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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드 배치 문제, 국익 극대화 차원서 대응"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이 지난 17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이 지난 17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국 배치 문제와 관련해 국익을 극대화 하는 차원에서 당당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사드의 한국 배치가 북 핵 위협을 핑계로 한 미국의 지역 지배전략이라고 주장하며 맹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노광일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에 대해 당당하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며, 국익이 극대화되는 시점이 되면 입장도 내고 결정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 대변인의 19일 정례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어떤 제3의 국가도 그런 우리 외교부의 입장을 존중할 것으로 보고, 우리 또한 앞으로도 계속 국익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외교를 당당하고 의연하게 한다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노 대변인은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여러 관측들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 설익은 정보와 분석을 갖고 의견을 내는 것은 자칫 국민을 오도할 수 있고 국익 손상은 물론 전략적 선택의 입지를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기가 건강하려면 자연분만이 좋은 것이라며 인공분만으로 무리하게 시기를 조절하는 식의 외교는 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들은 일제히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미국과 한국을 비난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9일자 논설에서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구실로 전 지구적인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 혈안이 돼 있다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의 한국 배치는 사실상 아시아태평양 지배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을 둘러싸고 있는 변두리에 각기 다른 급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목적은 유사시 사방에 미사일 공격을 하려는 데 있고 사드의 한국 배치도 그 일환이라는 겁니다.

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한국 정부가 사드를 끌어들이기 위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한반도 정세를 더욱 첨예한 대결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군사전문가 대담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가 중국을 겨냥한 미사일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추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의 이런 반응은 사드의 한국 배치 논의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됩니다.

청와대 위기정보상황팀장을 지낸 차두현 박사는 처음 사드 배치 문제가 제기됐던 이유가 북한의 미사일 능력 향상, 특히 사거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이를 외면한 북한의 주장은 결국 중국과 러시아 편들기, 그리고 미-한 동맹 흔들기라는 전략적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차두현 박사] “중국이나 러시아 외교정책에 대해서 사실상 지원사격을 해주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최근 북한이 해 온 대러시아 대중국 외교에서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하나 있고, 두 번째는 이런 발언들이 국내에서도 논쟁을 일으켜 사드 배치가 무산될 경우 한-미 간 공조를 이완시킬 수 있는 효과가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특히 최근 미국과 중국의 차관보급 고위 당국자들이 한국을 잇따라 방문해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내놓는 등 외교적 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북한이 이 문제를 지렛대 삼아 북-중-러 삼각 협력의 부활을 꿈꾸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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