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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미-중 관계, 상호 이익 부합"...'이란, 미국 등 16개국 기관·기업 해킹'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이 여러 갈등 요소에도 불구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서로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란 해커들이 미국과 한국 등 여러 나라의 기관과 기업들을 해킹해왔으며, 이는 심각한 안보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미국의 보안업체가 주장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흑인 담배 밀매상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목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면서, 밤 새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 관련 발언에 관해 먼저 전해주시죠?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4일) 워싱턴에서 기업 최고경영자들과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국내외 정책에 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발언이 눈길을 끄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지만, 대 러시아 관계에 대해선 그렇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우선 중국에 대해서는 어떤 발언을 했나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덩샤오핑 이후 가장 빠르고 광범위하게 권력을 장악했다고 평가했는데요. 1년반에서 2년 사이에 중국 내에서 확고한 권력을 구축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또 시 주석의 이런 권력 장악으로 우려스러운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인권이나 반체제 세력에 대한 탄압 등의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과 주변국과의 영유권 갈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민족주의를 동원하면서, 주변국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사이버 범죄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런 우려들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 관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했다고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입장에서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자국의 이익에 강력히 부합된다면서, 미국도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신중하고 냉정해야 하지만, 생산적으로 관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이 오늘(4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얼마 전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성과를 언급하면서, 두 나라 사이에 다른 생각과 갈등이 있는 것을 피하기는 어렵지만, 상호 공통의 이익은 언제나 갈등보다 크다고 말했습니다. 또, 두 나라가 서로의 차이점을 존중하고 대화를 통해 건설적으로 갈등을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만큼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과 주변국들에 대한 위협 등을 언급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덜 낙관적이라고 말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수주의적이고 과거 회귀적인 접근은 주변국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고 자국의 경제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방국들의 제재가 실제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정책이 국내 정치에는 효과가 있을 지 몰라도, 러시아를 국제사회에서 점점 고립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비난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푸틴 대통령도 오늘 연레 의정 연설에서 외교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제재를 통래 러시아를 약화시키려 한다면서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오늘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에서 연례 의정연설을 하면서, 서방을 비난하고, 대 우크라이나 정책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서방이 제재를 가한 건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이 아니라 러시아가 강해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건가요?

기자) 푸틴 대통령은 오늘 연설에서 그렇게 주장했습니다.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병합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이유를 들어서 러시아의 성장을 억제하려 했을 거란 겁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적들은 러시아가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와 같은 운명을 맞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과거 히틀러도 러시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서방국들의 입장은 다르죠?

기자) 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대로, 러시아의 공세는 국제사회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자국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오히려 서방이 현 우크라이나 정부의 불법적인 쿠데타를 지지했으며, 러시아의 대 우크라이나 정책에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경제 전망이 매우 암울한 상황인데요. 이에 대한 언급은 었습니까?

기자) 세금 동결 등 국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약속했지만, 경제 회복을 위한 획기적인 발표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경제 문제와 관련해 서방의 제재를 비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요. 그래서 러시아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연설이었다는 게, 언론들의 반응입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 해커들이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기관과 기업들을 해킹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군요?

기자) '사일런스(Cylance)'라는 미국 보안업체가 이번 주 발표한 보고서 내용인데요. 이란 해커들이 지난 2012년 이후 '오퍼레이션 클리버(Operation Cleaver)'라는 작전명으로 세계 여러 나라 기관과 기업들이 민감한 정보들을 빼갔다는 겁니다.

진행자) 해킹은 그러니까, 인터넷 등에 침투해서 정보를 가져가는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나 기업체의 네트워크에 침입해서 불법적으로 정보를 훔쳐가는 것인데요. 미국의 기업들도 해킹 공격으로 기업 비밀이나 소비자 정보 등이 유출됐다는 소식이 끊임 없이 나오고 있죠.

진행자) 이란 해커들의 해킹 대상에 미국 외에 또 어떤 나라들이 있는지도 밝혔습니까?

기자) 네. 16개 나라를 언급하고 있는데요. 우선 미국과 한국이 있고요. 그밖에 영국,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이스라엘, 쿠웨이트, 멕시코, 파키스탄,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아랍에미레이트 등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 해커들은 주로 테헤란에서 활동하고 있고, 네덜란드와 캐나다, 영국에서도 이들에 협력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진행자) 각 국 기관과 기업들을 노렸다고 했는데요. 주로 어떤 기업들입니까?

