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성 소수자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여린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성수수자(LGBT)를 옹호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여린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성수수자(LGBT)를 옹호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성 소수자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영어로는 LGBT 라고 하는 성 소수자, 북한의 청취자들께는 좀 낯선 단어 일텐데요. 우선 성 소수자의 개념부터 짚어보고 가죠.

기자) 방금 언급하셨듯이 성 소수자는 영어로 LGBT라고 부르는데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첫 자를 따온 말입니다. 보통 남성은 여성에게, 여성은 남성에게, 그러니까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죠? 그런데 레즈비언과 게이는 동성의 상대에게 감정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성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동성애자들입니다. 그리고 여성동성애자를 레즈비언이라고 하고 남성동성애자는 게이라고 하죠. 그리고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육체적인 성과 정신적인 성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고요. 마지막으로 양성애자는 남녀 모두에게 동등하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고 성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성적 취향이 다른 사람은 일반적인 남성과 여성들에 비해 수적으로 적다고 해서 성적인 소수자들, 줄여서 성 소수자라고 부르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성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성 소수자들을 둘러싼 논란도 있고요.

기자) 맞습니다. 이런 성 소수자들의 논란의 중심엔 이들의 성 정체성이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 정체성이 선천적이라고 보는 시각은 태어나면서부터 동성애 성향을 갖고 태어난다고 보는 겁니다. 반면 성 정체성이 후천적이라고 보는 시각은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겪고 나서 동성애적인 성향을 띨 수 있고 또 훈육이나 훈련으로 성향이 바뀔 수 있다는 보는 거죠. 그러니까 성 정체성이 후천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성 소수자들을 치료의 대상으로 보고 있고요. 반면 선천적이라고 보는 이들은 성 소수자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독교와 이슬람 등 일부 종교에서도 동성애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성 소수자들의 이런 성 정체성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여론 조사기관인 갤럽의 조사결과를 보면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생각이 양분화돼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갤럽이 지난 1977년 조사했을 때 동성애자들이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난 것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12%였는데요. 2014년에는 이 비율이 42%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반면 동성애자는 훈육이나 환경에 의한 것이라는 대답은 50% 대에서 40%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선천적이라는 대답을 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미국인들 사이에서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는 의견은 반반이 갈리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면 과학자들은 성 소수자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과학자들도 사실 동성애자들의 성 정체성이 선천적인 것이냐 후천적인 것이냐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요. 미국 심리학회도 아직 학자들 사이에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의견은 나뉘지만 동성애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건 사실인데요. 미국의 성 소수자 비율,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각 주마다 다른데요. 구체적으로 소개하기에 앞서, 미국에서 전 세계 동성애자들의 가장 큰 축제인 '프라이드'가 열리는 곳이 있습니다. 이 기간이 되면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온 도시를 뒤덮는데요. 혹시 어딘지 아시겠습니까?

진행자) 미 서부의 대도시 샌프란시스코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미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동성애자의 권리와 진보정치를 위해 싸워온 도시인데요. 역시나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이 미국 내 50개 대도시 가운데 성 소수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인구의 6%라고 하니까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 100명 중 6명은 성 소수자인 거죠. 샌프란시스코에 이어서 서부 워싱턴 주 포틀랜드와 남부 택사스 주 오스틴, 루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워싱턴 주 시애틀이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가장 성 소수자가 적은 도시들은 어디인가요?

기자) 미 남부 앨라배마주의 브링햄이 2.6%로 50개 대도시 중 가장 적었고 그 위로는 동부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와 태내시주의 멤피스 등이 올랐습니다. 참고로 미국 전체에서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밝힌 비율은 3.6%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성 소수자가 많은 도시와 적은 도시의 비율이 그렇게 크게 차이 나지는 않네요.

