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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러시아 전승절 불참...남북 정상회담 가능성 무산


반근혜 한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폭침 5주기 추모식에서 당시 숨진 군인 46 명의 영정 앞을 지나고 있다. (자료사진)
반근혜 한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폭침 5주기 추모식에서 당시 숨진 군인 46 명의 영정 앞을 지나고 있다. (자료사진)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다음달 열리는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하면서 성사 여부가 주목됐던 남북 정상 간 만남의 가능성도 사라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고위 인사들의 러시아 방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South Korean President to Skip Russia Victory Day Ceremony'

한국 정부는 다음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 윤상현 대통령 정무특보를 특사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러시아 측이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했지만 한국 정부는 장고 끝에 대통령 불참을 결정한 겁니다.

이에 따라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한 박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만남도 이뤄질 수 없게 됐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1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더라도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기 보다는 만남을 위한 만남에 그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며 불참 배경을 내비쳤습니다.

특사 파견에 대해선 철저하게 의전적 성격의 특사로 보면 될 것이라며 전승절 행사 과정에서 북한 측 인사를 만나더라도 알맹이 있는 얘기가 오가기는 지금으로선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전승절 행사의 성격상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더라도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어렵고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 우방국들이 대거 불참하는 상황 또한 정상회담 효과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고유환 동국대 교수] “북한과 러시아가 지금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두 나라잖아요. 거기서 뭔가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는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다른 우방들의 협조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거죠.”

러시아가 남북한과의 삼각 경제협력을 고리로 외교적 중재자로 나선 모양새였지만 박 대통령의 불참 결정으로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한 남북관계 돌파구 모색은 이뤄질 수 없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의 남광규 교수는 미-러와 미-중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지금의 한반도 주변정세는 북한으로선 나쁘지 않은 상황 전개라며, 북한이 남북관계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남광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외부 변수로 남북관계가 촉진될 수 있는 요소는 지금 상황에선 없지 않은가, 그런 상황에서 남북 간에 뭔가 해야 하지만 북한 입장이 그리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이 상황이 계속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보여지는데요”

한편 북한에선 고위 인사들이 한꺼번에 곧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승절 행사 참석을 러시아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모종의 사전 준비를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 TV 방송 `NTV' 웹사이트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이번 주에 북한의 로두철 부총리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그리고 궁석웅 외무성 부상 등이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로 부총리와 궁 부상은 ‘러-북 친선의 해’ 개막식에, 현 부장은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방문으로 알려졌지만 김 제1위원장의 방러에 앞서 북-러 정상회담 의제 조율 등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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