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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이라크 사태 협력 논의...미국, 러시아에 추가 제재 경고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사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등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군은 이라크 주변 페르시아만으로 항공모함을 이동한데 이어 해병대 500여명이 탑승한 상륙함을 추가로 파견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럽에서 또 다시 가스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지난 25년간 가장 존경 받는 대통령으로 클린턴 전 대통령이 꼽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오늘도 이라크 사태 관련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이라크에서 급진 수니파 반군이 북부 지역을 장악하고 수도 바그다드까지 위협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은데요. 오랫동안 적대 관계에 있었던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사태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을 처음으로 논의했다고요?

기자) 길진 않았지만 매우 이례적인 만남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어제(16일)부터 이란과 주요 6개국의 핵 협상이 열리고 있는데요, 미국과 이란 당국자들은 별도의 양자회담을 갖고, 이라크 사태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양측 모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첫 만남이었기 때문에, 일단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을 거란 관측입니다. 한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어제(16일)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어떤 협력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건설적인 어떠한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답하면서, 한때 군사적인 협력까지 가능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었는데요. 백악관과 국무부 관리들이 즉각 이란과의 대화에서 어떠한 군사 협력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중동에서는 수니파와 시아파 국가들이 대립하고 있는데, 미국이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협력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변 수니파 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고요?

진행자) 중동에서는 이란과 시리아, 레바논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수니파 국가들인데요. 미국의 움직임에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간접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는데요. 이라크에 대한 외국의 개입에 반대한다는 정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의 유발 슈타이니츠 전략부 장관은 미국과 이란의 공조가 중동의 가장 중대한 안보 위협인 이란 핵 문제에서 미국의 태도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이라크 사태가 단순히 국내 문제가 아니라 중동의 외교 구도 전체를 흔드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별도로 이라크 사태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인데요, 윤곽이 나왔습니까?

기자) 백악관에서는 어젯밤(16일)에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주재로 이라크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안보회의가 열렸는데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라크 반군이 시시각가 이라크 정부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발표가 있을거란 전망인데요. 반군에 대한 공습 등 제한적인 군사 개입이 될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라크에 추가로 병력을 파견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이라크 내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275명의 미군 전투 병력을 이라크에 배치할 것이라고 미국 정부가 밝혔는데요. 170명은 이미 이라크에 도착했고, 나머지 병력은 쿠웨이트 등에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이 100명 정도의 특수부대원들을 이라크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익명의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서 보도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들도 전투에 직접 투입되는 것은 아니고, 이라크 정부군 작전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을거란 관측입니다.

진행자) 군함도 추가로 이라크 주변으로 이동시켰다고요?

기자) 미국은 이미 이라크 주변 페르시아만에 항공모함 조지부시호를 배치했는데요. 상륙함 메사베르데 호도 추가로 이동시켰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상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500여명의 해병대가 탑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의 최종 결정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는 태세를 이미 갖추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이라크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오늘(17일)도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60km 떨어진 바쿠바에서 수니파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합니다. 반군은 바쿠바 주변을 거의 장악한 채 바그다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북부에서도 반군이 계속 세력을 넓히고 있는데요. 지난주 모술과 티크리트에 이어 어제(16일)는 시리아로 이어지는 전략적 요충지 탈아파르까지 수중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VOA MUSIC ///

진행자) 이번엔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유럽연합의 중재로 열린 가스 협상이 결렬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는데요. 유럽에서 몇 년 전 벌어졌던 러시아발 가스 대란이 재현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은 전체 소비 가스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고, 15%는 우크라이나를 통해 공급됩니다. 러시아에서 유럽지역으로 향하는 가스관이 우크라이나를 통해 지나가는거죠. 유럽은 지난 겨울 이상 고온으로 가스 소비량이 적었기 때문에 현재 어느때보다 비축량이 많고, 따라서 당장은 가스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통한 가스 공급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관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이 유럽에 대해선 가스 공급을 계속할 거란 입장도 밝혔다고요?

기자) 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가스관이 우크라이나를 통해가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나름의 논리로 가스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어차피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거죠.

진행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조만간 타결할 가능성은 없나요?

기자) 유럽연합이 계속 가스협상 중재 의지를 밝히고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입장 차이가 크고요. 또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로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가 매우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타결이 쉽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앞서 친 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유럽연합과의 경제협력 확대를 포기하는 대가로 에너지 공급가를 1천 입방미터당 268 달러로 할인했습니다. 그런데 친서방 정부가 들어서자 일방적으로 485 달러로 올렸고요. 우크라이나가 동의하지 않자, 밀린 대금을 내지 않는다며 가스 공급을 중단한 겁니다. 러시아는 현재 385달러의 절충 가격을 제시했지만, 우크라이나는 300달러 선으로 더 낮추라는 요구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다시 한 번 경고를 보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유럽 담당 차관보가 어제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 발언인데요. 눌런드 차관보는 지난 주 친러 무장세력이 우크라이나 군용기를 격추시켜서 49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심각하게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탱크와 로켓발사대 등을 극단적 분리주의자들에게 지원함으로써 이를 사주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불안정을 계속 유발한다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대가인가요?

