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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서 실종된 임현수 목사, 북미 대북 인도지원 주도"


임현수 목사가 지난 1월 북한 방문을 앞두고 캐나다 '큰빛교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임 목사는 북한 입국 후 연락이 두절됐다.
임현수 목사가 지난 1월 북한 방문을 앞두고 캐나다 '큰빛교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임 목사는 북한 입국 후 연락이 두절됐다.

북한에서 소식이 두절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는 북미 지역에서 대북 인도적 사업을 주도해온 인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임 목사의 실종 배경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임현수 목사의 연락 두절에 대해서 북미 한인 교회들에서 우려가 매우 크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기자) 임현수 목사가 북미 지역에서 대북 지원사업의 핵심 역할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임 목사는 지난 1994년 북한을 처음 방문한 뒤 `고난의 행군' 때인 1996년부터 다양한 대북 지원 사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 목사가 과거 북한 관련 행사 때 한 발언을 들어보시죠.

[녹취: 임현수 목사] “전 백성이 다 식량 구하러 다니는 모습들, 북한의 산들이 저렇게 다 민둥산이고 이런 열악한 현실을 봤기 때문에 인도적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어서 시작한 것이 식량 지원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대북 사업에 투입한 규모가 적어도 수 백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임 목사와 교인들이 북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해왔습니까?

기자) 식량 지원과 농업개발, 의료에서부터 수산업과 컴퓨터, 영어 분야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규모로 보면 웬만한 일반 국가나 특정 국제기구의 지원 규모보다 더 많습니다. 임 목사의 과거 발언에 따르면 원산을 비롯한 북한 여러 지역에 있는 육아원과 애육원의 고아 1만 350 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양로원 3 곳과 굴포 유치원 등 다양한 교육시설에 콩기름과 분유, 기저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젖염소와 돼지 사육, 라진의 양계장, 회령의 유기농 비료 공장, 2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목욕탕, 국가대표 빙상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규모가 상당히 큰 것 같군요.

기) 그 뿐만이 아닙니다. 평양에는 교원들을 위한 대규모 영어와 컴퓨터 강습소를 세워 많은 교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시 임 목사의 과거 설명을 들어보시죠.

[녹취: 임현수 목사] “그러나 먹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 교육이 중요해서 저희 교회에서 5층짜리 영어 교원 강습소를 세웠어요. 그래서 컴퓨터와 영어를 가르치는데, 전국에서 선생들이 2백 명씩 와서 교육을 받는데, 2013년 10월 현재 2천 4백 명을 훈련시켰고요. 5 명씩 캐나다에 데려다가 학교에서 마스터 영어를 가르쳐서 다시 마스터 선생으로 다시 파송해서 도별로 그렇게 선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밖에 5백 명이 일하고 있는 평양의 가발공장, 함흥의 선봉연유판매소, ‘동해바다살리기’ 프로젝트로 아가페로 명명된 대형 어선 2 척과 소형 어선 50 척을 제공했고, 병원 건립, 백두산 들쭉을 재배해 한국에 판매하는 사업까지 펼쳐 왔습니다. 지역도 평양과 평안북도 구장군, 황해북도 사리원과 황주, 함경남도 함흥, 함경북도 은덕과 무산, 라진 등으로 매우 다양합니다.

진행자) 이런 대규모 지원사업을 단일 교회가 다 했다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임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큰빛교회가 주축이 됐고 북미 지역의 여러 교회들과 기독교 단체, 사업가들이 공동으로 지원한 겁니다. 큰빛교회는 신도가 3천 명으로 한 해 예산이 수 백 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 목사는 특히 북미 지역의 여러 교회들을 다니며 대북 지원의 중요성 뿐아니라 북한 주민의 잠재적 우수성을 상당히 강조해 왔습니다.

[녹취: 임현수 목사] “(북한에) 좀 더 밝은 세상이 곧 찾아올 수 있다면 그들의 강인한 생활력, 그들의 좋은 두뇌, 부지런한 생활습관 때문에 불과 수 년 안에 남한 수준을 따라올 수 있을 거에요. 독일보다 더 빠르리라 생각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북한 주민들의 민생과 교육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 왔는데, 표창장이 아니라 사실상 북한 당국에 억류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기자) 교회 측도 아직 구체적인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일각에서는 북한 내부의 권력다툼 영향과 북한 당국에 일부 부정적인 임 목사의 과거 집회 발언들, 일부 지원 대상 주민들의 친기독교적 성향에 북한의 새 실세들이 반발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권력다툼의 영향은 뭔가요?

기자) 임현수 목사의 대북사업에 밝은 일부 지인들은 ‘VOA’에 과거 대북 지원 사업을 할 때 북한 내 여러 기업소들 간 경쟁이 치열했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소들은 저마다 정부와 군부의 주요 부처에 소속돼 있어 실적을 놓고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한데요. 그러다 보니 대개 실세인 간부와 부처들이 사업권을 따냈고 경쟁에 밀린 간부들로부터 본의 아니게 원성을 샀다는 겁니다. 그런데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권력의 부침이 심해 실세들이 50대 간부들로 대거 교체된 뒤 북한 내 사업들도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실세들이 무리한 요구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끝으로 임 목사 실종 이후 큰빛교회 분위기가 어떤지 전해주시죠.

기자) 임현수 목사의 안전을 기원하는 신도들의 기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임 목사의 후임으로 내정된 이 교회 노희송 목사는 지난 1일 일요일 예배를 통해 신도들에게 임 목사의 소재파악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며 안전을 위해 기도하자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노희송 목사] “지난주에 말씀 드렸지만 우리 목사님 21일 격리 기간이 끝나셨어요. 그런데도 아직 저희에게는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것 때문에 모든 교인들이 인간적으로는 걱정도 있고 여러 생각들이 많지만 (중략) 이 시간에 목사님과 가족 위해 기도하고 믿음으로 기도하길 원합니다.”

임현수 목사는 올해 60살로 지난 1990년부터 큰빛교회 담임목사를 맡아 왔습니다. 임 목사는 내년에 조기 은퇴한 후 북한과 해외 선교에 주력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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