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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두 번째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 배출


한국의 정창호 신임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 (자료사진)
한국의 정창호 신임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 (자료사진)

한국이 또 한 명의 국제형사재판소 ICC 재판관을 배출했습니다. 유엔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히 주목되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정창호 크메르루즈 유엔특별재판소 재판관이 국제형사재판소 ICC 재판관으로 선출됐습니다.

정 재판관은 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ICC 재판관 선출을 위한 투표에서 1백4 표 가운데 73 표를 얻어 새로운 재판관으로 뽑혔습니다.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는 재판관 6 명의 후임을 뽑기 위해 실시된 이날 선거에는 정 재판관을 비롯해 독일과 프랑스, 브라질과 리투아니아 등 출신의 17명이 입후보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투표에서 당선에 필요한 유효표의 3분의 2인 70 표 이상을 얻은 후보는 정 재판관이 유일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은 모두 18 명으로, 3년마다 6 명 씩 번갈아 가며 선출하며, 임기는 9년입니다.

한국이 ICC 재판관을 배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입니다.

앞서 한국의 송상현 재판관이 지난 2003년 초대 재판관에 당선됐고, 2006년에 9년 임기의 재판관에 재선됐습니다.

특히 송 재판관은 지난 2009년에 동료 재판관들의 추천을 받아 2대 ICC 재판소장에 선임돼 지금까지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정창호 재판관은 오스트리아주재 한국대사관 사법협력관, 광주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지난 2011년 8월부터 지금까지 크메르루즈 유엔특별재판소 재판관으로 일했습니다.

정 재판관은 지난 7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판사들이 국제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창호 재판관] “한국의 판사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사건 처리 능력을 뛰어난 수준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 ICC는 1998년 체결된 로마조약에 따라 2002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고, 현재 한국과 일본, 캐나다, 유럽연합 등 1백22개 나라가 당사국으로 가입해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그리고 아랍국가 대부분은 자국민이 재판에 회부될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로마조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고, 북한도 조약 가입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ICC는 집단살해죄와 반인도 범죄, 전쟁범죄, 침략범죄 등 중대한 국제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최초의 상설 국제재판소로, 현재 수단과 우간다 등 9개 나라의 상황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최종 보고서의 권고를 계기로 유엔에서 북한인권 상황을 ICC 에 회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지난달, 안보리가 북한인권 상황을 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하는 북한인권 결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고, 유엔총회도 다음주에 이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이 결의안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로 북한 상황을 ICC에 회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창호 재판관은 지난 7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COI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을 예상했으면서도 ICC 회부 조항을 권고한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창호 재판관] “앞으로 북한의 인권 문제를 개별 국가 차원에서 다룰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국제법에 입각한 국제 재판절차를 통해서 풀어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 이런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 재판관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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