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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배심원 평결제도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의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에 대한 배심원의 평결 결과가 나왔습니다. 30개 혐의 모두에 유죄가 내려짐에 따라 차르나예프는 사형에 처할 수도 있게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자 그런데요, 앞서 뉴스를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차르나예프의 유죄를 판단한 사람은 판사나 검사 같은 법관이 아닙니다.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인데요. 아니 어떻게 법도 공부 안 한 일반 시민이 범죄자의 유, 무죄를 따질 수 있느냐고요? 네, 있습니다! 미국에선 법조인이 아닌 일반 시민이 이렇게 재판 과정에 참여해서 범죄의 사실 여부를 판단하게 하는데요. 이런 사법제도가 바로 배심원 평결제입니다.

진행자) 배심원 제도는 그런데 미국에만 있는 건 아니죠? 한국에서도 지난 2008년부터 국민참여재판제도로 배심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거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세계에서 이 배심원단 제도가 가장 널리 또 왕성하게 사용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미국인데요. 배심원 재판은 미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시민의 기본 권리 가운데 하나이자 동시에 미국 시민권자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재판과정에서 재판관인 판사가 직접 쌍방의 발언을 듣고 판결을 내려도 될 텐데 왜 굳이 배심원단을 두는 걸까요?

기자) 네, 미국의 배심원 제도의 기원은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였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미국인들은 영국의 민사재판이나 형사재판이 비밀리에 이뤄지는 데 대한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영국의 재판이 투명성이 없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거죠. 또 재판 결과가 행정부 독단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한 끝에 재판 과정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일반 시민들이 재판에 참여하는 배심원 제도를 도입한 겁니다. 배심원 제도는 투표와 함께 일반 시민들이 직접 정치 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대표적 민주주의 제도로 평가되고 있죠.

진행자) 그럼 미국에선 모든 재판에 배심원 제도가 도입되나요?

기자) 거의 모든 형사재판에서 배심원 재판을 받을 권리가 적용됩니다. 일부 경범죄에 대해서는 예외가 있지만 대부분의 형사재판에서는 배심원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고요. 민사재판에서도 원고가 피고에게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 대부분 배심원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재판에서 금전적인 보상이 아니라, 다른 걸 요구할 때는 해당이 되지 않는데요. 예를 들어서 이웃집이 너무 소란을 피우고 시끄럽게 한다고 소송을 걸었을 경우, 소란 행위를 중지해달라는 요구를 한다면, 배심원 재판에 해당되지 않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면 재판에서 배심원 수는 몇 명이고 또 배심원 선정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일반적으로 형사재판에서는 배심원 수가 12명이고, 민사재판에서는 6명 이상이어야 하는데요. 배심원은 일반 시민 가운데서 뽑는데, 보통 유권자 등록을 한 선거인 명단에서 선출합니다. 먼저 선거인 명단에서 무작위로 약 40명을 뽑고요. 그 가운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배심원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사람, 또 소송 당사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 등을 제외하고 20명의 예비 배심원 명단을 양측 변호사, 또는 검사와 변호인 측에 제출하게 됩니다.

진행자) 형사재판이라면 그 가운데서 다시 12명을 추려내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예비 명단을 받은 검사와 변호인은 서로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배심원 4명을 각각 제외하는데요. 그렇게 해서 12명의 배심원이 확정되는 거죠.

진행자) 배심원은 유권자 등록을 한 선거인 명단에서 무작위로 뽑는다고 했는데 그래도 기준이 되는 일정 조건은 있겠죠?

기자) 물론 있습니다. 배심원으로 선정되려면 18살 이상의 미국 시민권자로 재판이 열리는 행정구역에서 최소한 1년을 살아야 합니다. 당연히 영어 구사 능력이 돼야겠고요. 1년 이상의 금고 형 보다 더 큰 처벌을 받아서도 안되고 또 중범죄로 처벌받지 않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런 조건은 하지만 각 주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럼 배심원에서 제외되는 사람은 없을까요?

