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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냐 리 미 의회도서관 사서] "정보 가치 높은 북한자료 전산화 시급"


미 의회도서관 한국과의 소냐 리 수석사서.

미 의회도서관 한국과의 소냐 리 수석사서.

무려 3천만 권의 서적과 각종 정기간행물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미 의회도서관. 방대하고 희귀한 북한 자료 또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든 이 귀한 자료를 전산화해 활용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미 정부 예산 감축 등으로 작업이 자꾸 늦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작업을 주도했던 미 의회도서관 한국과 소냐 리 수석사서로부터 이 곳 서가에 묻혀 있는 북한 자료의 가치와 활용도, 그리고 전산화 필요성 등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미 의회도서관이 보유한 북한 자료 수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소냐 리 사서) 저희 도서관의 북한 자료는 만 권이 넘는데요.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가장 방대한 북한 자료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자) 그 중에서 북한 정기간행물 종류, 그리고 보유량은 어느 정도나 되죠?

소냐 리 사서) 만 권 중에서 정기간행물은 238종이 있는데요. 미 의회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은 1940년대에서 60년대까지 출판된, 그러니까 한국전쟁 전에 출판된 자료들이 전쟁으로 소실되어서 남한, 북한에도 없을 그런 자료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기자) 그 중에는 더 이상 발행되지 않는 잡지도 있을 것이고, 그럼 현재 매달 들어오는 북한 정기간행물은 어떤 게 있는 지 궁금하네요.

소냐 리 사서) 전체 잡지들 중에서요, 절간 된 잡지도 있구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고 영구적 가치가 있는 잡지들을 고려해서 지금까지 계속 들어오는 것은 46 종입니다.

기자) 그런 자료들은 그럼 어떤 창구를 통해서 구하십니까?

소냐 리 사서) 중국에 있는 밴더 (vendor)를 통해 들어오죠.

기자) 네, 60년도 더 넘게, 그러니까 아주 초창기에 나왔던 자료, 책자들이 보관돼 있는 건데요. 의회도서관이 갖고 있는 희귀한 북한 자료들, 소개를 좀 해 주세요.

소냐 리 사서) 유일본으로는 한국전쟁 중에 발간된 ‘북조선 노동당 중앙본부 선전선동부’에서 발행됐던 ‘선동원 수칙’이라든지 ‘학습재료’같은 것이 있구요. 그 다음에 ‘노동신문’에서 나온 ‘선동원 수첩’, 그런 게 유일본이구요. 그리고 ‘근로자’사에서 나온 ‘당 간부에게 주는 자료’나 ‘조국’사에서 나온 ‘남조선 문제’가 있습니다.

기자) 그야말로 북한에도 없을 가능성이 높은 자료들이네요. 그런 자료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 와서 찾습니까?

소냐 리 사서) 북한 자료를 찾는 분들은 의회에서 오시는 분들이 있구요. 그 다음에 북한학을 하시는 학자 분들이 있고, 국무부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단체로 오는 경우가 있어요.

기자) 정책제안을 해야 하는 정치인들이 찾는 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소냐 리 사서)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질문들이 많이 들어와요. 그래서 핵에 대한 기사가 나온다고 하면 저희에게는 북 핵에 대한 자료라든지 핵실험, 인공위성, 핵무기, 그 다음에 핵실험 관련 기사가 난 북한의 ‘노동신문’이라든지 그런 기사를 구하는 경우가 많구요. 그리고 북한에서 본 남한과 미국의 관계를 북한 자료나 노동신문에서 그런 자료를 찾는 분들이 있구요. 또 무엇보다도 전체 수입수출에 대한 통계는 늘 계속적으로 들어오는 자료인 것 같아요.

기자) 그래서 자료전산화가 절실한 상황일 텐데요. 작업은 이미 몇 년 전에 시작하셨죠?

소냐 리 사서) 2008년에 시작했어요. 지금은 예산이 끊겨서 계속되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2011년에 중단이 되었어요. 그러니까 저희가 한 2년간 작업을 한 결과가 되네요.

기자) 현재까지 어느 정도나 작업을 완료한 상태입니까?

소냐 리 사서) 저희가 지금까지는 3만4천 개의 색인 작업을 완료했구요. 그건 전체 정리해야 할 자료의 한 7분의 1이나 8분의 1 정도 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기자) 그렇군요. 그걸 어떤 식으로 활용해서 사용자들에게 도움을 주게 됩니까?

