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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언어 이질화 심각...통일 대비 연구조사 필요


지난해 7월 평양 거리 (자료사진)

지난해 7월 평양 거리 (자료사진)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된 지 올해로 70년째가 되는데요, 오랜 기간 다른 체제와 문화 속에 살면서 언어 이질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통일 이후의 혼란을 막기 위해 남북한의 다른 언어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외래어 사용과 줄임말 등 한국의 언어문화를 비난했습니다.

문법에도, 사전에도 없는 간략화 된 통신언어가 범람하고 있고 영어와 숫자를 뒤섞은 단어들이 마구 만들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노동신문'은 또 말할 때도 외래어를 섞어 말해야 유식한 사람으로 인정된다면서 한글보다 영어에 습관돼야 하는 게 남한의 현실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한국에 온 탈북자들은 이 사회에서 흔히 사용되는 외래어 때문에 적응하기가 매우 힘들었다고 말합니다.

경상남도 창원에 사는 김태희 씨입니다.

[녹취: 김태희 / 탈북자] “알아듣기 어렵고 저희가 좀 무식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사람의 자존감을 확 떨어뜨리는 그런 게 있죠. 영어, 외래어 이런 것에 오자마자 그런 게 많이 힘들죠. 중국에서는 중국말 몰라서 스트레스 받고 여기 와서는 외래어를 몰라 스트레스 받고 그러는 거죠.”

한국 국립국어원 이대성 학예연구관은 북한이 외래어를 사용하더라도 발음이 달라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상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대성 한국 국립국어원 어문연구과 학예연구관] “남한에서는 외래어가 상당히 많이 쓰이고 있죠, 영어 중심으로. 반면에 북한에서는 우리 말을 살려 쓰는 경향이 많고 외래어를 쓰더라도 남과 북의 발음이 서로 달라서 잘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 중심의 외래어 뿐아니라 언어 이질화도 심각합니다.

남북에서 모두 사용되는 단어지만 뜻이 다른 경우는 물론, 같은 사물을 다르게 부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한국의 ‘오징어’는 북한에서 ‘낙지’로 불리고 ‘양배추’는 ‘가두배추’, ‘채소’는 ‘남새’로 통합니다.

또 수학의 더하기 빼기의 ‘빼기’를 북한에서는 ‘덜기’라고 부릅니다.

국립국어원 이대성 학예연구관은 남북한 언어 차이에 대한 자료 조사나 연구와 함께 남북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대성 한국 국립국어원 어문연구과 학예연구관] “각자 사회에서 오랫동안 있으면서 형성된 문화들이, 언어로 표현되는 문화들이 서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들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그런 사례들도 많이 모아서 나중에 통일이 됐을 때 서로 오해나 혼란이 없도록 그런 연구나 대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죠.”

한편 한국 정부는 갈수록 심해지는 언어 이질화 극복을 위해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남과 북은 물론 해외 한인들이 사용하는 겨레말을 총 집대성 하는 의미 있는 사업입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회 김학묵 사무처장입니다.

[녹취: 김학묵 사무처장 /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회] “분단 이후에 언어가 이질화 되는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고 그런 부분을 남북 언어학자들, 국어학자들이 같이 민족의 언어 동질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는 그런 차원에서 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해 사전 편찬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고요.”

김 사무처장은 겨레말 큰사전의 완성률은 현재 70% 정도이며 2019년 4월 최종 완성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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