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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관광대 외국인 강사 모집에 100여 명 몰려


지난 2013년 7월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개선문 인근 기념품 가게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3년 7월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개선문 인근 기념품 가게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자료사진)

영국의 북한전문 여행사가 북한에서 영어와 관광학을 가르칠 외국인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한 달 간 평양관광대학 학생들을 가르치고 여가시간에는 북한을 관광한다는 건데요, 현재 100여 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북한전문 ‘주체여행사’가 관광을 전공하는 북한 학생들을 가르칠 자원봉사 교사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주체여행사에 따르면 교사로 선발될 경우 한 달 간 평양관광대학에서 영어 또는 관광경영을 가르치게 됩니다. 지원자는 영어교육자격증 (TEFL)을 가지고 있거나, 관광경영과 관련한 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주체여행사의 데이비드 톰슨 사장은 22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벌써 100 명이 지원했다"며 "당초 계획한 모집 인원을 훨씬 초과했다”고 밝혔습니다.

톰슨 사장은 오는 5월과 11월에 각각 5 명씩을 북한에 보낼 예정이었지만 지난 며칠간 지원이 쇄도해 5월부터 11월까지 매달 5 명씩 보내기로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톰슨 사장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북한 당국이 먼저 제안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조선국제여행사가 국가관광총국을 대리해 주체여행사에 자원봉사 교사 모집을 제안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8월에 시범사업이 진행됐고, 올해 본격적으로 ‘자원봉사 관광’ 사업을 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톰슨 사장은 북한 당국이 앞으로 몇 년 간 관광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고, 이를 위해서는 국제 관광에 대한 전문성과 외국어 능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참가자들은 관련 경비로 1천 유로, 미화 약 1천1백60 달러를 부담해야 합니다. 이 돈은 평양관광대와 국가관광총국에 사업 경비, 교과서 개발, 도서관 건립 등의 명목으로 지급되며, 주체여행사는 이번 사업에서 일절 수익을 보지 않는다고 톰슨 사장은 밝혔습니다.

참가자들은 수업이 없는 자유시간에는 평양을 비롯한 북한 내 여러 곳을 관광하게 됩니다. 톰슨 사장은 자원봉사 교사로 참가하는 외국인들도 다른 관광객들과 똑 같은 규정을 적용 받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8월에 ‘자원봉사 관광’에 시범으로 참여한 21살의 영국인 대학생 벤자민 그리핀 씨는 주체여행사 웹사이트를 통해 경험담을 자세히 공개했습니다.

그리핀 씨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9시에서 오후 12시 반까지 두 개 반, 총 44 명에게 영어를 가르쳤다며, 대부분 막힘 없이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학생들은 문법과 어휘 수준이 높았지만, 말할 때 억양이 부자연스러웠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리핀 씨는 수업이 끝난 뒤에는 매일 국가관광총국이 특별히 짜준 계획에 따라 여행을 다녔다고 말했습니다. 조국해방전쟁박물관, 문수물놀이장, 국가박물관, 개성 왕릉, 평양 영화제작소 등이 기억에 남으며, 단체관광이 아니었기 때문에 현지 안내원과 근로자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리핀 씨는 여행을 다니지 않고 목욕탕을 가거나 평양의 거리를 걸어다니며 길거리 음식을 사먹고, 숙소인 창광산 호텔에서 영어방송을 보며 쉬는 것도 좋았다고 회고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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