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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부패와의 투쟁' 이례적 강조..."민심 불만 달래기"


지난달 18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자료사진)

지난달 18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자료사진)

북한 정권이 이례적으로 부패와의 투쟁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시장경제 확산과 함께 권력기관 간부들의 부패가 심해지는 데 따라 민심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간부들의 청렴한 생활을 강조하며 사리사욕에 빠지지 말 것을 매우 강한 어조로 경고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1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부정부패를 3대 악습의 하나로 꼽고 이에 대한 투쟁을 선언한 것의 연장선으로, 북한 당국이 간부들 기강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신호로 풀이됩니다.

`노동신문'은 물욕은 사상적 변질의 첫 걸음이라며 간부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잘 살기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이처럼 부정부패 척결을 국가적 과제로 들고 나온 데 대해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시대 들어 시장경제 확산에 편승해 권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는 사례가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김정은 체제 들어 장마당에 대한 통제가 느슨해지면서 시장 활동에 개입하는 권력기관들의 부패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장 박사는 지난해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북한 주민들이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단속과 뇌물’을 꼽았다고 밝혔습니다.

2012년과 2013년 같은 조사에선 탈북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사업자금 마련’이었습니다.

장 박사는 또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가장 잘 사는 직업으로 ‘중앙당 간부’를 첫 번째로 꼽았고 2위는 ‘법 기관 간부’였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법 기관 간부들이 각종 단속을 명분으로 부정부패를 저지름으로써 결과적으로 주민들로부터 원성과 불만을 야기하는 이런 측면들이 크지 않겠나 생각해 보고 그런 점에서 중앙당과 중앙정부 입장에서 부정부패와의 투쟁을 통해서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이런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부패 문제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데는 김정은 정권의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입니다.

[녹취: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실제로 권력층의 부정부패를 얼마나 처벌할지 알 순 없지만 정권이 인민들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간부들의 부정축재를 막는 시늉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그런 측면이 있죠.”

또 북한 당국의 부정부패 단속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펼치고 있는 강력한 반부패 정책이 북한 당국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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