장례식이 치러지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사람들은 거리와 학교 운동장 등에서 노숙을 하며 불안하게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는데요. 주민들은 신속한 구호조치기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카드만두에 거주하는 ‘아닐 기리’라는 이름의 한 주민은 “장비가 없어 사람들이 맨손으로 잔해를 치워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당장 먹을 물과 식량이 필요한데, 이 역시 제대로 분배가 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상당히 어려운 상황인데, 미국 등 국제사회가 네팔 대지진 돕기에 나섰군요?

기자)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은 네팔에 100만달러의 긴급 구호자금을 보낸데 이어 900만달러를 추가해 총 1천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130명으로 구성된 구조요원과 구호품을 실은 두 대의 공군 수송기를 네팔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지진 당시 네팔에서 합동훈련 중이던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요원 26명도 그대로 남아 에베레스트 등 산악 지역에서 구조 작업에 동참키로 했습니다. 그리고 미 정부 소속인 국제개발처도 56명으로 구성된 전문가들을 네팔에 파견했는데요. 이들은 지진 이후의 중장기적인 복구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진행자)다른 나라들도 구조대를 속속 보내고 있죠?

기자)영국은 네팔 출신 구르카 용병 수십명을 고국으로 보내 구호 작업을 돕도록 하는 한편 수송기를 통해 1천개 이상의 구호 물자를 보낼 예정입니다. 일본도 800만달러의 구호자금을 보내기로 결정하고, 구조 활동을 도울 자위대원 110여명을 파견할 방침입니다. 또 한국도 40명으로 구성된 구호팀을 현지에 파견할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러시아, 프랑스, 스위스, 싱가포르의 의료·구조대를 곧 네팔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한편 타이완도 네팔에 구조대를 보내겠다고 제의했는데요. 네팔 정부는 이유를 밝히지 않은채 구조대 파견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한편 네팔의 구호 현장이 중국과 인도의 외교적 각축장이 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월스트리트 저널 신문을 비롯한 외신이 그렇게 분석하고 있는데요. 아시아의 대국인 인도와 중국이 네팔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목적으로 네팔에 구조대와 지원물자를 경쟁적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네팔의 인접국인 인도는 지진 발생 당일인 지난 25일 300명의 구조요원과 구호품을 실은 항공기 4대를 네팔에 보냈습니다. 중국 역시 지난 26일 수색구조인력 62명과 의료장비를 보냈습니다. 이어 중국 상업부는 천막과 담요, 발전기 등 2천만 위안 상당의 구호품을 네팔로 보냈습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필요한 구호물자를 기꺼이 네팔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중국 지도부가 직접 나서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진행자)아까 네팔 정부가 타이완의 구조팀 파견을 거부했다고 했는데, 그것도 중국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군요. 그런데 인도와 중국이 네팔을 둘러싸고 각축전을 벌이는 것은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니죠?

기자)그렇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네팔은 인도와 중국 사이에 있는 작은 나라라는 인상을 받는데요. 그 동안 네팔은 주로 인도의 영향권 아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중국이 네팔에 대한 원조를 크게 늘리면서 네팔과 중국관계가 한결 긴밀해지는 분위기입니다. 현재 중국은 네팔에서 고속도로, 발전소, 공장 건설 등 수십억 달러 어치의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또 중국은 지난해 네팔에 대한 원조를 기존의 5배인 1억2천만 달러로 늘린다고 밝히면서, 네팔을 둘러싼 중국과 인도의 각축전은 한결 강화되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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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이번엔 미국 뉴욕으로 가보죠.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는 핵확산방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열렸는데,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이 연설을 했군요?

기자)핵확산금지조약(NPT)는 말 그대로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적인 조약인데요. 매 5년마다 각국이 모여서 조약 내용을 검토하는데 이것이 바로 핵확산방지조약(NPT) 평가회의입니다. 이번에도 미국과 이란 등 각국 외무장관이 모여 핵 문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존 케리 국무장관의 연설 내용을 소개해주시죠?

