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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달라진 북한인권 기류…"대북 협상 의제로 부상할 것"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9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자료사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9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정부 내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핵 문제와는 별개로 북한의 심각한 인권 실태를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갑니다. 백성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습니다.

유엔총회 사상 처음으로 북한인권을 주제로 한 별도의 장관급 회의가 23일 열리게 된 겁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건 올해 들어 변화된 미국 정부의 행보입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번 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등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무대에 올리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변화된 기류는 이미 지난 2월 26일 케리 장관이 북한을 사악한 곳으로 규정하면서 감지됐습니다.

[녹취: 존 케리 국무장관] “This is an evil, evil place that requires enormous focus by the world.”

케리 장관은 미국 ‘MS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지구상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잔인한 곳 가운데 하나라고 비판했습니다.

122밀리미터 대공화기를 이용해 사람들을 제거하면서 주민들에게 이런 걸 보도록 강요한다는 실례까지 들었습니다.

케리 장관은 다음날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하면서도 북한에서 대규모 고문과 반인륜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존 케리 국무장관] “In North Korea, the UN Commission of Inquiry recently found clear and compelling evidence…”

국무장관이 각국 인권 실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북한 상황을 개별적으로 상세히 묘사한 건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국무부 고위 인사의 북한인권 상황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북한 비핵화 과제와는 별도로 인권 실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인식과 개선 의지를 적극 설명하는 게 관행처럼 돼 버렸습니다.

대니얼 러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4월 1일 기자들에게 북한을 아시아에서 가장 암울한 지역으로 묘사했습니다.

[녹취: 대니얼 러셀 차관보] “The grimmest corner of Asia, North Korea…”

이어 6월18일 한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한 가해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리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녹취: 대니얼 러셀 차관보] “We are deeply trouble by the deplorable human rights violations taking place in North Korea today…”

단순히 현지 인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처벌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겁니다.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지난 5월13일 발언은 미국의 기류 변화를 더욱 분명히 가늠케 합니다.

[녹취: 글린 데이비스 특별대표] “Long after these debates are over, how well we did and didn’t do on denuclearization, will be the question what did you do for the 25 million people of North Korea…”

핵 관련 논란이 모두 끝난 뒤 북한 주민들을 위해 과연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질문을 받게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주도하는 미 당국자가 북한의 인권 개선을 핵 문제 못지 않게 중요한 과제로 제시한 의미가 큽니다.

북한인권 상황을 겨냥한 존 케리 국무장관의 공개석상 발언은 더욱 날카로워졌습니다.

특히 지난달 13일 연설에서 강조한 북한인권 개선의 시급성은 핵 문제에 할애한 비중을 단연 압도했습니다.

[녹취: 존 케리 국무장관] “North Korea’s gulags should be shut down not tomorrow, not next week, but now.”

극악한 인권 유린은 더 이상 설 땅이 없다면서 북한의 강제수용소 폐쇄를 촉구한 겁니다.

케리 장관이 북한인권 문제를 이처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처음인데다 민감한 강제수용소 문제를 공개 거론한 점도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의 한층 단호해진 구체화된 북한인권 관련 발언은 시드니 사일러 신임 6자회담 특사의 지난 4일 연설에서 실질적 정책 변화 조짐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 시드니 사일러 특사] “The denuclearization and improvement of human rights are not mutually exclusive, contradictory policy objectives.”

북한의 핵 문제와 인권 문제는 상호 배타적이거나 모순된 정책 목표가 아니라는 대북 원칙을 제시한 겁니다.

이날 연설을 지켜본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석좌는 ‘VOA’에 오바마 2기 행정부 대북정책의 가장 큰 변화는 북한인권에 훨씬 큰 비중을 두게 된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빅터 차 석좌] “The main thing I think is different is that the human rights element has become a much bigger part of the U.S. Policy…”

차 석좌는 미국의 달라진 대북 기조를 고려할 때 앞으로 미-북 협상에서 핵 문제 뿐아니라 인권과 반인도 범죄 문제까지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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