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파주 적군묘지에 북한군 유해 769구 남아있어


파주 금강사의 묵개 스님이 적군묘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파주 금강사의 묵개 스님이 적군묘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북한을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 DMZ 근처에는 북한군들이 묻혀있는 공동묘지가 있습니다. 이 곳에 묻혀 있던 중공군 유해들은 올해 초 본국으로 송환됐지만, 북한군 유해 769구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남방한계선으로부터 불과 5km 떨어진 이곳에 7천 제곱미터 규모의 묘지가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1996년 전국에 흩어져 있던 북한군과 중공군의 유해를 모아 안장한 ‘북한군.중공군 묘지’, 이른바 적군묘입니다.

흰색 나무 푯말이 꽂혀진 무덤이 모두 북쪽을 향해 줄지어 늘어섰습니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묘를 남향으로 배치하지만, 이곳의 무덤들은 모두 북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6.25 전쟁 당시 사망한 북한군과 중공군이 사후에도 고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황량한 묘지에 매일 목탁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파주 금강사의 묵개 스님이 이곳의 영혼들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묵개 스님은 2012년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땐 항의를 받기도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묵개 스님] “왜 적군에게 왜 적에게 하느냐, 그럴 시간 여유가 있으면 우리 군에게 가서 해야지 왜 적에게 가서 하느냐 그렇게 항의하고 방해하고 처음에.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안해요. 지금은 다 좋게 생각하고 아까 군인도 와서 그냥 아무 소리 안하고 가잖아. 내가 오면 아무 소리 안하고 가.” (웃음)

묵개 스님은 비록 적군이었을 지라도 죽은 후에는 모두 용서해주는 것이 동양의 오래된 전통이라고 말했습니다.

적군묘에 묻혀있던 중공군 유해 437구는 올해 3월 중국으로 송환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6월 한중 정상회담 때 유해 송환을 제안한 데 따른 것입니다.

당시 중공군 유해 인도 행사는 주요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엄숙하게 치뤄졌습니다. 한국 백승주 국방부 차관과 중국 국무원 산하 민정부의 저우밍 국장 등이 유해 인도식에 참석했습니다. 6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간 중공군 유해는 랴오닝성 선양 시내에 있는 항미원조 열사능원에 안장됐습니다.

하지만 파주 적군묘에 남아있는 769구의 북한군 유해의 송환은 기약이 없습니다. 이곳에는 6.25 당시 사망한 북한군 뿐 아니라, 1968년 1.21 사태 때 김신조와 함께 청와대를 습격하려다가 사살된 무장공비 30명, 1987년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하고 자살한 김승일, 1998년 남해안에 침투했다가 사살된 공작원 6명이 포함돼있습니다.

북한에서 군대에 복무한 경험이 있는 51살의 탈북자 박건하 씨는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탈북자 박건하] “사실 인도적 차원에서는 돌려보내는 게 옳겠죠. 그 사람들도 어쨌든 뭐 전쟁이라는 것이 서로에게 다 상처가 되긴 하지만, 죽은 사람한테 가정한테 유골을 돌려주는 게 원칙이겠죠.”

한국전쟁을 연구하는 역사가 앤드루 샐먼 씨는 북한 당국이 이곳에 묻힌 유해들의 본국 송환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앤드루 샐먼] That this was a deniable operation a black operation, so if they accept..

샐먼 씨는 “비밀 작전 수행 중 사망한 이들의 유해를 수용하면, 그 작전을 일으켰다는 것을 시인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에 북한은 유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