기자) 케리 장관은 27일 연설을 통해 ‘핵없는 세계’을 실현하기 위한 미국의 의지는 굳건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노후화된 핵탄두 2천5백기중 20%를 더 빨리 해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케리 장관이 이란 핵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죠?

기자) 케리 장관은 이란과 주요 6개국과의 핵협상 타결이 그 어느 때보다도 근접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 핵프로그램을 둘러싼 12년의 대치상태를 끝낼 훌륭하고 포괄적인 합의안에 어느 때보다도 근접한 상태”라며 “합의안을 이끌어 내면 전세계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협상이 타결돼 시행되면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기 위한 핵 물질을 확보할 수 있는 모든 경로가 차단된다”며 그러나 “어려운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케리 장관이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죠?

기자)케리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 의무를 무시하는 가장 두드러진 국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평양 당국이 진지하게 나올 경우 관련국과 협력해 대화를 위한 무대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연설과 별도로 케리 국무장관이 이란 외무장관을 만났다고요?

기자)네, 이날 존 케리 국무장관은 뉴욕에서 이란의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만났는데요. 케리 장관은 뉴욕에 있는 이란의 유엔 대표부 대사 자택에서 이란의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한 시간 가량 만났습니다. 기자들이 면담 내용을 물었지만 두사람 모두 ‘개인적인 만남’이라며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아무래도 이란 핵협상 문제를 논의했겠죠?

기자)그럴 공산이 커 보이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보리 5개국과 독일은 이달초 스위스에서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틀에 합의한 상태인데요. 이를 바탕으로 오는 6월말까지 최종 합의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번 미국-외무 장관 회동에서 경제제재 해제를 비롯한 일련의 문제를 논의했을 공산이 크다고 관측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좀 이른 감은 있지만 핵 문제가 풀리면 미국과 이란 국교 정상화도 되지 않을까요?

기자)그럴 공산도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 외교 관계는 지난 1979년 이란의 미국 대사관 점거 사태를 계기로 끊어졌는데요. 지난 연말 이란이 핵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또 이달초에 양국이 핵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틀에 합의하면서 양국 관계가 눈에 띠게 부드러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6월말까지 이란 핵협상이 완전히 타결되면 그 다음으로 미국과 이란의 외교 관계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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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끝으로 중국 소식 살펴보죠.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 통폐합 작업에 나선다고요?

기자)중국의 현지 언론과 뉴욕 타임스 신문 등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중국 정부는 현재 112개에 달하는 중앙 국영기업을 40개로 통폐합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특히 이 통폐합 대상에는 중국석유화학(SINOPEC)과 중국석유천연가스(페트로차이나) 같은 대형 석유업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중국 정부가 이렇게 국영기업 통폐합에 나선 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중국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베이징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계획경제를 해왔기 때문에 아직도 상당수 국영기업이 남아 있는데요. 문제는 국영기업은 말 그대로 정부가 운영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효율과 경쟁력이 부족합니다. 또 정부 관리가 개입하기 때문에 부정부패에 연루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민영화를 하거나 통폐합을 하려는 겁니다.

진행자)구체적인 통폐합 사례를 좀 들어주시죠?

기자)중국에서는 고속철도 제조사인 ‘베이처’와 ‘난처’라는 회사가 있었는데요. 지난해 말 이 두 회사가 정부 방침에 따라 하나로 합병됐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대의 고속철 회사가 된 새 회사는 최근 영국에서 고속철 수주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중국중철과 중국철건 등 철도건설업체들의 합병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진행자)석유업계에도 통폐합 바람이 불고 있다고요?

기자)중국에서는 중국석유화학(SINOPEC)과 중국석유천연가스 (페트로차이나)가 양대 석유 기업인데요. 이들이 합병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만일 정부 방안대로 합병이 이뤄지면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해 전세계 에너지 판도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이 같은 국영기업 통폐합에 시장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시장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을 통폐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하이 증시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또 ‘중국석유화학’ 과 ‘중국석유천연가스’가 합병한다는 소식은 지난해부터 나왔는데요. 이 두 회사의 주가도 그 동안 7배 가량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진행자)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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