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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미국의 '사드' 공개 압박 반대"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이 7일 워싱턴의 민간기구인 ‘헤리티지 재단’에서 열린 한국 안보 관련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이 7일 워싱턴의 민간기구인 ‘헤리티지 재단’에서 열린 한국 안보 관련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국에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공론화되는 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내부 이견을 조율한 뒤 자국민을 설득하는 게 먼저라는 주장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공공연히 거론해서는 안 된다고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주장했습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I equally, definitely disapprove of the American administration, our current administration, talking about and pressing for this publicly as we’ve seen lately in the news media.”

벨 전 사령관은 7일 워싱턴의 민간기구인 ‘헤리티지 재단’에서 열린 한국 안보 관련 세미나에 참석해, 최근 미 행정부가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미국이 한국을 공개석상에서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겁니다.

벨 전 사령관은 한국군 고위 당국자들이 이미 사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배치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한국민들에게 복잡한 문제인 만큼, 한국 정부가 조용히 합의를 이룬 뒤 국민의 동의를 구하도록 배려하는 게 순리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While I believe that most senior Korean security professionals understand the need for and desire the deployment of THAAD, we must recognize this is the complex issue for the South Korean public…”

앞서 로버트 워크 미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달 30일 미국 외교협회가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 사드 포대를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벨 전 사령관은 미국이 사드 배치 문제를 공개 거론해야 할 대상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What we ought to be doing is selling this deployment to the Chinese and reminding them clearly that if they would only intervene with the North to reduce the North’s offensive missile capability and terminate their nuclear weapons program, there would be no pressing need for THAAD.”

중국이 개입해 북한의 미사일 역량을 축소시키고 핵 계획을 종식시킨다면 사드 배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중국 당국에 설득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벨 전 사령관은 그러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막기 위해서는 미-한-일 세 나라가 상호운용이 가능하고 경우에 따라 통합이 가능한 미사일방어체제를 구축해야 하며, 여기에는 사드의 한국 배치가 포함돼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The United States, the Republic of Korea and Japan must develop a fully interoperable and, where necessary, integrated…allied missile defense system in Northeast Asia to defend against full range North Korean ballistic missiles and as part of this I definitely agree with the United States deploying THAAD…to South Korea.”

벨 전 사령관은 날아오는 미사일을 고고도에서 최대한 신속히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드 배치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미사일을 저고도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요격한다 해도 여기에 탑재된 화학무기 등의 여파가 지상에 미칠 위험성이 큰 반면, 고고도에서 사드로 막아낼 경우 핵 폭발의 피해마저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벨 전 사령관은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이 판세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가 된 만큼 전작권 전환 논의를 영구적으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또 핵무기로 미국과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 북한을 공세적으로 억제할 필요성이 커졌으며 그 과정을 미국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벨 전 사령관은 2006∼2008년 한국에서 복무하며 전작권 전환을 추진했으나, 북한이 핵 역량을 보유하는 한 미-한 연합군이 미국의 지휘 하에 움직여야 한다며 지난해 4월 전작권 조기 전환 입장을 공식 철회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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