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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민자유연맹


로라 머피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대표가 지난 2013년 워싱턴 DC 의회 앞에서 열린 시위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라 머피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대표가 지난 2013년 워싱턴 DC 의회 앞에서 열린 시위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ACLU, 미국시민자유연맹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뉴스에서 ACLU, 미국시민자유연맹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 어떤 단체인가요?

기자) 네, 미국시민자유연맹은 미국의 자유를 수호하고 또 미국인 모두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을 누릴 수 있도록 법원에서 입법기관에서 그리고 지역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진행자) 미국인이 누리는 기본권 이라고 하면 어떤 것들을 말하나요?

기자) 네, 우선 미국 수정헌법 1조가 명시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종교의 자유가 포함되고요. 또한 누구나 동등하게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권리, 자유가 침해 당했을 때 정당한 법의 절차를 따를 수 있는 권리, 그리고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시민자유연맹은 미국인 그 누구라도 이런 기본 권리가 침해 받게 되면 대신 목소리를 내고 이익을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민자유연맹은 특히 역사적으로 권리를 제대로 주장할 수 없었던 사람들, 그러니까 유색 인종이나 여성, 수감자, 장애인 그리고 최근엔 동성연애자나 성전환자 등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법적으로 많은 성취를 이끌어 냈는데요.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거부당하면 모든 사람의 권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게 미국시민자유연맹의 정신입니다.

진행자) 미국시민자유연맹의 역사가 꽤 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배경에서 탄생한 단체인가요?

기자) 미국시민자유연맹이 설립된 건 지난 1920년입니다. 당시는 세계 1차 대전이 막 끝난 시점으로, 러시아에서 성공한 사회주의 혁명의 여파가 미국에 까지 퍼지는 것에 대해 미국 사람들은 일종의 공포를 느끼고 있었죠. 그러자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미첼 파머는 ‘파머 습격’라는 것을 통해 미국 내 사회주의자와 과격한 노동조합원 또 이민자들을 습격해 체포했고 일부는 외국으로 송환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영장 없이 체포 되는 등 아무런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 했다는 건데요. 이렇게 시민의 자유가 위배되는 것을 본 몇 사람이 뜻을 모으게 되고, 설립자 로저 볼드윈 등을 중심으로 미국시민자유연맹이 탄생하게 됩니다.

진행자) 네, 역사가 1백년이 가까이 되는 건데, 그동안 미국시민자유연맹은 역사에 남을 만한 유명한 소송을 많이 진행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25년에 있었던 유명한 ‘스콥스 재판’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당시 미남부 테네시 주는 학교의 교원이 기독교 성경에서 가르치는, 신이 인간이 창조했다는 창조 이야기를 거부하는 이론을 학생들에게 가르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니까 다윈의 진화론을 가르치는 걸 위법으로 규정한거죠. 그러자 미국시민자유연맹은 테네시의 이 법안에 도전하기 위한 시범사례로 존 스콥스 라는 교사를 내세우는데요. 스콥스는 학생들에게 진화론을 가르치다 검찰에 기소됩니다. 이후
시민자유연맹은 스콥스를 위해 변호인단을 꾸렸는데요. 매일 재판진행 과정이 라디오로 방송되면서 ‘세기의 재판’으로 불릴 정도로 화제를 모았죠. 결국 스콥스는 유죄를 판결 받았지만 나중에 판결이 뒤집어 졌고요. 이 재판으로 인해 학문의 자유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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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그리고 미국시민자유연맹이 유독 많이 언급됐던 때가 있습니다. 지난 2009년으로 기억되는데요. 미국 CIA의 고문 보고서가 바로 이 시민자유연맹으로 인해 공개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사실 이 소송은 2003년에 시작이 됐는데요. 9.11테러 이후 미국 부시 행정부가 테러 용의자들에게 가혹한 고문을 했다는 의혹이 일자 미국시민자유연맹은 부시 행정부 시절 사용했던 신문 방법을 정당화한 문서를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정부가 떳떳하다면 감추지 말고 국민 앞에 공개하라는 거였죠. 결국 법원은 미국시민자유연맹의 소송에 근거해 관련 문서를 공개하라는 결정을 내렸고요. 당시 CIA의 가혹한 고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 소송의 경우, 정보의 자유를 수호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테러용의자들의 기본권도 인정해야 한다는 목적도 있었군요?

기자) 맞습니다. 비슷한 소송을 하나 더 말씀 드리면, 작년에 미국 정부가 무인기로 테러조직원들을 소탕하면서 미국 시민권자들이 사살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은 아무리 테러 용의자라도 미국인을 재판 등 적절한 사법절차 없이 사살했다며 이에 대한 법적 정당성을 제시하는 소송을 제기했었는데요. 결국 정부가 관련 문서를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을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시민자유연맹은 국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과 동시에 정부가 조금이라도 국민의 권익에 침해하는 것이 있는지 감시하는 역할도 하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은 뿐만 아니라 동성애자들을 차별하는 대우가 위헌이라며 법원에 낸 소송에서 승소하기도 했고요. 또 도둑질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13살 학생을 학교 직원이 알몸 수색한 것이 위헌이라는 소송도 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미국 내 한인단체들과도 연계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이민자들의 권익을 위해서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시민자유연맹의 활동 중에 혹시 북한과 관련된 소송도 있었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있었습니다. 지난 2011년, 미국동남부 플로리다 주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플로리다 주 정부는 학자들이 연구 목적으로 테러지원 혐의를 받고 있는 나라에서 학술 활동을 할 때 공공기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는데요. 여기에 북한도 포함이 됐던 거죠. 미국시민자유연맹 플로리다 지부는 이 규정이 위헌이라고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시민자유연맹과 관련된 소송은 거의 매일 미국 법원에서 다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설립 당시에 비해 지금은 규모도 많이 커졌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시민자유연맹에 소속된 회원과 후원자들은 50만명에 이릅니다. 그리고 미국시민자유연맹에 소속된 변호사들이 2백명이고요. 이 외에 수 천명의 변호사들이 자원봉사로 미국시민자유연맹의 소송을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50개 주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까지 사무실이 있고 무엇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의회에는 미국시민연맹 변호사들이 상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시민자유연맹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기자)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나뉩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은 시민의 자유를 지키는 유일한 단체로,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미국인의 자유와 권리를 지킨다 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고요. 반면, 미국시민자유연맹은 더 이상 미국이 원하는 최고의 이익을 지키는 단체가 아니다. 미국의 고유한 가치를 희석시킨다.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단체다 라는 등의 부정적인 평가도 있습니다.

진행자) 네, 부지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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