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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북 인권 압박...변화된 우선순위 반영"


23일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북한 인권 행사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의 연설을 듣고 있다.

23일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북한 인권 행사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의 연설을 듣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제(23일) 뉴욕에서 사상 처음 열린 북한인권 장관급 회의에 대해, 미국의 변화된 대북 우선순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11일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 기간 동안 북한인권 실태에 대한 공격을 방어하는 데 급급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여러 나라를 순방하며 전방위 외교 행보를 펼치는 것처럼 보이는 리 외무상이 실제로는 대외관계 개선에 집중할 여유를 갖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었습니다.

이 같은 예상은 23일 뉴욕에서 열린 북한인권 고위급 행사를 전후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미국, 한국, 일본, 호주 외무장관 등이 북한인권 문제만을 의제로 한 자리에 앉아 동시에 포문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북한인권 비판은 어느 때보다도 날카로웠습니다.

[녹취: 존 케리 국무장관] “You should close those camps. You should shut this evil system down.”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악의 체제’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며 즉각적인 폐쇄를 촉구한 겁니다.

이어 고문, 강제낙태와 같은 끔찍한 만행이 일상화돼 있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북한이 현 세계와 절대 공존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런 악의 체제를 당장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백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북한 대표의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미-한 양국이 북한의 참석 요청을 거부하며 강경입장을 고수하는 데 따른 결과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의 달라진 태도를 주목합니다.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북한인권문제에 가장 공세적이기 때문입니다.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뒷전에 밀렸던 인권문제가 전면에 부각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조너선 폴락 연구원] “I think it’s very very important that Secretary of State has made such a forceful statement…”

무엇보다 미국의 국무장관이 직접 북한의 인권 침해 실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단호한 입장을 밝힌 건 매우 중요한 발전이라는 겁니다.

또 이번 회의와 케리 장관의 연설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다는 데 진정한 의미가 있는 만큼, 그 성과를 북한의 실제 변화 속도로 저울질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기구인 스팀슨센터 윤 선 연구원은 케리 장관의 이번 연설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우선순위가 높아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윤 선 연구원] “I do think that Kerry, by his participation and his speech…”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기저가 변하는 조짐으로 볼 수는 없지만 지난 1~2년 동안 인권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겁니다.

여기에는 답보 상태에 있는 핵 문제 대신 인권 문제로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고 윤 선 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인권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을 자국민 억류 문제 등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입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This is something to the U.S. especially given the Americans are now in North Korea…”

미국인들을 억류하고 노동수용소에 가두는 북한의 행태를 인권 문제와 결부시켜 국제무대에서 적극 제기하겠다는 게 미국 정부의 의도라는 해석입니다.

고스 국장은 그러나 이 같은 강경 기류는 북한과의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고 북한인권 개선이라는 대의를 기록으로만 남기는 ‘국내용’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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