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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현금카드 추진...부패 줄이려는 조치"

  • 최원기

북한의 김천균(사진) 조선중앙은행 총재가 지난 3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조선중앙은행의 역할을 소개하면서 최근의 변화상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이 확립되는데 맞게 금융사업의 방법도 개선하고 경제기관과 기업체들이 벌이는 주동적이며 창발적인 기업활동에 금융조치들을 따라세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김천균(사진) 조선중앙은행 총재가 지난 3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조선중앙은행의 역할을 소개하면서 최근의 변화상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이 확립되는데 맞게 금융사업의 방법도 개선하고 경제기관과 기업체들이 벌이는 주동적이며 창발적인 기업활동에 금융조치들을 따라세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 당국이 자본주의 상징인 ‘카드’ 사용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카드 사용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부정부패를 막기 위한 의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중앙은행 최고 책임자가 경제 발전과 금융 발전을 위해 ‘카드’ 사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김천균 조선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3일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경제건설에서 제기되는 자금 수요를 국내 자금을 원활하게 회전시키는 방법으로 충족시켜 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새 금융상품 개발과 인민생활 영역에서 카드 이용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카드 사용을 통해 시중에 잠겨있는 자금을 끌어내려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 “2009년 화폐개혁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에 이번에는 신용카드를 통해 인민들의 손안에 있는 돈을 유통시키고, 새로운 시장경제 쪽으로 새로운 금융경제 정책을 편다는 점에서 부정적이진 않습니다.”

카드 사용을 통해 당 간부들의 부정부패를 막으려는 것 같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국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입니다.

[녹취: 정창현] “지금까지 북한 당정군 간부들은 현금을 자기 개인 금고에 쌓아두고 현금으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썼기 때문에 그것이 비리가 될 소지가 많았는데, 그것을 다 없애고 은행에 북한돈 계좌, 외화계좌에 예치하고 그것을 현금카드로 사용케 함으로써 부정부패를 없애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김천균 조선중앙은행 총재는 인터뷰에서 ‘카드’사용을 추진한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카드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에대해 정창현교수는 신용카드가 아니라 현금카드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창현] “지금 현재 북한에서 얘기하는 카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얘기하는 직불카드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카드는 크게 신용카드와 현금카드로 나뉩니다. 신용카드는 일종의 외상카드로 먼저 물건을 신용으로 구매한 다음에 한달 뒤에 갚습니다. 반면 현금카드나 직불카드는 자신의 은행 계좌에 미리 돈을 넣어 놓고 그 예금 범위 내에서 카드로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강성산 전 총리의 사위로 1994년 한국으로 망명한 강명도 경민대 교수는 일반 북한 주민 입장에서는 신용카드나 현금카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강명도] “신용이 있는 사람이 2300만 주민 가운데 몇 명이나 있겠어요. 오늘 먹고 내일 먹을 것을 걱정하는 것이 대다수 주민들의 실정인데, 신용카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북한에서 1-2%밖에 안될 겁니다.”

북한 당국이 신용카드나 전자결제를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북한에서 신용카드 사용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그것도 호텔 등 대단히 제한된 곳에서만 이뤄졌습니다.

또 2005년에 북한은 ‘실리’라는 이름의 현금카드를 처음으로 발행했습니다. 이 현금카드는 합영은행인 ‘동북아시아은행’이 발행한 것으로 은행에 돈을 미리 넣고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가맹점은 평양호텔, 창광외국인숙소식당 등 10여개에 불과했습니다. 따라서 이 현금카드는 북한 주민보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에서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첫 현금카드는 2010년에 발생됐습니다. 당시 조선무역은행이 전자결제 카드인 ‘나래’를 발행하고, 이듬해 고려은행이 ‘고려’카드를 발행했습니다. 그리고 나래 카드를 사용하는 가맹점도 평양의 호텔과 외화상점 등 120여곳에 달했습니다.

흔히 ‘자본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신용카드는 가로 8센티미터, 세로 5센티미처의 얇고 네모난 플라스틱 카드입니다. 물건을 살 때 신용카드를 전자결제 단말기에 대고 긁으면 정보가 전송되고 금융기관이 사용 내역을 승인하면 돈이 결제됩니다. 따라서 신용카드만 있으면 굳이 지갑에 현금을 많이 넣고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지난 1950년 미국에서 시작된 신용카드는 이제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유럽, 중남미 등 전세계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5억7천만장 이상의 신용카드가 발급됐으며 거래 금액도 8천6백억 달러에 달합니다.

한국인들도 신용카드를 상당히 많이 쓰는 편입니다. 2010년을 기준으로 한국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는 1억1500만장으로 성인 1인당 약 5장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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