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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 문제 안보리 의제화 저지 막판 총력전


People perform dragon dance in a shape of the Chinese character "father" to celebrate Father's Day in Yueyang, Hunan Province,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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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문제를 의제로 채택할 지 여부를 논의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최가 임박했습니다. 북한은 이런 국제사회의 인권 공세를 저지하기 위한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의제로 채택할 지 여부에 대해 오는 22일이나 23일쯤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성탄절 연휴에 돌입하면 연내 안보리 의제화는 불가능하게 된다며 따라서 의제화 논의가 그 전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보리 의제 채택은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인정되지 않고 전체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 나라만 찬성하면 되기 때문에 지금의 이사국 구성으로 볼 때 표결에 부쳐지면 의제 채택이 거의 확실하다는 관측입니다.

일단 안보리 의제가 되면 적어도 3년 간 언제든 안보리에서 해당사항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에게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이를 저지하기 위한 막판 총력전을 펴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5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근거 없는 인권 압박을 하고 있다며 6자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는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은 인권 관련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 민간단체가 라오스에서 강제북송된 탈북 청소년 9 명의 처형설과 수용소 감금설을 제기하자 북한은 지난 9일부터 이틀간 대남 매체인 ‘우리민족끼리 TV’를 통해 이들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또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증언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아온 탈북자 신동혁 씨의 부친을 최근 대남 매체에 등장시켜 신동혁 씨의 증언을 거짓말로 몰아 부쳤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 중앙정보국의 고문 논란을 지적하며 미국이 인권을 가지고 북한을 전복하겠다는 것은 몽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14일엔 무단으로 북한에 들어간 미국인 마르티네스 씨의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정권을 인민을 사랑하는 정권으로, 그리고 미국을 인권유린 국가로 묘사한 그의 발언을 선전에 활용했습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는 북한 당국이 인권 문제의 안보리 의제 채택을 저지하려고 공수 양면에서 동시다발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인권은 국권이라고 얘기하면서 국권을 지키기 위한 군사적 억제력 강화 특히 핵 억제력 강화를 얘기하는 동시에 국제여론을 우호적으로 바꾸기 위한 사실 관계 규명과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신력을 떨어뜨리려는 노력들을 동시다발적으로 폭넓게 전개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북한이 미국 등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주요 국가들에 대해 같은 인권 문제로 ‘맞불’을 놓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설득력을 갖기 힘든 주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장용석 박사는 북한이 자신의 인권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있는 나라들의 그늘진 면들을 최대한 부각시켜 이들 나라들의 행동이 정치공세일 뿐임을 국제사회에 선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인권 침해 자체도 문제지만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처리하고 방지책을 세우는 민주적이고 투명한 장치들이 있느냐 여부가 북한과 다른 나라들의 결정적인 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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