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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콴유 대북관 "북한 정권유지 위해 핵 포기 안 할 것"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자료사진)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자료사진)

가난한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세계적인 선진국으로 끌어올렸던 리콴유 전 총리의 장례식이 29일에 열립니다. 전 세계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그의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북한도 지난 24일 조전을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리 전 총리는 재임 시절 북한과 지속적인 교류 정책을 펼쳤지만 평양 지도부에 대해서는 매우 냉소적인 견해를 유지했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리콴유 전 총리의 과거 대북 발언을 정리했습니다.

지난 2009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의 최고경영자 회의(CEO Summit).

기조 연설자인 리콴유 전 총리가 북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합니다.

[녹취: 리콴유 전 총리] “I’ve never been to North Korea. I have no desire to be there…”

“북한에 가 본적이 없지만 가고 싶지도 않고 북한의 포템킨 빌리지 같은 전시물 역시 보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

리 전 총리는 재임시절 한국을 4 번 방문해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여러 지도자들을 만났지만 북한은 전혀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재임시절인1975년에 북한과 수교하고 교류를 지속하면서도 북한 지도부에 대해서는 냉소적 견해를 유지했습니다.

그의 이런 시각은 지난 2010년 공개된 리 전 총리와 미 고위 관리의 면담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외교전문에 따르면 리 전 총리는2009년 6월 미 관리를 만나 북한 수뇌부를 “정신병적 유형” 김정일 위원장을 “늙어서 무기력한 영감”에 비유하며 변화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에는 군사 조직 말고 존재하는 게 없다”며 차기 지도자는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처럼 상황 대처 능력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파리처럼 죽어가는 모습을 볼 (담력이) 차기 지도자에게 준비돼 있는 것 같지 않다는 겁니다.

리 전 총리는 특히 정권 붕괴 우려 때문에 북한 지도부가 개방 정책을 펼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견해를 지속적으로 밝혔습니다.

지난 2005년 독일 ‘슈피겔’지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이 모두 개방하는 것을 지켜봤지만 이를 따를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개방 하면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 시스템이 무너진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리콴유 전 총리는 장기적으로 북한의 현 체제는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자멸할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의 지도자들과 친분이 두터웠던 리 전 총리는 북-중 관계에 대해서도 예리한 분석을 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리 전 총리는 싱가포르 APEC 최고경영자 회의에서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한 중국의 속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녹취: 리콴유 전 총리] “China will not want them to have nuclear weapon….”

동북아 유일의 핵 보유국 지위를 원하는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일본과 한국의 핵무기 개발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리 전 총리는 그러나 중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로 한국이 통일을 주도해 미국이 압록강 국경까지 오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리 전 총리는 미 고위관리와의 면담과 ‘슈피겔’지 인터뷰에서 중국 지도부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더라도 계속 중국의 완충역할을 하는 게 체제 붕괴보다 낫다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 지도부 역시 정권 유지를 위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할 것에 대비해 핵무기를 원하고 있고, 핵이 없으면 정권이 붕괴돼 수뇌부가 유고의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처럼 법정에 회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리 전 총리는 이 때문에 북한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기존의 정책 노선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싱가포르 회의에서 거듭 전망했습니다.

[녹취: 리콴유 전 총리] “ He is less confident to Chinese leaders…”

김정일 위원장은 특히 중국 지도부를 덜 신뢰하기 때문에 국경을 중국 투자가들에게 모두 개방하지 않은 채 가다 서는 행보를 계속할 것이란 겁니다.

북한에 대한 리 전 총리의 과거 발언과 전망은 수 년이 지난 지금도 대부분 적중하고 있습니다.

리콴유 전 총리는 이런 예리한 통찰력과 풍부한 경험 때문에 세계 많은 지도자들에게 존경을 받으며 퇴임 후에도 여러 정책 자문을 해 왔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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