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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태양절 김일성·김정일 우상화..."선전 넘어 신격화 목적"

  • 최원기

지난해 4월 북한의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에 노동당 관리들이 만경대를 방문했다.

지난해 4월 북한의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에 노동당 관리들이 만경대를 방문했다.

북한에서 오는 15일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태양절’입니다. 북한 당국은 태양절을 맞아 전국 각지에 김일성 주석과 아들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을 세우고 행사를 여는 등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북한의 우상화 실태와 이를 보는 외부의 시각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앞둔 지난 3일 함경북도 나선시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 제막식을 가졌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23일 강원도 원산에 말을 탄 모습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나란히 세웠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KCNA]“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우러러 받들어 총…만세”

이 같은 동상 건립은 북한 수뇌부의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노동당 정치국은 ‘특별보도’를 통해 2월16일을 ‘광명성 절’로 정하고 전국 각지에 동상을 세운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그 해 1월에는 평양 국가안전보위부 건물을 시작으로 2월에는 만수대 창작사 앞, 그리고 4월에는 만수대 언덕에 김정일 동상이 세워진데 이어 지방 곳곳에 김일성-김정일 동상과 영생탑이 건설됐습니다.

1945년 8월 한반도 해방 이래 70년 간 계속된 우상화로 인해 북한은 전세계에서 지도자의 동상과 우상화 상징물이 가장 많은 나라가 됐습니다.

평양 중심부인 만수대 언덕에는 높이 23m의 거대한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이 세워져 있고, 전국적으로 3만 개가 넘는 동상과 흉상, 각종 기념물이 있습니다.

북한은 또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자 그의 집무실을 ‘금수산 태양궁전’으로 이름을 바꾸고 일대를 성역화했습니다.

우상화는 동상과 기념물에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에 살다가 지난 2003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최수경 씨는 북한 어린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 ‘김일성, 김정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수경]”김일성 생일인 4월15일과 김정일 생일인 2월16일 날 전국의 모든 아이들에게 사탕과자를 1킬로씩 나눠주는데 아이들이 모두 초상화 앞에 서서 김일성 대원수님 고맙습니다, 김정일 원수님 고맙습니다, 이렇게 말하게 합니다.”

게다가 주민들은 항상 가슴에 김일성, 김정일 뱃지 (초상휘장)를 달아야 하고 모든 집마다 김일성, 김정일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북한의 모든 음악과 미술, 문학, 학술, 언론 역시 우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렇듯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 계속되는 우상화로 인해 북한 주민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선전선동에 세뇌된 상태라고 탈북자 최수경 씨는 지적합니다.

[녹취: 최수경]”세뇌가 목적이기 때문에 북한 모든 사람들이 세뇌될 수밖에 없고, 세뇌의 목적은 김일성, 김정일은 신이고, 오류가 없고 결점이 없기 때문에 정책이나 그런 것에 토를 달지 말고, 넘볼 수 없는 위치에 놓기 위해 세뇌시키는 거죠.”

북한의 우상화 목적이 정책 선전의 차원을 넘어 ‘신격화’에 있다는 점에는 전문가들도 동의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북한 전문가로 현재 워싱턴의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 (NED)방문연구원으로 있는 마키노 요시히로 씨는 김일성, 김정일은 2차대전 이전의 일본 ‘천황’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키노]”제가 북한에 친척이 있는 일본인들로부터 들은 얘기인데, 북한 사람들은 일본 천황에 대한 참배 같은, 여러 형식을 연구했다고 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백두혈통’ 우상화 작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일성의 경우 항일 빨치산 투쟁이라는 우상화 재료가 있었지만 김정일의 경우는 내세울 게 별로 없다는 겁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입니다.

[녹취: 강인덕]”김일성의 경우 해외에서 빨치산 활동을 했으니까 우상화가 가능했는데, 김정일의 경우는 우상화가 어려웠는데, 하바로브스크에서 태어났지만 자라기는 평양에서 자랐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성장 과정을 알고 있거든요.”

특히 북한의 젊은 세대들은 김정일 우상화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93년 양강도 혜산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자 박연미 씨입니다.

[녹취: 박연미]”저희 세대에는 공포만 남아 있었습니다. 정권에 대한 충성심은 없고, 김일성 정권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면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했습니다. 부모님 세대가 사상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은 김정은 제1위원장을 우상화하는 교육지침서를 일선 학교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지침서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3살 때 총을 쏘고, 자동차를 몰았으며, 8살 때 대형 화물차를 운전했다는 내용이 실려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강성산 전 북한 총리의 사위로 1994년 한국으로 망명한 강명도 씨는 이런 식의 선전은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강명도]”김일성, 김정일 때와는 또 다릅니다. 1대 2대에는 선전이 먹혔는지 모르지만, 3대 세습을 하면서. 김정은이 3살 때 차를 운전했다고 하면, 정상적인 사람이, 자기 자식에게 운전을 시켰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잖아요.”

옛 소련도 레닌과 스탈린 등 독재자를 우상화 하기 위해 곳곳에 동상과 기념물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소련이 붕괴되면서 그 많던 동상과 우상화 건축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VOA 뉴스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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