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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송 탈북자 등 18명, 지난해 북한서 자의적 구금"


북한에 재입북했다가 체포된 탈북자 전영철 씨가 지난 2012년 1월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 씨는 한국 당국의 지령을 받고 김일성 동상을 파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TV 화면.
북한에 재입북했다가 체포된 탈북자 전영철 씨가 지난 2012년 1월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 씨는 한국 당국의 지령을 받고 김일성 동상을 파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유엔이 지난해 강제북송된 탈북자 등 18 명을 북한 당국에 의한 자의적 구금의 피해자로 판정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대해 한국 정부의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은 지난해 북한 주민 18 명을 자의적 구금의 피해자로 판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실무그룹은 다음 달에 열리는 제27차 유엔 인권이사회를 앞두고 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무그룹은 지난해 11월 열린 세 차례 회의에서 김미래 씨 모자와 김현선 씨 모자 등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에서 체포돼 강제북송된 탈북자 7 명을 자의적 구금 피해자로 판정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구금은 ‘세계인권선언’과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의 관련 조항에 위배된다는 겁니다.

세계인권선언 9조는 어느 누구도 자의적으로 체포와 구금, 추방을 당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10조는 모든 사람이 범죄 여부를 판별 받을 때 독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공개적으로 받을 권리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피해자들은 체포돼 구금되는 과정에서 이와 관련한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지난 2012년 북한에 재입북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김일성 동상 파괴 사건, 이른바 `동까모' 사건을 폭로했던 탈북자 전영철 씨의 아들과 처남 4 명, 국군포로 최상수 씨 부자, 당 간부였던 남편의 자살 후 체포된 김복실 씨 모자 3 명을 자의적 구금의 피해자로 판정했습니다.

이밖에 북한 체재를 비판한 혐의로 체포된 황원옥 씨와 국경수비대 무기를 훔쳐 은닉한 혐의로 체포된 최성재 씨 등 2 명도 자의적 구금의 피해자로 판정됐습니다.

실무그룹은 판정에 앞서 북한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북한 정부는 관련 내용이 모두 한국 정부에 의해 조작된 정치적 음모라고 답변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실무그룹이 북한 정부에 대해 피해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석방과 배상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도 지난 2월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 내 수감자의 대다수가 재판 없이 감옥으로 보내지거나 국제법에 명시된 공정한 법적 절차를 무시한 재판을 받고 자의적으로 구금된 피해자라고 밝혔습니다.

마이클 커비 위원장은 이 같은 북한의 자의적 구금이 반인도 범죄에 해당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커비 위원장]

커비 위원장은 북한의 인권 침해 실태를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반인도 범죄로 규정하면서, 이런 범죄에 북한 정부가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은 피해자 가족이나 인권단체들의 청원을 받아 국제 인권규범에 맞지 않는 구금 사례를 조사하고 필요한 권고를 제시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실무그룹은 앞서 지난 2012년에는 한국 경상남도 통영 출신으로 독일에 간호사로 파견됐다 월북해 북한에 억류된 신숙자 씨 모녀와 탈북자 강철환 씨와 신동혁씨 가족을 자의적 구금의 피해자로 판정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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