기자) 네, 하지만 성 소수자의 인구에 따라 그 지역이 성 소수자를 얼마나 수용하는지 또한 그들을 보호하는 법안이 있는지는 확연히 달라집니다. 앞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조사 결과를 소개해드렸는데 이제는 미국의 50개 주를 전체적으로 보고 이야기해보죠. 성 소수자 차별 금지 관련법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지역은 미국 남부와 중서부 주에 집중돼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들 지역은 성 소수자들의 숫자도 비교적 적고, 성 소수자들에게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전통적인 보수성향 지역들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성 소수자를 보호하는 법이라면 어떤 법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대표적으로 성적 소수자 차별금지법을 들 수 있겠는데요. 성 소수자 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사회에서 소수인 사람들 그러니까 약자들입니다. 그러니까 사회의 약자를 보호하고 또 국민이 성적 취향 때문에 차별을 받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이런 법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성 소수자를 법적으로 보호하는 관련법을 갖고 있는 주는 몇 개나 됩니까?

기자) 미국 내 18개 주와 워싱턴 DC가 성적 취향을 근거로 취업과 주거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성 소수자 차별금지법을 시행하고 있고요. 또한 식당이나 영화 극장, 도서관등 공공 장소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 성 소수자를 보호하는 법을 시행하는 주도 워싱턴 DC외 17개 주에 이릅니다.

Sting

진행자)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LGBT, 성 소수자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미국엔 성 소수자들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도 있지만, 동성끼리 합법적으로 결혼도 할 수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04년 매사추세츠 주를 시작으로 미국 내 37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동성결혼을 합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동성 결혼법은 주 대법원이 합법 판정을 내리거나, 주 의회가 법률안을 통과시키거나 아니면 주민 투표를 통해 결정되는데요. 가장 최근에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주는 앨라배마 주입니다.

진행자) 남부 앨라배마 주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앨라배마 주가 동성결혼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는데요.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초 앨라배마 주의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주 대법원장이 연방대법원의 결정과 반대로 동성 결혼 허가서 발급을 금지하고 또 판사마다 제각각 다른 결정을 내리는 등 혼란을 빚고 있는데요. 연방대법원은 6월 말에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이렇게 혼란을 빚으면서까지 동성결혼의 합법화를 추진하려는 걸까요?

기자) 동성 간의 합법적 결혼이 동성의 사랑도 인정해 달라는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만 있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동성 결혼 합법화 이전에 동성간의 ‘시민적 결합’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주들도 있었는데요. 시민적 결합은 하지만 연방 정부 차원에서 제공하는 사회 복지제도 등 폭넓은 혜택을 받지 못했죠. 하지만 합법적인 부부가 되면 그 동안 남녀 결혼 가정에만 부여되던 세금이나 건강, 연금, 주택 등 정부의 각종 혜택을 동성혼 가정도 똑같이 받게 되고 또한 상속권, 자녀 입양과 양육권 등 법이 주는 모든 혜택을 누리게 되다 보니 많은 동성 커플이 합법적인 결혼을 요구하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특히 보수적인 복음주의 개신교와 가톨릭, 이슬람교 등에서는 여전히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등 성 소수자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죠?

기자) 네 하지만 오랜 진통 끝에 합의점을 찾아가는 지역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한 교파인 모르몬교의 성지이자 보수성향이 강한 유타 주를 예로 들 수 있겠는데요. 유타 주가 지난달 성소수자차별금지법안을 7년 만에 통과시켰습니다. 모르몬교는 그동안 동성애를 반대해왔었는데 태도를 바꾼거죠. 대신 이 법안에는 성 소수자들의 권리를 반대하는 이들의 종교적 신념 또한 보호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요. 따라서 종교 지도자들과 종교와 관련된 기업, 학교, 병원 그리고 모르몬이 후원하는 보이 스카우트 등 일부 단체들은 법안의 구속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은 성 소수자를 반대하는 종교단체들과 성 소수자의 인권을 주장하는 측이 한발씩 양보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성 소수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현숙 기자 수고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