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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L, '이슬람 국가' 선포...홍콩 비공식 민주화 주민투표 80만명 참가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라크에서 수니파 반군을 주도하고 있는 무장단체가, 시리아에서 이라크 동부에 걸친 '이슬람 국가'를 선포했습니다. 홍콩에서 정치 민주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비공식 주민투표에 80만명이 참가했습니다. 미국에서 전통적으로 비인기 종목이었던 축구가,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인기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서는 박진감 있는 명승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이라크에서는 최근 수니파 반군들이 북부의 주요 도시와 군기지, 국경 검문소들을 장악했고요, 수도 바그다드 주변까지 위협하고 있는데요. 이라크 사태의 중심에 있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ISIL이 시리아에서 이라크에 이르는 '이슬람 국가' 수립을 공식 선포했습니다. 또 자신들의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이슬람 국가 통치자인 칼리프가 됐다며, 칼리프가 장악한 지역의 모든 국가와 정부 단체, 기관들은 효력을 잃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ISIL이 어떤 단쳅니까?

기자) ISIL은 현재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북부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을 과시하고 있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입니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요. 2000년대 초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부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와의 갈등으로 알카에다에서 퇴출됐습니다.

진행자) ISIL은 무슨 뜻인가요?

기자)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의 준말입니다. 레반트는 시리아와 레바논, 팔레스타인, 요르단 등을 포함하는 지역을 뜻하는 데요. 이라크와 이들 지역에 걸친 이슬람 국가 건설을 자신들의 목표로 표방해왔고, 이번에 이슬람 국가를 선포한 겁니다. 원래 이름은 ISI, 이라크 이슬람 국가였고요, 나중에 시리아를 더한 ISIS, 그 후에 다시 레반트까지 넓힌 ISIL로 이름을 바꿔왔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선포한 이슬람 국가라는 게, 그럼 앞으로 이슬람권을 통합한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그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슬람 국가를 선포하면서,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칼리프가 됐다고 주장했는데요. 칼리프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대리인으로, 무함마드가 사망한 후 종교적, 정치적 권한을 이어받아 이슬람 공동체를 다스린 최고 통치자를 말합니다. 칼리프가 통치하는 지역은 한 때 아라비아 반도에서 아프리카 북부, 지중해와 아시아 일부까지 커졌었는데요. 자신들이 이런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테러조직에서 출발한 무장단체가 불과 10여년 만에 어떻게 국가 수립을 선포할 정도가 된겁니까?

기자) ISIL은 이라크와 시리아 접경에서 각 종 테러와 범죄를 자행하면서 세력을 키워왔습니다. 이라크 전쟁으로 사담 후세인의 수니파 정권이 물러나고 시아파 정권이 들어선 후, 시아파에 반감을 가진 수니파들이 합세했고, 지난 2011년 미군 철수 후에는 치안 공백을 틈타 더욱 세를 불려왔습니다. 특히 시리아 내전은 ISIL의 존재를 더욱 각인시켰는데요. 현재 시리아 내에서 정부군에서 맞선 반군 중 가장 강력한 세력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다른 시리아 반군들도 이제 이들과 대립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리아 반군들도 처음에는 ISIL을 아사드 정권에 맞서 싸울 조력자로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ISIL이 점령지에서 잔혹한 행위를 일삼고, 내전을 끝내기 위한 아사드 정권과의 대화 노력에도 거부하면서 대립하는 관계로 바뀌었는데요. ISIL은 다른 시리아 반군 세력들을 공격하기도 했고요. 어제는 시리아에서 다른 반군 8명을 공개처형하고 십자가에 매달았다고 인권단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도 국가의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까?

