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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업거래 별개로 북한에 계속 원유 지원"


중국 저장성의 원유 저장 탱크. (자료사진)
중국 저장성의 원유 저장 탱크. (자료사진)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실적이 장기간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중국이 상업적 거래와는 별개로 북한에 대해 원유 지원을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중 관계 위기설도섣부른 분석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무역협회가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북-중 무역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일곱 달 동안 중국은 북한으로 원유 수출 실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의 대북 수출 품목 가운데 원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사실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일각에선 이 때문에 북-중 관계 위기설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26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상업적 거래와는 별개로 해마다 암묵적으로 행해진 중국의 대북 원유 지원은 지금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장기 저리의 차관 형태지만 사실상 무상 원조의 성격이 강한 원유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는 정보들을 갖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당국자는 이와 함께 북한 내부의 기름값 동향도 심각한 수준의 이상 현상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군의 훈련 규모와 횟수 그리고 북한 내 정유시설의 가동 현황 등 북한의 기름 사정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기름 부족이 심각하다는 징후들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공식통계에 잡히지 않았다고 해서 지난 7개월 동안 북-중 간 상업적 원유거래가 전혀 없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는 입장입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VOA’에 지난 2004년에도 8개월 연속 상업 거래가 통계에 잡히지 않다가 연말이 돼서 한꺼번에 대규모의 거래 실적이 잡힌 적이 있다며 연말까지 기다려 봐야 정확한 거래 실적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중국이 당국 차원에서 북한으로의 원유 수출을 막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원유 거래가 잡히지 않은 지난 7개월 동안 북-중 간 정제유의 거래는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는 겁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가솔린의 경우 지난 4월에만 만3천톤이 북한에 수출됐고 항공유로 쓰이는 등유는 이전엔 거의 수출되지 않다가 지난 3월 미화 1천400만 달러어치가 북한에 팔렸습니다. 또 군용트럭에 쓰이는 디젤도 4월 들어 7천 톤 이상이 북한으로 넘어갔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런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원유 공급을 둘러싼 북-중 관계 위기설을 섣부른 분석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분석과 함께 북-중 간 원유 거래가 북한이 원유를 확보하는 방법을 다변화한 때문에 실제 부진해졌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한국의 북-중 관계 전문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병광 박사입니다.

[녹취: 박병광 박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하나는 싱가포르 선물시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방법, 두 번째는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부근에서 대략 500~1천 톤씩 들여오는 거에요, 세 번째로 러시아나 심지어 중동에 인력 송출의 대가로 원유를 받아오는 방법이 있죠”

박 박사는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북한이 중국에 대한 원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꾸준히 애를 쓰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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