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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천연가스 공급 재개 합의...미국, 에볼라 활동 간호사 격리 논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다섯 달여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경제는 서방 제재 이후 루블화 가치가 내려가면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소식입니다. 미얀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이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와 만나, 헌법 개정과 정치 개혁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미국에서 에볼라 지원활동을 하고 돌아온 간호사의 격리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러시아와 우크라이의 천연가스 협상 타결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긴 협상 끝에 어제(30일) 최종 합의가 이뤄졌는데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유럽연합 3자 대표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에 밀린 천연가스 대금을 지급하고, 러시아는 내년 봄까지 가스를 공급하는 방안에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지역 여러나라들도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의 가스를 공급받고 있는데요, 겨울철을 앞두고 우려가 컸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으로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서 추운 겨울을 보냈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래서 유럽연합이 협상 타결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유럽 전체에서 소비하는 천연가스의 3분의 1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요, 이중 절반은 우크라이나를 통해 공급됩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유럽 시민들이 겨울철에 춥게 지내지 않아도 된다며 환영했고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합의 잘 이행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가스 공급이 언제 재개됩니까?

기자) 빠르면 다음주부터 가능할 예정인데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은 우크라이나에서 1차 대금을 납부하는대로 가스 공급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밀린 가스대금 31억 달러 중 14억5천만 달러와, 11월 가스대금 선납금 7억6천만 달러를 먼저 납부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도 가스대금을 내기로 한거고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 지원금과 국제통화기금 차관, 자국 가스회사인 나포토가스의 수입 등으로 모두 46억 달러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사실 러시아가 요구하는 밀린 대금은 55억 달러인데요. 이 중 31억 달러 지급에는 양측이 합의한 거고요. 나머지 22억 달러는 현재 국제중재재판소에 양측이 각각 제기한 소송 판결이 내려지는대로 다시 협상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가스대금 지급 방법도 문제였지만, 가스 공급 가격을 놓고도 견해 차이가 컸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4월까지만해도 1천 입방미터 당 268달러에 가스를 공급했었습니다. 그러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크림반도 병합을 둘러싸고 우크라이나와 갈등이 깊어지자 공급가를 485달러로 올렸는데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특별히 제공했던 할인가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는 거였죠.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국제시세에 비춰봐도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라면서 지급을 거부하자, 결국 지난 6월 이후 가스가 공급되지 않았었습니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은 올해 4분기에는 1천 입방미터 당 378 달러, 내년 1분기에는 365달러에 가스를 공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소식 하나 더 알아보죠.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루블화의 미국 달러화 대비 가치는 올 초에 비해 3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국민들의 어려움이 큰데요. 특히 러시아 경제의 위기 요소는 이뿐 만이 아닙니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가 내려가면서, 석유가 주요 수출품인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경제 제재도 악재죠?

기자) 네.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러시아 일부 금융기관과 에너지 기업들의 자금을 동결하고, 서방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하지 못하도록 했는데요. 이로인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커졌습니다. 그러자 해당 기업들이 부채 상환을 위해 달러 확보에 나섰는데요. 루블화를 매각하면서 루블화 가치 하락의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러 가지로 상황이 어렵군요?

기자) 네. 그래서 최근 세계은행은 러시아의 내년 성장률 전망을 연 1.5%에서 0.3%로 대폭 낮췄습니다. 또 국제신용평가사들도 올해 들어 러시아의 신용 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한편 루블화 가치는 어제 처음으로 3% 가까운 깜짝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러시아 중앙은행이 개입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러시아 중앙은행이 과도하게 루블화를 매입하고 달러화를 푼다면, 외환보유고가 줄어들어서 또 다른 경제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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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은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미얀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민주화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회담하고 정치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미얀마 거국 정치 회의가 열렸는데요. 두 사람 외에도 슈웨 만 연방의회의장과 민아응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 또 다른 정당과 소수 민족 지도자 등 10여명이 참석했는데요. 특히 오늘 회의에서는 헌법 개정 문제를 의회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여기서 수치 여사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금지했던 헌법조항의 개정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조항이었습니까?

