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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프로레슬링대회 개최, 북한 관람객 열띤 호응


지난 30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을 가득 메운 북한 관중이 국제프로레슬링대회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지난 30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을 가득 메운 북한 관중이 국제프로레슬링대회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평양에서 열린 국제프로레슬링대회가 이틀 간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류경정주영체육관을 가득 메운 1만 3천 명의 관중들은 처음 접한 이색적인 경기에 크게 호응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국제프로레슬링대회가 ‘평화를 위하여, 친선을 위하여’라는 기치를 내걸고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30일과 31일 이틀간 진행됐습니다.

개막식에는 김영훈 체육상,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 참석했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인 안토니오 이노키 일본 참의원과 장웅 위원이 이번 대회의 실행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이노키 의원은 개막식에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오랜 기간 닫혔던 일본과 조선 관계의 문이 열리고 양국이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닌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개막식에 이어 1만 3천여 명의 평양 시민들이 체육관을 가득 메운 가운데 프로레슬링 대회가 시작됐습니다.

불이 꺼진 깜깜한 체육관 한 가운데에 있는 사각형의 무대는 집중조명을 받았고, 선수들이 입장하거나 주요 동작이 나올 때마다 화려한 불빛이 번쩍 번쩍하며 미국 음악이 울려 퍼졌습니다.

현장 취재를 한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관객들이 경기 초반에는 적절한 순간에 점잖게 박수만 쳤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가면을 쓴 일본 선수가 내내 지기만 하다가 역전승을 하자 관객들이 호응하기 시작했고, 웃으며 전화기를 꺼내 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인 여자 레슬링 선수 네 명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이들을 홀린 듯 쳐다봤습니다. 온몸에 달라붙는 빨간 옷을 입고, 천을 뒤집어 쓰는 등 화려한 복장을 한 이들은 무대 위에서 서로의 머리카락을 잡아 뜯고 머리를 발로 차며 격렬하게 싸웠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여성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관중석에 있던 한 외교관의 말을 빌어, 북한 주민들이 평소 보지 못하던 외부 세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18년 전 평양에서 프로레슬링이 열렸을 땐 북한 관중이 선수들이 진짜 싸우는 것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가짜로 싸우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관중들이 경기를 보며 감탄과 함께 큰 박수를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경기장을 가득 채운 1만 3천 명의 관중 대부분은 운동경기를 보러 왔으면서도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메는 등 잘 차려 입은 상태였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도 관중들이 통쾌하고 멋있는 타격 장면들과 높은 기술동작들이 펼쳐질 때마다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밥 샙, 바비 래쉴리, 에릭 해머 등 3 명의 미국 선수들을 비롯해 일본, 브라질, 프랑스 등 8개 나라 출신 선수 21 명이 참가했습니다.

대회는 특히 일본 정부가 지난달 대북 제재 완화의 일환으로 방북 자제 요구를 해제함에 따라 일본인 관광객 50여 명이 참관했고, 일본 등 해외 언론사 기자 30여 명이 취재를 위해 방북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노키 의원은 행사를 마친 뒤 북한과 일본의 관계 강화에 기여해서 만족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은 이번 행사가 북한인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겼으며, 국제 스포츠 교류는 물론 북한과 일본의 관계 강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평양에서 국제프로레슬링 대회가 개최된 것은 지난 1995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1995년에는 ‘한국에서의 격돌’이란 제목 아래 평양 능라도 5월 1일 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첫 날에 15 만 명, 둘째 날에 19만 명의 관중이 모여 세계 프로레슬링 역사상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웠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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