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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6자 방침' 복원...북-중 관계 훈풍 부나


지난해 8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8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과 중국이 두 나라의 특별한 친선관계를 상징하기 위해 축전이나 공식 문서에 담았던 이른 바 ‘16자 방침’이 1년여 만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냉랭했던 북-중 관계에 훈풍이 불어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외교부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인 8일 저녁 인터넷 홈페이지에 훙레이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올렸습니다.

성명은 새로운 1년을 맞아 ‘전통계승·미래지향·선린우호·협조강화의 방침’을 토대로 중국은 북한과 전통·우호·협력 관계를 전향적으로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북-중 관계의 기본원칙이었지만 두 나라가 한동안 축전이나 공식문서 상에서 쓰지 않던 이른바 ‘16자 방침’이 다시 등장한 겁니다.

중국 정부가 16자 방침을 공식 사용한 것은 1년여 만의 일입니다.

16자 방침은 2001년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과 합의한 것으로 양국 친선관계의 기본원칙으로 통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9월과 10월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과 중국 국경절 당시 양측이 주고 받은 축전엔 이례적으로 16자 방침이 생략돼 냉랭해진 양국 관계를 보여줬습니다.

중국이 이번에 16자 방침을 공식 복원함으로써 북-중 관계 개선에 상당한 의지가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한국의 북-중 관계 전문가인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사는 중국에게 북한은 ‘얼굴을 붉혀도 등을 돌릴 순 없는 대상’이라며 북한이 중국의 대국주의에 반발해 외교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데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사] “김정은에게 생일 축하 대변인 담화도 발표하고 16자 방침도 다시 거론하면서 북-중 관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편에 서 있다는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북한이 중국이 우려할 수준의 원심력을 발휘하지 않도록 하는 그런 의도가 내포돼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 핵 문제에 대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태도가 완강하고 북한도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기 때문에 북-중 관계가 단기적으로 복원되기 보다는 아직은 서로에 대해 탐색하는 단계로 보고 있습니다.

신상진 광운대학교 교수는 북-중 관계가 제대로 복원되려면 무엇보다 최고 지도자끼리의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중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북한이 국제사회 고립의 타개책으로 러시아 일본 한국 등을 상대로 펴고 있는 대외관계 다변화 시도의 성패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신상진 광운대 교수] “인권 문제나 핵 문제 등으로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이 북한에게 가장 중대한 어려움인데 타개책이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북한이 판단했을 때 중국에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겠죠.”

또 중국 입장에선 미국과의 갈등이 깊어질 경우 전략적 완충역할을 할 수 있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신 교수는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뒤 북-중 관계가 소원했다가 1999년 미국의 유고주재 중국대사관 폭격 사건이 발생하자 북-중 두 나라가 급속하게 가까워진 전례를 들어 이같이 예상했습니다.

박병광 박사는 북한의 대외관계 다변화 시도의 성패는 올해 안에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점에서 다변화 시도가 실패할 경우 연내 북-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이번 16자 방침은 김정일 3년 탈상을 마친 김 제1위원장의 `홀로서기'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중국 측이 인정했음을 의미한다며 김 제1위원장으로선 이제 외교적 업적을 쌓아야 할 때라는 점에서 중국과의 관계 복원을 위한 고민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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