기자) 방산업체와 석유, 가스 회사, 전력회사, 수송업체, 항공사와 공항, 우주항공회사, 병원과 교육기관 등 다양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사일런스는 지난 2년간 이란 해커들의 해킹 능력이 과거 어느 시기보다 빠르게 발전했다고 분석했는데요. 이란의 사이버전 능력이 향상됐다는 것은, 앞으로 이란이 한 국가나 국제사회에 사이버 공격을 통한 물리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이번 해킹이 항공 안전과 산업 시스템, 치명적인 정보망 등을 노렸다는 점은 큰 우려를 낳는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의 항공사와 공항이 공격 받은 점을 들었습니다.

진행자) 한국 언론들도 이번 보고서 내용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고요?

기자) 네. 보고서에 따르면 해킹 대상이 된 기업 50곳 중 9곳의 본사가 한국에 있는데요. 이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한국 언론들은 이란과 북한이 지난 2012년 과학협력협정을 맺었고, 여기에 정보기술과 보안 관련 협력도 포함된다면서, 북한과 이란이 한국을 대상으로 공동 작전을 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해킹이 여러 해 동안 체계적이고 대규모로 이뤄졌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인데, 해킹의 배후에 이란 정부가 있다는 건가요?

기자) 보고서는 그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확인한 해킹은 '오퍼레이션 클리버' 작전의 일부일 수 있다면서, 이란 정부가 작전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란 정부가 해킹에 막대한 투자를 한 배경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란은 지난 2011년 핵 발전 시설이 '스턱스넷'이라는 악성코드를 사용한 공격을 받았었는데요. 이란이 곧바로 대응에 나섰고, 막대한 투자를 해서 사이버 방어와 공격 태세를 갖췄다는 겁니다. 당시 스턱스넷 공격의 배후에 미국 혹은 이스라엘 정부가 있을거란 의혹이 있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미국 국내 소식입니다. 얼마 전 흑인 청년을 총으로 살해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면서 전국적으로 항의 시위가 열렸는데요. 또 다시 흑인 사망과 연루된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이 나왔다고요?

기자) 뉴욕 대배심이 어제(3일) 그런 결정을 내리면서, 뉴욕시 곳곳에서는어제 오후부터 오늘 아침까지 항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건이었는 지도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7월 이었습니다. 당시 40대 흑인 남성 에릭 가너가 거리에서 담배를 밀매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는데요. 경관 여러 명이 체구가 큰 가너를 체포하기 위해 달라붙었고, 이 중 한 명인 백인 경관 대니얼 판탈레오는 가너를 제압하기 위해 뒤에서 목을 감쌌는데요. 평소 천식을 앓았던 가너는 호흡 곤란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또 당시 체포 장면을 고스란히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요. 동영상에서는 가너가 땅바닥에 쓰러지면서 숨을 쉴수가 없다고 호소하지만, 판탈레오 경찰이 뒤에서 계속 가너의 목을 팔로 감싸고 있는 장면도 보입니다. 하지만 대배심에서 결국 판탈레오 경관을 기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체포 대상을 목을 졸라 살해했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대배심은 판탈레오가 의도적으로 목을 조른 것은 아니고, 경찰 학교에서 배운대로 가너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기소하지 않기로 한 것이고요.

진행자) 대배심 결정에 대해 숨진 가너 측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숨진 가너의 가족들은 정의를 원했지만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가너의 죽음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평화적인 시위도 당부했습니다. 뉴욕에서 퍼거슨에서와 같은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판탈레오 경관도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판탈레오 경관은 숨진 가너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이미 퍼거슨 사태로 경찰에 대한 흑인 사회의 불신이 높은데,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계속되온 시위가 더욱 확산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어제 오후부터 오늘 아침까지 뉴욕시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퍼거슨 사태아 같은 물리적 충돌이나 방화, 약탈 행위는 없었습니다. 다만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30여명이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대배심 판결로 지난주말 이후 줄어들던 시위가 다시 확대될 지는 지켜봐야 하는데요.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퍼거슨 사건과 마찬 가지로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대배심 결정과 별개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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