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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국가들, 반 ISIL 국제연합 참여...미국·유럽연합, 대 러시아 추가제재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테러단체 ISIL을 소탕하기 위해 미국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국제연합에 아랍 여러 나라들이 참여 의지를 밝혔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합니다.

진행자) 오늘도 테러단체 ISIL에 대응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관한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이 ISIL을 소탕하기 위한 국제연합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각 국의 반응을 좀 전해주시죠?

기자) 유럽 동맹국들은 ISIL을 소탕하기 위한 국제연합에 지지와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도, 시리아에서의 공습에 동참할 지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입장입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 10개국들도 국제연합에 참여하기로 했는데요.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서방국들의 반응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엇그제(10일) 대국민 연설에서 ISIL의 위협에 대응하고 궁극적으로 이들을 소탕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했는데요. 이들이 시리아 북동부와 이라크 북부를 장악하고 '이슬람국가' 수립을 선포하는 등, 과거 어떤 테러단체보다 심각한 위협을 중동을 넘어 국제사회에 제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 중 가장 핵심은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현재 이라크에서만 실시하고 있는 ISIL에 대한 공습을 시리아로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시리아에서의 공습을 언제 단행하겠다고 밝히지는 않았는데요. 유럽 동맹국들도 공습 참여 여부에 관해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독일이 시리아에서의 공습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는데요. 영국과 프랑스는 공습 참여 가능성은 열어놓았지만, 분명한 참여 의사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은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이었나요?

기자)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이 어제(11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아직 공습 참여 요청을 받지 않았고, 요청을 받더라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국제적 군사작전 참여를 꺼려왔던 만큼 어느 정도 예상된 입장이었습니다. 다만 독일은 이라크 쿠르드 자치병력에 대한 무기와 탄약 지원을 이미 밝힌 바 있고요, 인도적 지원에도 동참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은 어떤가요?

기자) 영국 정부는 엇갈린 입장을 내놨는데요.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은 지지하지만, 공습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공습과 관련해 어떠한 선택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바꿨는데요. 영국 정치권에서는 총리실이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프랑스는 시리아 내에서의 공습에 참여할 수 있지만, 그 전에 국제법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습니다.

진행자) 이라크에서는 이미 미군이 ISIL에 대해 150차례 이상 공습을 가했고, ISIL이 장악했던 주요 거점을 탈환하는 성과도 거뒀는데요. 시리아에서의 공습은 이렇게 주저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이라크와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선 이라크에서는 ISIL에 대응한 군사작전을 지원해 달라는 이라크 정부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공습을 위한 합법적인 근거가 마련된 셈이죠. 하지만 시리아에서는 미국이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과는 상대하지 않고, 온건파 반군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시리아 정부는 자신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공습은 공격 행위로 간주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시리아군의 방공망을 동원해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로 군사행동의 명분을 마련할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러시아가 시리아에 대한 공습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러시아 외무부가 어제(11일)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논평을 냈는데요. 시리아 정부의 동의나 안보리 결의도 없이 시리아 영토 내에서 ISIL에 공습을 가하겠다는 것은, 도발행위이자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또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도 일방적인 공습에는 반대 의사를 밝혔는데요.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국제적인 대테러 작전에서 반드시 국제법과 관련국의 주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에서의 공습에 걸림돌이 많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과연 언제 어떤 방법으로 시리아에서의 공습을 단행할지, 또 다른 나라들의 지지를 얼마만큼이나 얻어낼 지 주목되는데요. 한편 앞서 러시아의 비난에 대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동부에 군사개입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과연 러시아가 국제법을 논할 자격이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이 중동을 방문 중인데요. 아랍 여러 나라들이 국제연합에 참여 의지를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아랍 10개국 대표들의 회담이 있었고, 케리 장관도 참석했는데요. 10개국 대표 중 터키를 제외한 9개국 대표들은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ISIL과의 포괄적인 전투에서 각각의 역할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이 될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앞서 시리아의 온건파 반군 훈련에 필요한 군사시설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온건파 반군들에 대해 무기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한편 미국은 ISIL에 대응한 국제적인 공조에 서방국만 참여해서는 안되며, 주변 아랍국가들의 동참이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었습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터키를 방문했죠?