기자) 있습니다. 현역군인과 주와 지역 소방관, 경찰관 그리고 연방정부 혹은 주 정부에서 공공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등은 아무리 배심원이 되고 싶어도 배심원으로 선정될 수 없습니다. 또 나이가 70살 이상이거나 연방 배심원으로 참여한 지 2년이 채 안 된 사람, 자원봉사 소방관이나 응급 구조 요원 등도 서면으로 요청하면 배심원에서 제외되기도 합니다. 그 외에는 연기신청을 할 순 있지만 배심원 소환을 무시할 순 없는데요. 자칫하면 법정 모독죄로 처벌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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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배심원 평결제도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주위에 보면 배심원에 선정되는 걸 좀 꺼리고 어떻게든 안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꽤 되더라고요?

기자) 아무래도 배심원으로 선정됐을 때 심적 부담이 있기 때문이겠죠? 사건의 유, 무죄를 판단해야 하니까요. 거기다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하는 과정이 좀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4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12명을 추린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일단 40명 모두 법원에 가서 10가지 질문에 답을 해야 합니다. 이 재판에 연루된 사람을 아는지, 재판에 대해 사전 정보를 갖고 있는지, 재판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편견이 있는지 등에 대해 ‘예, 아니요’ 로 답을 해야 하는데요. 이 답을 갖고 판사와 원고 또 피고 측 변호사들이 최종 배심원을 선정하기 때문이죠.

진행자) 이런 절차를 걸쳐서 최종 배심원을 선정하고 난 후에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가는 거군요.

기자) 네, 이렇게 해서 재판이 시작되면 하루 꼬박 걸릴 수도 있고요. 중대한 사건일 경우 일 주일씩 재판이 진행되기도 하는데 그러면 생업을 포기하고 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해야 되는 거죠. 물론 이런 수고에 대한 대가도 있는데요. 연방배심원으로 선정될 경우 하루에 40달러를 받을 수 있고요. 주에 따라 40달러 이상을 지급하는 곳도 있습니다.

진행자) 또 배심원에 선정되고 나면 지켜야 할 것들이 많다고 하죠?

기자) 네, 배심원은 증인이나, 판사, 검사, 변호사, 친구, 가족 등 어느 사람과도 사건에 대해서 말하지 말아야 하고요. 범죄현장을 방문하는 등 사건에 대해 어떤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긴 재판을 들으면서 다 기억을 할 수 없으니까 배심원들은 메모할 수 있는 작은 노트를 받게 되는데 자리를 비우거나 귀가할 때는 반드시 그 노트를 배심원석에 두고 가야 하는 등 까다로운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진행자) 당연히 여러 사람의 생사가 걸릴 수도 있는 재판이다 보니 까다롭게 하는 거겠죠? 자 그럼 배심원 평결 결과는 어떻게 나오나요?

기자) 배심원들은 배심원석에서 쌍방의 발언을 다 들은 후 평의를 거쳐서 유죄 또는 무죄 평결을 내리는데요. 결과는 만장일치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만약 배심원의 평결과 판사의 의견이 같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사실 배심원단은 유, 무죄의 평결을 내렸을 뿐이지 실제 판결은 재판장이 직접 내리게 되는데요. 구체적인 형량도 재판장의 판결을 통해 나오게 됩니다. 재판장은 대개 배심원의 평결과 똑같은 내용의 판결을 내리지만, 드물게 이를 뒤집거나 변경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평결이 끝난 후에도 소송당사자가 '평결불복법률심리(JNOV)'라는 소송행위를 통해 다른 판결을 내려 달라고 판사에게 요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판장이 배심원들의 판단과 반대되는 결론을 내리려면 명백한 법적 또는 절차적 근거가 필요한 만큼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합니다.

진행자) 배심원 평결 제도, 국민이 직접 재판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요. 하지만 배심원단 구성 문제는 계속 논쟁이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 예를 들어보죠. 지난 1995년에 큰 논란이 됐던 오제이 심슨 재판의 경우, 흑인 배심원이 9명, 중남미계 1명, 백인 2명이었습니다. 흑인이 대부분이었던 이 재판의 배심원단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같은 흑인인 오제이 심슨이 백인인 전 부인을 죽이지 않았다는, 무죄 평결을 내렸는데요. 당시 여론조사 결과, 대부분의 백인은 오제이 심슨이 유죄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반면에, 대부분의 흑인은 무죄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배심원단의 인종 구성이 달랐더라면, 오제이 심슨 재판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논란이 일었죠. 이처럼 배심원 재판에서는 어떤 사람이 배심원이 되는가는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요. 이런 배심원 구성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배심원 평결제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현숙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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