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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신은미 사건'에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 제기


'종북 콘서트' 논란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재미동포 신은미 씨(가운데)가 7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앙지검에 출석하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종북 콘서트' 논란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재미동포 신은미 씨(가운데)가 7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앙지검에 출석하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 검찰은 북한을 찬양한 혐의로 한국계 미국인 신은미 씨를 기소유예 처분하고 강제출국 조치를 취하도록 법무부에 요청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일각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AP통신'은 9일 한국 당국이 북한을 찬양한 혐의로 한국계 미국인 신은미 씨를 강제출국(deport)시키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대해 비판론자들은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지난 8일 신 씨를 북한에 대한 찬양과 고무 등을 금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하고 강제출국 조치를 법무부에 요청했습니다.

신 씨가 한국에서의 순회강연회에서 수 차례에 걸친 자신의 북한 방문에 대해 소개하면서 북한 체제를 옹호, 미화하는 발언을 한 데 따른 것입니다.

신 씨는 앞서 지난해 11월 열린 강연회에서 3대 세습 등 북한체제를 긍정 평가한 것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보수단체로부터 고발 당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한국의 국가보안법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 활동을 규제'할 목적으로 지난 1948년 제정된 법입니다.

`AP통신'은 신 씨의 활동에 대한 검찰의 판단 근거가 된 이 법과 관련해 비평가들이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를 들어 폐지를 촉구해왔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지지자들은 북한의 계속된 위협을 감안할 때 국가보안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한국의 권위주의 지도자들은 자주 국가보안법을 사용해 반대파를 억압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습니다.

`AP통신'은 신 씨의 발언 내용과 관련해, 그가 지난 11월 강연회에서 남한에 사는 많은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며, 북한 주민들은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이 변화를 일으키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그가 북한 맥주가 맛이 좋고 북한의 강이 깨끗하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AP통신'은 한국의 보수파들은 신 씨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외면한다며 그를 추방하려는 정부 움직임을 지지했지만, 진보파는 보수적인 박근혜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날카롭게 비판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도 8일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이 특이한 (bizarre) 사건이 보수주의자들과 탈북자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으며,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 문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신문은 보수단체들이 신 씨의 강연회 내용에 항의하며 그가 북한에 동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한국 국민대학교의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이 신문에 “신 씨의 생각이 순진하고, 그녀가 종종 형편없는 세력에 의해 이용되더라도, 그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란코프 교수는 또 1948년에 제정된 한국의 국가보안법은 수 년 전에 철폐됐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냉전 시대에도 대부분의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은 소련의 지원을 받는 공산당의 활동을 용인했었다는 것입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지난 2012년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네셔널이 한국의 국가보안법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 법이 시민들의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도 전문가들이 한국 당국의 신은미 씨에 대한 조치를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리즈대학의 에이든 포스터-카터 선임연구원은 이 매체에, 한국 당국이 신 씨를 "괴롭혔다"고 주장하면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신 씨의 강제출국은 한국 법무부가 출입국관리법 규정에 따라 최종 결정하며, 강제출국 조치된 외국인은 이후 5년 간 한국 입국이 금지됩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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