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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일본군 위안부 삶 다룬 미국 소설 한글판 출간


미국인 작가 윌리암 앤드류스 씨의 ‘용의 딸들: 위안부 여성의 이야기’ 책 표지.

미국인 작가 윌리암 앤드류스 씨의 ‘용의 딸들: 위안부 여성의 이야기’ 책 표지.

매주 화요일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 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의 성 노예로 끌려간 위안부 소녀의 삶을 담은 영문소설이 최근 한글로 번역돼 출간됐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중서부 미네소타 주에 거주하는 미국인 작가 윌리암 앤드류스 씨가 올해 1월 일본 군 위안부의 삶을 그린 소설을 펴냈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역사자료와 전문가 조언,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수집한 데 이어 2008년부터 책을 쓰기 시작해 6년여 만에 결실을 본 겁니다.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위안부 소설을 쓴 앤드류스 씨는 ‘용의 딸들: 위안부 여성의 이야기’란 제목의 이 책으로 올해 전세계 모든 간행물을 대상으로 특히 역사 관련 소설에 수여하는 IPPY 상을 수상했습니다.

특히 지난 달에는 인터넷 상점 아마존 닷 컴과 미국 내 대형 서점에서 판매 중인 이 책의 한국어 번역판이 출간됐습니다.

앤드류스 씨는 일본 군 위안부 여성의 삶을 소설로 내게 된 건 자신의 딸이 한국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윌리암 앤드류스] “It was kind of embarrassing. I was kind of ashamed for myself as ..

네 살 때 입양한 딸이 12살이 된 지난 2000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고, 딸이 태어난 나라에 대해 무관심했던 게 부끄러워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아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앤드류스 씨는 특히 20만 명이 넘는 한국 여성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 위안부로 끌려간 사실과, 청춘을 빼앗긴 이들 소녀들의 비참한 삶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총 340여 쪽에 달하는 소설의 내용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녹취: 윌리암 앤드류스] “the girls and young women who were forced into sexual slavery for..

일본 군에게 곧 끌려갈 두 딸 수희와 자희를 위해 두 자매의 어머니는 딸들을 지켜 줄 거란 믿음으로 용 머리 모양을 한 머리 빗을 언니 수희에게 건냅니다.

빗에는 동쪽과 서쪽을 지키는 용 두 마리의 머리가 붙었는데, 수희는 어머니의 빗을 동생 자희에게 주며 자희가 용의 해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해줍니다.

두 자매는 신의주의 일본 군 군화제조공장에서 일하게 해 준다는 일본 군의 말을 믿고 트럭에 올랐지만 운전사에게 강간당하는 또 다른 소녀를 본 후 자신들의 불행을 직감하게 됩니다.

결국 만주 동토의 일본군본부에서 하루에 30명이 넘는 일본 군의 성 노리개로 청춘을 짓밟히는 한국의 소녀들과 두 자매.

일본 헌병의 아이를 임신한 수희는 만신창이가 되도록 매를 맞은 뒤 보건소에 갇히고 언니를 만나려던 자희도 모진 매를 맞습니다.

전쟁에서 패한 일본 군은 위안부 소녀들을 학살하고, 자희는 구사일생으로 살았지만 병든 언니는 일본 군의 총에 맞아 숨지는데요, 자희는 신의주를 거쳐 평양으로 내려가 북한 남자를 만났지만 김일성에 반항한 그가 숙청 당하자 남으로 탈출합니다.

언어감각이 뛰어났던 자희는 우여곡절 끝에 번역가가 되기로 마음먹고 성공을 향해 불철주야로 일하며 하나 하나 성취해 가지만 위안부라는 아픈 기억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늘 그를 아프게 합니다.

‘용의 딸들: 위안부 여성의 이야기’는 14살 어린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을 당한 자희의 생존을 위한 의지를 보여주는데요, 앤드류스 씨는 이 소설에 한-일 간 정치적 갈등은 거의 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설의 목적이 사선을 넘은 위안부 여성들의 숨겨진 아픔과 고통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김서경 씨는 이 소설이 위안부들의 아픔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서경] “장면 하나 하나 다 다가왔어요. 위안부 소설을 뛰어넘어 인신매매에 관한 그런 것과 연계해서 볼 때 일본인들이 저지른 일은 어마어마 한 거예요. 20만에서 30만에 달하는 아시안 처녀들이 끌려갔다는 거죠. 어마어마 한 것이죠.”

김서경 씨는 소설 내용이 매우 사실적인데다 장면 묘사가 매우 세세하다며, 외국인이 위안부들의 삶을 이렇게까지 담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또 책을 번역하면서 감정의 전이로 인한 아픔이 강했다며, 한국인 독자들을 위해 표현을 순화한 부분도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김서경 씨는 위안부들의 아픔에 대해 반드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현재 한글판의 홍보를 맡아 미국 내 한인들을 대상으로 출판기념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가 앤드류스 씨는 이 책이 일본어로도 번역되길 희망했는데요, 독자들이 자신과 같은 목소리를 내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암 앤드류스] “ that your story should not be forgotten. We shouldn’t forget about you because if we do..”

“우리는 당신들의 고통에 대해 책임을 느낍니다. 내가 책을 쓴 가장 큰 이유는 당신들이 잊혀져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을 잊게 된다면 이런 역사는 되풀이 될 겁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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