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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난해 곡물 생산 '고난의 행군' 이후 최대"


북한 개성 인근 농경지의 가을 옥수수 걷이. (자료사진)
북한 개성 인근 농경지의 가을 옥수수 걷이. (자료사진)

북한의 지난해 곡물 생산이 1990년대 중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하지만 주민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요량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6일 ‘북한의 식량수급 추이’ 라는 분석자료를 내고 북한의 지난해 식량 생산량이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최근 20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과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 자료를 토대로 만든 이번 자료에서 권 원장은 지난해 쌀과 옥수수 콩 등 북한의 곡물 생산량을 총 498만t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는 최근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한 도정하기 전 기준의 594만t을 도정 후로 환산한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권 원장은 지난해 봄 가뭄으로 이모작 작황이 저조해 전망치보다 생산량이 적었지만 가을 작황이 무난해 고난의 행군 이후 식량 생산이 가장 많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분석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1995년 405만t에서 2001년 257만t까지 떨어졌지만 2004년부터는 대체로 400만t 이상을 유지했습니다.

특히 2011년 422만t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엔 445만t, 2013년 484만t 그리고 지난해 498만t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권 원장은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 당국이 농사에 대규모 인력을 동원하고 비료와 농자재 공급에 정책적인 우선순위를 둔 게 일정 수준의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협동농장 농민들에게 생산량의 일정 비율을 스스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한 ‘포전담당제’와 같은 개혁적 조치도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2000년 대 초반에는 국제사회 지원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가 몇 년 전에 다시 큰 어려움에 처했다가 최근 들어 다시 북한이 이젠 외부 지원이 아니고 자체 노력에 의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런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의 식량 공급량은 주민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요량도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석자료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자체 수확량이 적었던 2007년까지는 수입과 국제사회 지원 덕택에 주민들의 최소 수요량만큼 식량을 공급할 수 있었지만 2008년부터 지난해까진 외부 지원 감소로 7년 연속 수요량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체 생산량이 최근 20년 사이 최대인 지난해에도 식량과 종자 사료 등을 포함한 최소 곡물 수요량은 537만t으로 추정됐지만 공급량은 자체 수확량에 수입과 외부 지원을 합쳐도 8만t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결국 북한 주민들이 공식 통계로 잡히지 않는 개인 영농인 이른바 ‘소토지 경작’을 통해 부족분을 충당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권 원장은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북한 당국의 농업 중시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자연재해와 같은 큰 변수만 없다면 올해 수확량도 지난해 보다 소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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