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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케리 장관 비하 발언에, 국무부 "대응할 가치 없어"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자료사진)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자료사진)

북한이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겨냥해 입에 담기 어려운 표현을 사용하며 인신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맞대응을 자제하는 것으로 북한의 인신공격성 발언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머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최근 북한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을 ‘승냥이’에 비유한 데 대해 반응 자체를 삼갔습니다.

[녹취: 하프 부대변인] "I don’t think I have any response to those kinds of insults..."

하프 부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인신공격성 담화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그런 종류의 모독에 대해 반응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북한의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정책국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케리 장관이 최근 북한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동시에 강경발언을 내놓은 것을 ‘가면극’에 비유하며, “흉측한 주걱턱을 가진 승냥이”라고 비방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무부가 대응을 삼간 것은 지난 5월 북한이 바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하한 데 대해 공식 논평을 냈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북한의 거듭된 인신공격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서울에서 열린 미-한 정상회담 직후 오바마 대통령을 ‘잡종’, ‘광대’, ‘원숭이’ 등으로 비하했습니다.

그러자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북한 관영통신이 과장된 언동으로 악명 높기는 하지만, 이번 언급은 특히 추하고 무례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머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도 북한의 인신공격성 비방이 "추하고 무례하며, 역겹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하프 부대변인] "it’s disgusting. And it’s not based in any sort of reality.."

하프 부대변인은 북한의 비방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며, "그런 말을 사용해 미국을 비판하는 것은 솔직히 불쾌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은 북한의 "공격적이고 터무니없으며, 불합리한 표현들을 오랫동안 봐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북한이 미국 정치 지도자들에 대해 자극적인 인신공격을 가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09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관심을 끌려는 어린이, 철없는 10대”라며 “그들에게 남아 있는 친구는 없다”고 지적하자 거칠게 응수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클린턴 장관이 “때로는 소학교 여학생 같기도 하고, 때로는 장마당에나 다니는 부양 받아야 할 할머니 같다”고 비난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런 인신공격에 대한 물음에 대답 없이 웃음으로 대신했습니다.

[녹취: 크롤리 차관보] "What is vulgar is that the North Korean government chooses to harvest…"

하지만 당시 필립 크롤리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의 독설에 대해 “북한 정부가 주민들을 위한 충분한 식량보다 미사일을 수확하기로 한 것은 비열하며, 북한 정부는 우둔한 길을 택했다”고 응수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앞서 2005년에도 독설을 주고 받았습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 ‘위험한 사람’, ‘국민을 굶기는 사람’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러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하루 뒤 부시 대통령을 ‘불망나니’, ‘도덕적 미숙아’, ‘인간 추물’, ‘세계의 독재자’ 등으로 표현하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2002년 국정연설에서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비난했고, 같은 해 사석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난쟁이, 버릇없이 구는 아이 등으로 비하하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케리 국무장관에 대한 북한의 최근 인신공격은 미국의 자극적인 언사가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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