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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국 화가, 위안부 초상화전 열어


종군위안부 작가로 알려진 스티브 카발로 씨가 뉴저지에서 열린 자신의 전시회에서 작품 옆에 서 있다.

종군위안부 작가로 알려진 스티브 카발로 씨가 뉴저지에서 열린 자신의 전시회에서 작품 옆에 서 있다.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 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 위안부로 끌려간 한국 여성들의 아픔을 그린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미국인 화가가 7년 째 열고 있는 전시회입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동부 뉴저지 주 테넥 시에 있는 나비박물관의 그림 전시실.

한 서린 여인들의 모습을 담은 수채화 30여 점이 띄엄띄엄 걸려 있습니다.

그림 속 주인공들은 거의 발가벗겨져 있고, 얼굴엔 표정이 없습니다.

얼룩덜룩 때 묻은 속옷 차림으로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가냘픈 여인은 모진 바람을 맞으며 흩날리는 꽃잎을 서글프게 바라봅니다. 붉은 꽃 보다 더 고왔던 꿈과 청춘이 희생 당함을 의미합니다.

또 한 여성은 발가벗긴 채 웅크리고 앉아있고 그림엔 이런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과거라고 말하지 말아요. 난 그 기억으로 매일을 살고 있습니다.’ 그림 속 여인이 말하는 듯 합니다.

이 그림을 보고 일본 군 위안부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는 20대 일본인 여학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본인유학생] “looked me, I say Good bye we have to stop..”

“이 여자가 날 보고 있어요. 나에게 말을 합니다. 그래서 나도 인사 했어요. 우린 우리만 생각하는 것을 멈춰야 해요.”

화려한 성탄절 장식에 둘러싸인 또 한 명의 그림 속 주인공은 한 곳을 뚫어지게 쳐다봅니다. 성탄절 같은 명절 마저도 기뻐하지 못하고 세상을 향해 자신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외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국계 미국인 대학생은 그림들이 매우 슬프다며, 중국 역시 위안부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케빈] “It’s very sad, of course..they do mention ”

70대 한인 여성은 자신은 위안부로 끌려가지 않았지만 그림들이 당시 일들을 떠오르게 해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한인 여성] “ 다시 생각나니까 싫은거지, 왜정때 생각이 지나가니까.. 피하고 싶은거지..”

생각과 느낌은 다르지만 관람객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건 끔찍한 고통을 당한 여성들이 그림 밖의 세상에다 무언가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종군위안부 작가로 알려진 스티브 카발로 씨의 위안부 피해자 초상화 전시회는 이런 메시지들을 전하고 있습니다.

`많은 상처 멈추지 않는 피’ (From Many Wounds We Bleed)란 제목의 이 전시회를 연 카발로 씨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전쟁 당시나 수 십 년이 흐른 지금이나 똑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이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티브 카발로] “These women were rape victims. I mean, there’s no doubt, my wife has no doub...That’s about the most I could do….trying to bring awareness to..”

그림 속의 여인들은 일본 군 병사들에게 성폭행 당한 피해자라는 것이 사실이며, 그림을 통해서라도 이를 알리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설명입니다.

카발로 씨는 지난 1992년 지인을 통해 위안부 역사를 알게 된 뒤 충격을 받고 위안부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요, 위안부 여성들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김다실 씨의 책 ‘침묵의 소리’를 읽고 종군위안부 작가의 길을 걸어 왔습니다.

한국을 방문해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난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간증과 역사 자료를 수집했고 미국 내 첫 위안부 기림비 제작에 참여했으며, 위안부 역사 바로잡기 시위에도 동참했습니다.

카발로 씨는 인생의 황혼 길에서 손주의 재롱을 볼 나이인 피해자 할머니들의 인생이 너무나 극적으로 변했다며,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지금도 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티브 카발로] “They never got the apology, their lives have been changed so dramatically..”

카발로 씨의 위안부 관련 그림은 미국인 화가의 그림이라는 이유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나비박물관아트전시관의 줄리 장 디렉터 입니다.

[녹취: 줄리 장] “ 작가가 외국 사람이니까 오히려 저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그게 있으신 거 같아요. 4년 전 한국 작가들과 전시를 했었는데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을 해 오신 건 이분 한 분 밖에 없으세요. ”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보상을 염원하며 활동하는 카발로 씨는 할머니들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림 속 주인공은 같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발로 씨는 꽃보다 여리고 아름다운 그들의 젊은 시절이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는 생각에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인종을 떠나 잘못된 점은 전세계인이 알고 바로 잡아야 하며, 이것이 전시회의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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