기자) 미얀마 헌법은 가족 중에 외국 국적자가 있으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도록 했는데요. 수치 여사는 영국인 학자와 결혼했고, 영국 국적 아들 두 명이 있습니다. 수치 여사는 과거에도 미얀마의 지도자가될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난 1990년 총선에서 승리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군부의 거부로 총리가 되지 못하고, 오랫동안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습니다. 수치 여사는 미얀마에서 개혁 조치가 이뤄지면서 지난 2011년 가택연금에서 풀려났고, 현재 미얀마 최대 야당을 이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다시 미얀마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수치 여사는 민주화 운동 지도자로서 여전히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에, 대선에 나선다면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테인 세인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 거국 정치 회의를 앞두고 테인 세인 대통령, 아웅산 수치 여사와 각각 통화했는데요. 미얀마의 내년 총선거가 포용적이고 공정하게 치뤄질 수 있도록 정치 지도자들의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미국은 미얀마의 정치 개혁을 꾸준히 촉구해왔고요, 정치범 석방 등의 조치가 이뤄지면서 일부 제재를 해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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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미국으로 가보겠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지원 의료활동을 하고 돌아온 의료진의 격리 문제가 큰 논란이 되고 있다고요?

기자) 논란의 불씨는 케이시 히콕스라는 한 간호사가 붙였는데요. 히콕스는 '국경 없는 의사회' 소속으로 에볼라 발병국인 시에라리온에서 활동하고 지난 24일 뉴저지 뉴워크 공항으로 입국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에볼라 감염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에볼라 확산에 대한 우려가 가장 높았을 시점인데요. 뉴저지 주정부가 이 간호사를 병원에 격리했다가 퇴원시켰고요, 이 간호사가 메인 주의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메인 주정부가 자가 격리할 것을 지시하자, 간호사가 이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진행자) 이 간호사가 에볼라 증상을 보인 것은 아니죠?

기자) 이 간호사가 뉴저지에서 강제 격리된 건 입국 당시 체온이 섭씨 38도로 미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 차례 에볼라 감염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고요. 이 간호사는 이후 열은 내렸고, 별다른 증상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계속 격리하는 겁니까?

기자) 에볼라 바이러스의 잠복기가최대 21일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히콕스 간호사가 시에라리온에서 마지막으로 에볼라 환자를 진료한 게 지난 21일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11월 11일까지는 잠복기라고 볼 수 있고, 그래서 메인 주정부는 히콕스 간호사가 그 때까지는 집에서 외출을 자제하고 자가 격리할 것을 지시했던 겁니다.

진행자) 에볼라 확산 우려가 있으니까, 주정부의 차원도 이해가 가는데요. 히콕스 간호사는 왜 거부하는 겁니까?

기자) 에볼라바이러스 환자를 진료했다고 해서 모든 의료진을 무조건 21일간 격리시키는 것은 의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보건당국과 의학계에 따르면 에볼라바이러스는 에볼라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체액을 접촉했을 때만 전염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증상도 없는 의사나 간호사를 강제로 격리하고, 이동을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건데요. 히콕스 간호사의 집 앞에는 미국 여러 방송국의 취재진이 몰려있습니다. 메인 주 정부가 히콕스 간호사가 격리 지시를 어기면 체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입니다. 경찰도 배치됐고요. 히콕스 간호사는 이런 경고를 무시하고 남자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았는데요. 하지만 다른 주민과 접촉하지 안았다는 이유로 체포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이나 다른 의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일반인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불편하더라도 격리를 감수해야 한다는 겁니다. 얼마전 뉴욕에서는 서아프리카에서 지원활동을 하고 돌아온 의사가 미열이 있는데도 공공장소를 돌아다녔다가, 나중에 추가 증상이 나타난 후 에볼라 감염이 확인되고 격리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21일간 격리는 필요하다는 거죠.

진행자) 다른 의견은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무조건적인 격리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도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인권 침해 지적도 나오고 있고요. 또한 이렇게 에볼라 지원활동을 하고 돌아온 의사나 간호사를 격리시킨다면, 지원활동에 나서는 의료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현재 서아프리카에서는 한 사람이라도 더 외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거든요. '국경없는 의사회'도 미국 주정부의 이런 조치로 실제 귀국을 늦추는 의료진이 나오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한편 미국 백악관과 질병예방통제센터 등 연방정부는 무조건 적인 격리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데요. 에볼라 주요 발병국 중 라이베리아에서는 신규 감염률이 크게 줄고 있다는 희소식이지만, 시에라리온에서는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보돕니다.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라이베리아에서는 에볼라 신규 감염률이 매주 25% 씩 줄고 있고요, 사망자 숫자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WHO의 지적이었습니다.

진행자) 시에라리온은 어떤가요?

기자) 시에라리온 보건 당국은 오늘(31일) 에볼라가 더욱 심각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에볼라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외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습니다. WHO도 각국이 이번 에볼라 사태의 진원지인 서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에 더욱 집중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현재까지 이번 에볼라 사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됐습니까?

기자) WHO 발표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으로 1만4천여명의 감염이 확인됐고, 이 중 5천여명이 사망했습니다. 치사율은 50% 선에서 36% 정도로 내려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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