소냐 리 사서) ‘베타버전’이라고 해서요, 저희 도서관 서버에는 저장이 돼 있지만 도서관 웹페이지에는 올라와 있지 않은 거예요. 그러니까 밖에서 학자 분들이 웹페이지를 보거나 해도 그게 전혀 안 나타나죠. 그러니까 그 분들이 도서관에 오셔서 저의 도움을 받아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 학자 분들이 ‘위생문화’를 찾으신다고 하면 저희에게 있는 잡지 전체를 다 내다 드리거든요. 그야말로 트럭으로 내다 드리는데, 저희가 베타버전으로 극히 한정된 자료이지만 그걸 찾아보면 ‘선동원 수첩’에서도 위생에 관한 자료가 나와요. 그러니까 그런 건 색인이 안 돼 있다면 전혀 찾을 수가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러네요. 그런 북한 자료를 활용해 본 사람들이 더 그 필요성을 절감하겠죠, 당연히.

소냐 리 사서) 그렇죠.

기자) 상당히 여러 학자들이 전산화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냈다구요?

소냐 리 사서) 전 세계 10개국에서요, 36 명의 학자 분들이 청원서를 냈어요.

기자) 그런 움직임이 물론 힘이 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끼실 것 같습니다. 북한 자료를 매일 보고 어렵게 관리를 할 때마다 전산화의 필요성을 절감하시겠네요.

소냐 리 사서) 지금 전세계적으로 색인화된 것, 검색도구가 없어요. 그러니까 사실 북한 자료를 찾으시는 분한테 저희가 만든 데이터베이스 없이는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자료를 제공할 수가 없습니다. 알고 있는 전체 타이틀을 내다 드리는, 그런 방법 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 쪽 분들은 쓰시는 시간도 그렇지만, 필요한 자료를 찾는다는 게 광산에서 금을 찾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너무 큰 비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힘든 것 같아요. 제가 예를 들자면, 핵에 대해서 찾으신다고 하면 ‘천리마’라는 잡지에서 많이 나오거든요. ‘조선수순’이라는 잡지에서도 핵에 대한 기사가 나옵니다.

기자) 굉장히 옛날 자료겠죠, 물론.

소냐 리 사서) 그렇죠. 그 제목이 뭐냐 하면요, ‘태평양에서 감행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핵무기 시험에 대한 태평양 서부 어업 연구위원회 제3차 전원회의 항의문’이라고 조선신문에 나와요. 이게 60년대 나온 잡지거든요. 그런 건 이런 색인이 없으면 전혀 찾을 수 없는 기사죠.

기자) 그런 전산화가 앞으로 가능하려면 어느 정도 기간, 또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

소냐 리 사서) 앞으로 6~7년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1년에 6만 달러가 드는 작업이에요.

기자) 그럼 7년 계속하면 42만 달러 정도 들겠군요.

소냐 리 사서) 네.

기자) 또 궁금한 게요. 자료들이 말씀하신 대로 60년 이상 된 것들이 많기 때문에 보존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문제는 지금 어떻게 해결하고 계세요?

소냐 리 사서) 말씀하신 대로 전쟁 후 60년이 지난 자료들을 보존하는 데 문제가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묶인 것이 풀어지거나 종이들이 헤지거나 글씨가 흐려져서 어떤 건 읽기조차 힘든 것이 많아요. 특히나 유일본인 경우는 이 자료들이 사라지면 여기 실린 정보들이 다 없어지고 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늦기 전에 보존공사를 하고 스캐닝 작업을 마치고 디지털화가 돼야 하는데, 지금은 그냥 중성지 폴더에 넣고 가능하면 보시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바라고 있는데, 사실 요새는 이 자료들을 쓰시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기자) 저도 자료를 직접 봤습니다만, 많이 헤지고 또 위태롭다, 이런 생각을 많이 가졌거든요. 아까 보존공사, 또 스캐닝, 디지털화, 이런 전산화와 보존작업이 실질적으로 가능하려면 어떤 식의 움직임이 필요할까요?

소냐 리 사서) 어느 기관에도 없는 자료들이고 정보들입니다. 그리고 세월이 가면 낡은 자료들이 훼손되는 건 막기가 힘들구요. 그래서 북한을 알고 이해하고자 하는 의원들 뿐아니라 세계 각국의 학자들도 효율적인 접근을 제공하는 전산화 작업을 꼭 진행시키고 싶거든요. 그런데 사실 미국 정부는 지금 재정 문제로 예산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서 저희 도서관도 적지 않게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혹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이 귀한, 그리고 더욱 귀하여질 자료들을 보존하고 전산화를 마칠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제가 방법을 찾지 못했네요.

기자) 그 방법을 꼭 찾으시기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소냐 리 사서)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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