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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 합의 이행 한 달...대북 제재 완화 영향 미미

  • 김연호

지난 1일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가운데)와 일본의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양국 국장급 협의를 갖기 위해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 마련된 회담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지난 1일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가운데)와 일본의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양국 국장급 협의를 갖기 위해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 마련된 회담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북한과 일본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 재조사와 대북 제재 완화에 들어간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북한 측의 재조사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쯤 나올 나올 예정인데, 대북 제재 완화의 영향은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일본인 납북자 재조사 문제부터 짚어보죠. 북한이 설치한 특별조사위원회,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권한이 막강하죠?

기자) 네. 특별조사위원회는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로부터 권한을 부여 받았습니다. 모든 기관을 조사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해당 기관과 관계자들을 조사에 동원할 수 있습니다. 위원장에는 서대하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이 임명됐습니다.

진행자) 조사 범위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일본인 납북자 뿐만 아니라 행방불명자, 잔류 일본인과 배우자, 일본인 유골 문제까지 다룹니다. 북한은 조사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위해 필요한 시점에 일본 측 관계자들의 방북도 허용했습니다.

진행자) 조사 결과는 언제 나옵니까?

기자)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순이면 1차 조사 결과가 나올 전망입니다. 일본의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 담당상이 일본 정부와 여야 정당의 납치 문제 관계 의원들로 구성된 ‘납치 문제 대책기관 연락협의회’에서 직접 밝힌 겁니다. 북한과 일본은 조사 내용과 결과 발표 시기 등에 대해 계속 물밑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북한에 있는 일본인들에 대해 포괄적으로 조사하는 거라 쉽지 않을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조사 대상자가 상당히 많은 건 사실입니다. 일단 일본 정부가 공식 인정한 납치 피해자는 모두 17 명인데요, 지금까지 5 명이 귀국했습니다. 나머지 12 명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거죠. 그리고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의심되는 실종자도 860 명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몇 명을 우선 조사대상으로 일본 정부가 요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일본인 배우자들도 조사대상에 들어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59년부터 1984년 사이 재일 한인 귀환 사업, 그러니까 조총련의 이른바 한인 북송 사업으로 남편을 따라 북한으로 건너간 일본인들입니다. 1천800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2차대전이 끝난 뒤 북한에서 소식이 끊긴 일본인도 1천400 명이나 됩니다. 2차대전 종전 무렵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들도 많은데요, 유골 2만 구가 아직 북한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일단 특별조사위원회가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약속대로 성실하고 진지하게 재조사를 진행하는지 계속 확인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주에 외무성과 경찰청을 포함한 관계부처 국장들이 모였는데요, 북한의 재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상정해 놓고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정부 요원들을 북한에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됐습니다.

진행자) 북한과 일본 외무상이 비공식 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보도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일본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오는 10일 미얀마에서 열리는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별도로 접촉할 예정이라는 겁니다. 일본은 특별조사위원회의 1차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북한이 납치 피해자들의 안부를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일본의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특별조사위원회 설치에 맞춰서 이뤄졌죠?

기자) 네.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일본 정부가 대북 제재를 완화했습니다. 북-일간 인적 왕래 제한을 완화하고 대북 송금과 현금 반출에 관한 보고 의무도 느슨하게 했습니다. 북한 선박의 입항은 인도적 목적에 한해 허용했습니다.

진행자) 제재 완화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까?

기자) 아직은 별다른 변화가 없습니다. 인적 왕래 부문에서 조총련 간부가 북한을 방문한 정도 밖에 없습니다.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조총련 부의장을 지낸 고덕우 서도쿄본부 위원장이 최근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그동안은 북한 국적을 가진 조총련 간부가 북한을 방문하면 일본 재입국이 금지됐습니다. 하지만 인적 왕래 제한이 풀리면서 고덕우 위원장의 북한 방문이 가능했던 겁니다.

진행자) 제재 완화 이후에 북한 선박의 입항은 전혀 없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북한 선박의 입항 신청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일본은 인도주의 목적의 선박 입항만 허용하고 있는데, 북한이 여기에는 아직까지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겁니다. 북한은 북-일 협상 과정에서부터 줄곧 만경봉 호 입항을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 70~80년대 재일 한인 북송 사업을 맡았던 만경봉 호의 입항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 담당상도 지난 6월 저희 ‘VOA’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만경봉 호의 상징성 때문에 입항 금지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제재 완화로 대북 송금이 늘어날 것이다, 이런 전망도 있었는데, 결과는 그렇지 않군요.

기자) 네. 송금을 금지하다 다시 허용한 게 아니라, 보고 의무를 완화했을 뿐이기 때문에 큰 효과가 없는 것 아니겠느냐, 이게 일본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었습니다. 일본 국민이 외국에 송금할 때 3천만엔이 넘으면 정부에 신고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 대해서는 그동안 300만엔이 넘으면 신고하게 했습니다. 규제를 크게 강화한 거죠. 이 제재를 풀면서 다른 외국에 송금할 때와 같은 기준, 그러니까 3천만엔으로 신고금액 하한선을 다시 올려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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