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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티 운동


지난 1월 미국 제114대 의회 개회식에서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보수성향의 티파티 단체들은 다수의 공화당 정치인들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제114대 의회 개회식에서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보수성향의 티파티 단체들은 다수의 공화당 정치인들을 후원하고 있다.

미국 주요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티파티(Tea Party)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대통령 출마를 공식 선언했는데요. 크루즈 의원은 티파티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 가운데 한 사람이지 않습니까? 티파티, 미국 정치 뉴스에 참 많이 등장하는 말인데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다과회죠. 홍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는 모임이 티파티인데, 미국 정치에서 티파티는 무슨 뜻인가요?

기자) 네, 티파티의 티(TEA)는 ‘Taxed Enough Already’의 머리글자를 딴 거라고 합니다. ‘Taxed Enough Already’, ‘이미 세금을 충분히 많이 내고 있다’, ‘세금 더 많이 내기 싫다’는 뜻이죠. 한 마디로 정부의 세금인상 정책에 반대하는 운동입니다.

진행자) 미국 독립전쟁의 발단이 된 보스턴 티파티, 보스턴 차 사건과도 관계가 있지 않나 싶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티파티 지지자들은 보스턴 티파티의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주장하는데요. 18세기 중반에 영국이 식민지 미국인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세금을 부과하자, 화가 난 미국인들이 보스턴 항에 정박한 배에 올라서, 배에 실려 있던 차 상자를 바다에 던져버렸습니다. 바로 이것이 보스턴 티파티, 보스턴 차 사건인데요. 정부의 세금 정책에 항의한다는 점에서 보스턴 티파티와 같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 티파티란 말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게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 일인 것 같은데요. 이 티파티 운동은 어떻게 시작했습니까?

기자) 네, 이 티파티 운동은 오바마 행정부의 세금인상 정책과 경기부양 정책에 항의해서 나왔는데요. 이 운동이 퍼지게 된 계기가 흥미롭습니다. 그 중심에 릭 산텔리(Rick Santelli)란 기자가 있는데요. CNBC란 미국의 경제 전문 방송에서 일하는 기자입니다. 이 기자가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9년 2월에 생방송을 진행하다가, 마구 고함을 지르기 시작한 겁니다.

진행자) 생방송 도중에 고함을 지르다니, 도대체 뭐라고 고함을 질렀나요?

기자) 이웃 사람이 나보다 더 좋은 집에 살고 있는데, 그 사람이 주택융자금을 갚지 못한다고 해서 내가 도와줘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 그 사람이 잘못한 건데, 왜 내가 낸 세금으로 도와줘야 하느냐, 여기에 찬성할 미국인이 몇 사람이나 되겠느냐, 이렇게 말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주택융자 구제 정책에 항의한 겁니다. 그러면서 시카고에 티파티를 만들어서 미시건 호수에 금융상품을 갖다 버리겠다고 말했는데요. 산텔리 기자가 이렇게 고함 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져나갔고요. 여기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망을 통해 서로 연락하면서,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티파티 이름을 내건 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산텔리 기자가 실제로 미시건 호수에 금융상품을 갖다 버렸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실제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티파티 운동에 동참한 시위자들이 항의 표시로 차를 쏟아 버린 일은 있었습니다. 연방 의회 의원들에게 봉지 차 보내기 운동도 벌어졌고요. 백악관 담장 너머 차를 갖다 버린 사람도 있었습니다. 보스턴 티파티를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상징적으로 그런 행동을 한 거죠.

진행자) 티파티의 티가 ‘이미 충분히 세금을 많이 내고 있다’는 뜻이고, 또 보스턴 티파티의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하니까, 높은 세금에 반대한다는 건 잘 알겠는데요. 티파티가 내세우는 주장으로 또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티파티는 한 마디로 큰 걸 싫어합니다. 큰 정부와 큰 기업, 큰 부채, 큰 세금, 이런 걸 싫어합니다. 작은 정부와 적은 세금, 자유시장 경제를 중요하게 여기는데요. 티파티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한 단체의 웹사이트를 보면요. 불법 이민자들은 불법이다, 총기소지의 자유는 신성한 것이다, 정부 간섭은 중단돼야 한다, 구제금융과 경기부양책은 헌법에 위배된다, 이렇게 매우 보수적인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Sting//

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듣고 계십니다. 오늘 티파티 알아보고 있는데요. 티파티 지지자들의 입장이 상당히 보수적인데, 도대체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네, 대부분 백인이고요. 나이가 많은 편이고, 화가 많이 나 있는 사람들입니다. 2012년에 미국 CBS 방송과 뉴욕타임스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요. 티파티 지지자들은 상당수가 미국 남부에 거주하고 있고, 교육 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돈도 좀 있는 사람들인데요. 절반 이상이 공화당 지지자들이고,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사람은 5%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신앙심이 강한 기독교도들이 대부분이고, 일반 공화당 지지자들보다 훨씬 더 보수적인 성향을 띤다고 합니다.

