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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한에 제재 연장 가능성 전달"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자료사진)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자료사진)

일본 정부가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임을 북한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 대해 일본인 납치 문제 재조사에 성의를 보이도록 촉구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1월 말 중국 상하이에서 북한과 가진 비공식 협의와 베이징 외교채널을 통해 오는 4월 만료되는 독자적 대북 제재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북-일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독자적 대북 제재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북한 측에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대북 제재를 2년 연장하는 방안을 놓고 관계 기관들이 조율하고 있으며,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 오는 4월 각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은 지난 2006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24 개 품목의 대북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2009년 6월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응해 대북 수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선박 만경봉 호의 일본 입항과 북한 국적자의 입국, 그리고 북한의 무역결제은행인 조선무역은행과의 금융 거래도 금지했습니다.

이 같은 대북 제재는 2006년 이후 모두 9차례 연장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당초 6개월마다 제재 연장 여부를 결정했지만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응해 1년으로 조정했고, 지난 2013년 3차 핵실험을 계기로 제재 적용기간을 2년으로 늘렸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한 북-일 협상 결과 대북 송금과 인적 왕래, 인도적 목적의 북한 선박 입항 등에 관한 제재를 일부 완화했습니다.

[녹취: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당시 대북 제재 일부 해제를 위해 국내법상 필요한 절차를 마쳤다며, 일본인 납북 문제는 아베 정부가 가장 중요시하는 과제인 만큼 하루빨리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가 장관은 또 일본의 제재 일부 완화에 발맞춰 북한도 납치 문제 재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한 만큼 이 부분에서 가시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초 특별조사위원회의 1차 조사 결과 통보는 지난해 9월로 예정됐었지만 조사 내용과 대북 제재 추가 해제에 관한 북-일 양국의 입장 차이 때문에 계속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재조사 기간을 최장 1년 정도로 보고 있고 올 여름까지 북한이 조사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일본 납치피해자 가족회는 지난 1월 중순 야마타니 에리코 일본 납치문제 담당상을 만나 일본인 납치 문제 재조사의 현황을 묻고, 일본 정부가 기한을 설정해 북한에 압력을 가하기를 바란다는 입장도 전달했습니다.

이 당시까지만 해도 일본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녹취: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스가 관방장관은 언제까지라고 기한을 정하기 보다는 북한이 재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결과를 빨리 통보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지난1월 말 북한과의 비공식 협의에서 독자적 대북 제재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4월이라는 기한까지 제시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안부에 관한 정보를 거듭 요구했지만 북한이 새로운 정보를 제시하지 않자 일본 정부가 압박의 수위를 올린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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