기자) ISIL이 이슬람 국가를 선포했다고 해서, 실제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가질 지는 두고봐야 합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급속히 세력을 확대했지만, 주요 도시 등을 장악했을 뿐 아직 지방 구석구석까지 세력을 뻗치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들이 점령한 지역에서는 국가의 모양을 갖추려는 움직임인데요. 이슬람 율법을 토대로 법원과 학교, 공공 서비스 등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라크 내전은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이라크 북부와 바그다드 인근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치열한 공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반군이 점령한 이라크 북부 요충지인 티크리트에 대해 최근 며칠간 정부군이 전투기와 탱크를 동원해 공세를 강화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여전히 티크리트의 대부분을 반군이 장악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라크 주변 중동 국가들도 급진 세력이 득세하는 데 불안을 느끼고 이라크 정부를 속속 지원하고 있는데요.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도 최근 연설에서 극단주의 세력이 개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 이슬람을 앞세우고, 국가와 국민의 안정을 저해하고 있다며, 수니파라도 테러 단체는 척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역시 수니파 국가인 카타르도 이례적으로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공조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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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홍콩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비공식 주민투표가 열리고 있는데,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면서 지지를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이번 투표는 '센트럴 점령운동' 이라는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있는데요.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투표에 어제(29일) 까지 거의 80만명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홍콩 인구가 720만 명이고 이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사람이 347만 명이니까요, 유권자의 4분의 1에 달하는 숫잡니다. 당초 센트럴 점령운동 측이 예상했던 10만에서 30만 명에 비해서도 훨씬 많습니다.

진행자) 이들의 요구가 뭡니까?

기자) 홍콩 행정장관 후보에 반중국 성향의 후보도 입후보할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홍콩을 다스리는 행정장관은 간접 선거를 통해 뽑고 있긴 하지만, 후보를 중국 정부에서 추천하기 때문에 반중국 성향은 입후보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홍콩 시민이나 정당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출마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겁니다. 센트럴 점령운동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80만명에 달하는 주민의 의견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비공식 투표니까 실제로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 주민들의 의견을 표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워낙 많은 주민이 참여했기 때문에 앞으로 파장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기자) 이번 비공식 주민투표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번 투표는 중복투표가 가능했다면서, 80만명이라는 숫자에 의구심을 제기했습니다. 또 센트럴 점령운동 측이 가두 시위와 투표를 통해 홍콩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고, 이는 대다수 시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반관영 언론인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이 이번 활동의 자금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어떤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하는 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홍콩의 정치 민주화를 촉구해왔습니다.

진행자) 내일은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있다고요?

기자) 네. 내일은 홍콩반환 기념일인데요. 센트럴 점령운동은 대규모 민주화 요구 시위도 예정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진행되는 합법적인 시위인데요. 이번에 투표 참여 열기를 볼때, 지난 2003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던 50만명을 넘어서는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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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미국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최근 보훈부의 각 종 비리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었는데요. 그것 때문에 보훈부 장관이 사임했고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후임 장관을 지명했다고요?

기자) 네. 기업 최고경영자 출신을 임명해서 주목되는데요. P&G라는 유명한 생활용품 업체 최고경영자 출신의 로버트 맥도널드 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맥도널드 전 회장을 공식 임명할 것이라고 보입니다.

진행자) 보훈부가 퇴역한 미군들을 지원하는 부선데, 기업가 출신이 장관이 됐다니 좀 의왼데요?

기자) 하지만 보훈부가 처한 구조적인 문제를 개혁하려면 기업가 출신이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보훈부 사태가 불거진 건, 보훈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던 퇴역군인들이 길게는 수백일 까지 대기하다가 진료도 받지 못하고 숨을 거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이후 보훈부의 관리 체계나 조직 문화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습니다.