기자) 지난 9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터키를 방문한 데 이어, 며칠만에 미국의 고위 당국자가 다시 터키를 찾는건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터키는 현재 국제연합 참여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모술 주재 터키 총영사를 비롯해 자국민 50여명이 인질로 붙잡혀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터키는 시리아, 이라크와 모두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ISIL에 대한 군사작전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데요. 케리 장관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등과 면담하고 동참을 더욱 적극적으로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ISIL 조직원 수가 당초 알려졌던 것 보다 훨신 많다는 미국 중앙정보국의 발표가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중앙정보국, CIA는 테러단체 ISIL 조직원 수가 2만에서 최대 3만1천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지난 5월에서 8월 사이에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IL 활동에 관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라고 합니다. 이는 당초 알려진 1만명 보다 훨씬 많은 숫잡니다.

진행자) ISIL이 빠르게 세력을 불리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CIA는 ISIL이 활발하게 조직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또 지난달 초까지 잇따라 교전에서 승리했고, '이슬람국가' 수립까지 선포하면서 조직원들을 많이 모은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는 ISIL 조직원 중 절반이 외국 출신이고 2천명 정도가 서방 출신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ISIL이 이라크에서 미국의 공습 지원을 받은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 자치병력에 패하고, 주요 거점들을 빼앗기면서, ISIL에 대한 지지가 줄어들었을 수 있다는 견해도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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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소식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결국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기로 했군요?

기자) 네. 미국과 유럽연합은 앞서 추가 제재안을 마련했지만, 우크라이나에서 휴전이 이뤄지면서 결정을 미뤄왔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조치가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오늘(12일) 추가 제재를 단행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제재가 오늘(12일)부터 시작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 관련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우크라이나 휴전 이후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불안하게 하는 행위를 중단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러시아의 금융, 에너지, 국방 분야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는 조치가 오늘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은 지난달 말 제재 합의 후에도 제재 이행을 두 차례 연기한 바 있는데요. 헤르만 반 롬풰이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신규 제재 조치가 오늘(12일)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휴전과 대화를 지지한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사태 종식을 위한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 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불법적인 군사 개입을 했기 때문입니다. 나토는 1천명 이상의 러시아 병력과 탱크, 첨단 방공미사일 등 중화기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들어와있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사진도 공개했었죠.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는 부인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러시아도 자국 정규군 병력이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휴가 중인 군인들이 자발적으로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갔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휴가 중인 군인들이 정부의 승인 없이 탱크와 방공미사일까지 가지고 우크라이나에 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이죠.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휴전 이후 러시아 병력 상당수가 철수했다고 발표해서, 긍정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졌었는데요. 나토는 어제 다시 러시아 병력 1천명이 계속 우크라이나 동부에 상주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가 예상됐었습니다.

진행자) 제재 내용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제재는 미국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은행과 에너지 기업을 늘리고요, 러시아가 서방 기업과 합작으로 추진 중인 석유 개발 사업을 중단시키는 조치도 포함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새 제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측근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에서 더욱 심각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고요. 또 러시아가 국제법을 위반하고 우크라이나에 계속 개입한다면, 그에 따른 고통과 정치적 고립도 증가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은 어떤가요?

기자) 유럽도 유럽시장에서의 자본을 조달하지 못하도록한 제재 대상을 확대했는데요. 러시아의 금융과 에너지, 국방 분야 기업들이 포함됐습니다. 군수물자로 전용될 수 있는 이중물품의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유럽으로의 여행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개인 제재 대상도 늘렸습니다. 러시아 내에서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로 서방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석유 생산에 차질을 빚을거란 우려가 이미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러시아가 휴전 협정을 준수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제재를 철회할 거란 입장도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 정부는 즉각 반발했는데요. 드미트리 페스코프 푸틴 대통령 공보비서는 추가 제재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고려할 때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또 유럽연합의 이번 조치는 러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인들에게도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앞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추가 제재에 대해 비대칭적인 제재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고요, 유럽 항공기들의 러시야 영공 통과를 불허하는 것도 가능한 조치로 언급했었습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오늘(12일)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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