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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휴대전화 사업 오라스콤, 현지 순자산 감소

  • 김연호

지난 2010년 10월 북한 평양에서 한 교통안내원이 휴대전화로 통화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0월 북한 평양에서 한 교통안내원이 휴대전화로 통화하고 있다.

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하고 있는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의 북한 내 순자산이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북한 당국의 규제 때문에 5억 달러에 이르는 현금 잔고도 본국으로 송금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잡니다.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 (OTMT)이 새 회계감사 보고서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이 보고서는 세계적인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지난 6월 31일 현재 오라스콤의 재무재표를 분석한 것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라스콤이 75%의 지분을 갖고 있는 북한 휴대전화 회사 고려링크의 순자산이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지난해 3월 말 4억2천만 달러에서 12월 말 6억4천만 달러로 크게 늘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6월 말 현재 5억7백만 달러 (36억3천1백만 이집트 파운드)로 줄었습니다. 반년만에 순자산이 20% 감소한 겁니다.

반면 고려링크의 현금 잔고는 같은 기간 동안 4억8천만 달러에서 5억1천만 달러로 늘었습니다.

문제는 5억 달러가 넘는 현금 잔고를 오라스콤이 본국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규제 때문에 현금 잔고를 외화로 바꾸지 못하고 북한 원화의 형태로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해외 송금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회계감사 보고서는 이 같은 문제를 이유로 고려링크의 현금 잔고를 ‘비유동성 금융자산’으로 계속 처리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고려링크의 순자산 감소와 현금잔고 문제를 별도의 특기사항으로 지적하면서 현금 잔고 규모는 북한의 공식 환율을 적용한 추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말에 이어 이번에도 자회사별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업부문별 매출액을 설명하면서 고려링크의 매출액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2천6백만 달러 (1억8천9백만 이집트 파운드)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백만 달러 늘어난 수치입니다.

보고서는 북한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늘면서 매출도 함께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가입자 수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오라스콤은 지난해 5월 고려링크 가입자 수가 2백만을 넘어섰다고 발표한 뒤 더 이상 가입자 수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의 북한전문 인터넷 매체인 '노스 코리아 테크'(North Korea Tech)가 오라스콤 측으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가입자 수가 2백4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노스 코리아 테크'의 보도대로라면 고려링크 가입자 수는 당초 예상보다 증가 추세가 크게 둔화된 것입니다. 고려링크는 지난 2008년 12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뒤 5년반만에 가입자 2백만 명을 확보했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지난 6월 말 현재 최소한 3백만 명으로 늘어야 했지만 결과는 2백40만 명에 그쳤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휴대전화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가질만한 북한 주민들은 이미 다 가졌고, 새로 휴대전화를 구입할 만한 사람은 별로 남아있지 않다는 겁니다.

한편 오라스콤 회계감사 보고서는 북한이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 등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사실을 거듭 지적했습니다.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고려링크의 영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지만 제재가 강화될 경우 금융 조달이나 오라스콤 본사와의 금융거래, 북한 내 영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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