진행자) 새 보훈장관 지명자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맥도널드 전 회장은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요. 1980년, P&G에 평사원으로 입사해서 30년만에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거대한 정부기관인 보훈부의 개혁을 담당할 적임자로 뽑힌 것 같다는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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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미국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월드컵 열기가 뜨거운데요. 미국에서도 최근에 축구가 인기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물론 이번 월드컵에서 미국 팀이 선전하면서 미국인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졌지만, 반짝 인기만은 아니라는 게 미국 언론들의 분석인데요. 지난 22일 미국 조별리그 2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는 미국에서 거의 2천5백만명이 시청했다고 합니다. 이는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 결승 경기의 평균 시청률 1천550만명, 프로농구의 1천490만 명 보다도 수치인데요. 물론 프로야구와 프로농구는 7전 4선승제로 여러 경기를 치르긴 하지만, 과거에 비해 축구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아졌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래도 월드컵 기간이 아닌 평소에는 축구의 인기가 다른 스포츠보다 못하지 않습니까?

기자) 아직은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 스포츠는 '풋볼'이라고 부르는 '미식축구' 고요. 프로야구와 프로농구, 아이스하키가 뒤를 잊고 있습니다. 프로축구는 아직 이들 종목의 인기에는 미치지 못하죠. 하지만 최근에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축구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 또 축구 경기 중계를 시청하는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미국의 스포츠 전문가들은 두 가지 이유를 언급하는데요. 우선 미국에서 주로 젊은이들 사이에 축구의 인기가 높다는 겁니다.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축구를 실제로 즐기거나, 혹은 축구 경기를 시청하는 비율이 다른 세대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앞으로 축구의 인기는 계속 올라가게 돼있다는 겁니다. 이런 변화에 맞춰 상업 방송사들도 축구 경기 증계를 크게 늘렸는데요. 4년 전에 비해 43%나 늘었습니다.

진행자) 이유가 두 가지라고 했는데, 다른 하나는 뭔가요?

기자) 꾸준한 중남미계 인구 유입과 이들의 출산으로 미국 전체 인구에서 중남미계가 차지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는 것도 이윤데요. 중남미에서는 축구가 다른 어떤 스포츠에 비해서도 인기 있는 종목 아닙니까?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중남미 국가들이 선전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은 미국 축구 열기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 WORLD CUP MUSIC ///

진행자) 계속해서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컵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지난 토요일부터 16강전에 돌입했는데요. 매 경기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명승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말동안 4경기가 벌어졌는데요, 이 중 두 경기는 승부차기로 승패가 갈렸고, 또 다른 경기는 경기 종료를 2분여 남긴 상황에서 결승골이 터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경기들이었나요?

기자) 16강전 첫 날인 28일에는 개최국 브라질과 칠레의 경기가 있었는데요. 예상과 달리 칠레가 강력한 우승후보인 브라질에 전혀 밀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1:1 상황, 경기 종료를 불과 1분 정도 남긴 시간에 칠레 공격수 모리시오 피냐의 슈팅이 골대를 맡고 튀어나왔는데요. 이 공이 들어갔으면 칠레의 승리로 끝나는거였죠. 하지만 결국 승부차기까지 같고 브라질이 칠레에 가까스로 승부차기 승리를 거뒀습니다.

진행자) 코스타리카와 그리스의 경기에서도 승부차기가 나왔다고요?

기자) 이 경기도 흥미로웠는데요. 0:1로 끌려가던 그리스가 후반 막판 추가시간에 극적으로 동점골을 넣었지만,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승리를 가져오지는 못했습니다. 한편 가장 박진감 넘쳤던 경기는 어제 네덜란드와 멕시코 전이었는데요. 네덜란드가 조별리그 최다 득점을 자랑한 막강한 화력으로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 아닙니까? 그런데 후반 43분까지는 멕시코가 1:0으로 앞서가고 있습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는데요. 네덜란드는 여기서 스나이더의 중거리슛과 수비 반칙으로 얻어낸 패널티킥으로 불과 5분여만에 두 골을 넣고 승패를 뒤집었습니다.

진행자) 오늘 경기 일정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오늘은 프랑스와 나이지리아, 독일과 알제리의 경기가 벌어지는데요. 공교롭게도 두 경기 모두 유럽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가 맞붙게 됐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지만, 이번 대회에서 이변이 많았기 때문에 뚜껑은 열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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