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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내 이산가족 3천5백여 명 사망


지난해 2월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북측 아들 김진천(66)씨를 만난 김섬경(91)할아버지가 건강상의 이유로 구급차에서 하루 일찍 작별상봉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2월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북측 아들 김진천(66)씨를 만난 김섬경(91)할아버지가 건강상의 이유로 구급차에서 하루 일찍 작별상봉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지난해에만 3천5백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마다 3천 8백여 명의 이산가족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어 이산가족 상봉 방식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이산가족 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2만 9천6백여 명 가운데 생존자는 6만 8천2백여 명, 사망자는 6만천3백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013년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사망자가 3천5백여 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산가족들의 급속한 고령화로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한해 평균 3천8백여 명의 이산가족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어,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는 상봉 신청자 중 사망자가 생존자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남아있는 이산가족 역시 82%가 70살 이상 고령이어서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산가족들의 모임인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이상철 회장입니다.

[녹취: 이상철 회장]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19차례 열렸는데, 상봉 신청자 12만 9천여 명 중 헤어진 북측 가족을 만난 이들은 1900여 명에 불과합니다. 이산가족들의 고령화로 물리적인 시간이 별로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족의 생사조차 모른 채 60~70년을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아픔을 헤아린다면, 설과 같은 이런 명절에 만날 수 있도록 남북 당국이 적극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 정부도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을 감안해 남북대화가 열리면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남북 각 1백 가족씩, 1년에 한두 번 이뤄지는 현재의 상봉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전체 이산가족들의 생사 확인과 서신 왕래, 나아가 수시 상봉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 통일부가 지난 2011년 이산가족 1만6백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헤어진 가족과의 교류 방법으로 ‘생사 확인’을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40%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대면상봉 (36%), 서신교환 (10%) 순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북한에 당국 간 대화를 제안하면서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자고 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이산가족 문제를 인도적 현안으로 보는 한국 정부와 달리, 북한은 이산가족 문제를 정치적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과거 한국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의 대가로 북한에 쌀과 비료를 지원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지난해 12월 이산가족 문제를 풀기 위해 다른 부분에서 북한에 줄 게 있으면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힌 것도 한국 정부의 이 같은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최근 이산가족 상봉의 전제조건으로 5.24 조치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대화에 나오면 5.24 조치 해제 문제를 비롯한 모든 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산가족들의 염원을 고려해 빠른 시일 내에 상봉 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북한은 조속히 대화에 호응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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