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인권단체들 "다루스만 방북과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맞교환 안돼"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마주르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왼쪽)이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인권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마주르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왼쪽)이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인권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

국제 인권단체들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방북 요청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유엔총회 결의안 일부를 맞교환 하는 등 어떤 타협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로버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28일 ‘VOA’에 북한의 다루스만 특별보고관 초청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In my opinion, there should be dialogue. Un has asked for 10 years…”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대화가 필요하고, 유엔은 북한에 10년 넘게 이런 대화를 요구했기 때문에 긍정적인 사태 진전으로 본다는 겁니다.

유엔은 지난 2003년 당시 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 결의안을 처음 채택한 이후 거의 해마다 국제 인권기구와 유엔 특별보고관의 방북을 통한 인권 실태 조사를 북한에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유엔 결의와 특별보고관 제도 모두 대북 적대주의의 산물이라며 배격해 왔었습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감시기구인 유엔 워치의 리온 살티에 부국장은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초청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살티에 부국장] “It’s clearly first time that North Korean regime shows willingness…”

북한의 입장 변화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가 북한 정권의 사악함을 증명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제사회가 이를 압박한 데 따른 결과라는 겁니다.

실제로 유럽연합과 일본이 조사위 보고서를 반영해 북한의 인권 유린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유엔총회 결의안을 준비하면서 북한은 인권 공세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리수용 외무상이 북한의 외교수장으로는 15년 만에 유엔총회에 참석해 인권대화에 대한 용의를 밝혔고, 지난 7일에는 처음으로 유엔에서 인권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또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유럽을 방문해 유럽연합과 북한의 인권대화 재개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루스만 보고관의 방북 요청 역시 이런 외교공세의 일환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인권 개선에 대한 진정성 보다는 유엔총회 결의안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North Korean diplomats are absolutely desperate…”

북한 내 반인도 범죄를 명시하고 유엔 안보리가 이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는 유엔총회 결의안을 막기 위해 북한 외교관들이 매우 절박하게 공세를 펴고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 소재가 국제형사 재판소에서 다뤄지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이른바 `최고존엄’이 타격을 받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충성외교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고 기소가 결정될 경우 북한 독재체제의 뼈대인 ‘유일영도 10대 원칙’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유엔 소식통들에 따르면 실제로 북한은 쿠바와 중국을 통해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를 막기 위한 협상카드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24일 유럽연합 외교관들을 인용해 쿠바와 중국이 유럽연합을 접촉해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북한을 방문하는 대가로 결의안에서 국제형사재판소 (ICC) 회부를 삭제하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국제 인권단체들과 인권 전문가들은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해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 라이츠 워치의 존 시프턴 아시아국장은 28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유엔총회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도록 하는 궤도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벌써 준수했어야 할 국제의무를 이행하는 것에 대해 보상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 역시 대화는 뭔가를 조건으로 하는 게 아니라 대화 그 자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A dialogue should be just that a dialogue. It should not be…

유엔총회 결의안의 어떤 내용도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이나 유엔 인권기구 관계자들의 방북으로 교환하거나 훼손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설명입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역시 타협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악수가 될 것이라며,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방북과 관련해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을 제한 없이 방문할 수 있도록 북한 측에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