진행자) 티파티 지지자들이 화가 많이 나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는데, 도대체 무엇에 화를 내고 있는 거죠?

기자)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법과 정부 지출, 실업률, 경제 때문에 화가 나 있다고 하고요. 정부가 국민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화나는 일이라고 합니다. 2012년 여론 조사에서 티파티 지지자들 가운데 10명 중 9명은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티파티 운동을 이끄는 어떤 중심 되는 조직이 있나요?

기자) 없습니다. 티파티는 어떤 중앙조직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정한 지도자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티파티는 일종의 시민 운동인데요. ‘티파티 애국자들’이란 뜻의 ‘티파티 페이트리엇츠(Tea Party Patriots)’,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mericans for Prosperity)’, ‘프리덤웍스(FreedomWorks)’ 등 크고 작은 여러 단체가 연계해서 티파티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큰 단체는 회원 수가 수백만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아래에서부터 시민 개개인이 중심이 돼서 시작한 운동이기 때문에 흔히 풀뿌리 정치 운동이라고 얘기합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정치 활동을 하려면 돈이 들기 마련인데, 티파티 활동 자금은 어디서 나옵니까?

기자) 티파티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면요. ‘Donate now’라고 ‘지금 기부하세요’라고 돼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티파티를 지지하는 일반 유권자들, 또 기업인들에게 기부금을 받습니다. 텍사스 석유재벌 데이비드 코크와 찰스 코크 형제는 티파티의 큰 손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렇게 모은 돈으로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서 공화당 정치인들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티파티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들로 어떤 사람들이 있나요?

기자) 이번에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 테드 크루즈 텍사스 주 상원의원, 티파티의 대표적인 인물이죠. 또 랜드 폴 켄터키 주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주 상원의원, 새러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미셸 바크만 전 하원의원 등이 있습니다. 미셸 바크만 전 하원의원은 한 때 ‘티파티의 여왕’이란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티파티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는데요. 2010년에 미국 의회 내 강경보수파 의원들의 모임인 ‘티파티 코커스’를 만들기도 했었죠.

진행자) 자, 이런 정치인들이 티파티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실제 선거에서 티파티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2010년에는 티파티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이 30명 이상 연방 의회에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2012년 선거에서는 기세가 좀 꺾였는데요. ‘티파티의 여왕’이라고 했던 미셸 바크만 전 하원의원만 해도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경선에 도전했지만, 그다지 큰 지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일찌감치 후보를 사퇴해야 했죠. 그래서 티파티 운동이 후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그렇게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티파티는 여전히 공화당 내에서 무시하지 못할 세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진행자) 티파티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게 재작년의 연방정부 폐쇄 사태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기자) 네, 오바마케어, 그러니까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법 시행을 놓고 벌어진 일이었는데요. 2013년에 공화당의 티파티 의원들이 중심이 돼서 오바마케어가 포함된 연방정부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게 가로막은 겁니다. 오바마케어 조항을 삭제하지 않으면, 연방정부 폐쇄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했는데요. 결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연방정부가 16일동안 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새해 예산안 통과를 막기 위해 스무 시간 넘게 연설하면서, 필리버스터,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하기도 했죠.

진행자) 그런데 이 티파티에 맞서서 커피 파티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티파티가 보수주의 성향 유권자들의 정치운동이라면, 커피 파티는 진보적인 성향 유권자들의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0년에 한인 2세 여성 애너벨 박 씨가 티파티에 대한 대안으로 커피 파티 운동을 시작했는데요. 미국 사회의 양극화, 또 부자와 기업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정부, 이런 현상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나온 초당적인 운동이 커피 파티입니다. 선거자금법과 금융법 개혁 등을 통해서 민주주의의 정신과 원칙을 회복하는 게 목표라고 하네요.

진행자) 네, 부지영 기자, 티파티 운동 얘기 잘 들었습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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