기자) 추가 제재가 될텐데요. 눌런드 차관보는 미국과 유렵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매일 주시하고 있고, 다음 단계의 대 러시아 경제 제재 방안에 대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또 에너지, 금융, 국방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일련의 제재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VOA MUSIC ///

진행자) 이번엔 미국 정치권 소식입니다. 미국인들 사이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인기가 여전히 높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과 NBC뉴스 등이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그런 결과가 나왔는데요. 조사에서는 성인 1천2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5년 동안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이 누구인지 물었습니다. 그 결과 42%가 클린턴 전 대통령을 꼽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다른 대통령들은 어떤가요?

기자) 차이가 많이 나는데요. 바락 오바마 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한다는 응답은 18%였고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17%,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16%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왜 그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요?

기자)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임기말에 이미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 지지도가 높았는데요. 66%였습니다. 이에 비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임기말 지지도가 34% 였고, 오바마 현 대통령의 이번 달 지지도는 44%에 그쳤었습니다.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기후 변화와 재난 지원 등 여러 국제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어느 대통령보다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데요. 이런 퇴임 후 활동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미국 소식 한 가지 더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최근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요. 딸을 둔 판사일 수록 여권에 옹호적인 판결을 내릴 확률이 높았다고요?

기자) 어찌 들으면 당연한 얘기인 것 같기도 하지만, 수 천 건의 실제 판결을 분석해보니 통계적으로도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 놀라운데요. 미국 로체스터대와 하버드대에서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 딸을 둔 판사들은 그렇지 않은 판사들에 비해 각 종 재판에서 여권에 옹호적인 판결을 내릴 확률이 7%나 높았습니다. 꽤 높은 수치죠. 딸이 몇 명인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딸이 한 명만 있어도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특히 딸이 한 명 있는 판사들과 아들이 한 명 있는 판사들을 비교했을 때, 딸이 있는 판사들이 여권에 옹호적인 판결을 낼 확률이 16%나 높았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딸이 있으면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을 가족 안에서 느낄 수 있어서 그런거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지는 이번 연구 결과를 보도하면서, 보수적인 성향으로 유명했던 윌리엄 렌퀴스트 전 대법원장의 일화를 소개했는데요. 렌퀴스트 대법원장은 공화당인 레이건 정부에서 임명된 대표적인 보수 법관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03년 대법원에서는 주정부가 여성 공무원의 가족 휴가를 보장해야하는지를 심의한 일이 있었는데요. 렌퀴스트 대법원장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여성의 가정에서의 특별한 역할을 고려해서 휴가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냅니다. 진보 성향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은 나중에 자신도 당시 판결에 매우 놀랐었다면서, 렌퀴스트 대법원장은 이혼한 후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딸이 있었는데 이런 가족 안에서의 경험이 판결에 작용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보수적인 성향의 판사들도 실제 딸을 키워보면 심경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이런 경향은 국회의원들에게서도 나타났는데요. 연방 하원의원들의 경우에도 딸이 있으면 낙태 등 성문제가 포함된 법안에 대해 진보적인 투표를 할 확률이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WORLD CUP MUSIC ///

진행자) 오늘도 마지막으로 브라질 월드컵 관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은 한국의 첫 경기가 열리죠?

기자) 네. 한국은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올랐는데요. 이번에는 H조에 속했고, 브라질 시간으로는 오늘, 한반도 시간으로는 내일 오전 7시에 러시아와 첫 경기를 벌입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의 예상은 어떻습니까?

기자)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러시아가 앞섭니다. 국제축구연맹, FIFA의 국가별 순위를 봐도 러시아는 19위고 한국은 57윕니다. 도박사들도 러시아의 우승을 더 많이 점치고 있고요. 하지만 한국은 지난 2010년 대회에 이어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선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조별 리그 32개 팀 중에 각 조 2위씩이 모여서 16강전을 벌이는데요. 러시아에 지면 강호 벨기에도 같은 조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에 16강 진출이 어려워집니다.

진행자) 한국의 응원 열기도 대단하더군요?

기자) 오늘 첫 경기를 앞두고 온 국민의 관심이 월드컵에 모아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거리응원이 열리는 서울 영동대로와 광화문 광장에는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5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 경기 결과도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어제는 F조와 G조 경기가 있었는데요. F조는 독일, 포르투갈, 가나, 미국이 있어서 '죽음의 조'로 불립니다. 특히 현재 FIFA 순위 2위 독일과 4위 포르투갈이 대결한 G조 첫 경기가 큰 관심이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격이었습니다. 독일이 4 대 0으로 싱거운 승리를 거뒀거든요. 토마스 뮐러는 혼자서 3골을 넣은 '헤트트릭'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득점순위 1위로 올라섰습니다.

진행자) 포르투갈이 너무 허무하게 무너졌는데요?

기자)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독일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는데요. 특히 2 대 0으로 끌려가던 전반 36분 수비수 페페가 넘어진 상대 선수에게 박치기를 하는 황당하고 비신사적인 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팀의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자기팀에 박치기를 한 격이 됐죠.

진행자) 미국도 어제 경기가 있었는데요?

기자) 미국은 가나에 2 대 1로 승리하면서, 16강 진출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했습니다. 한편 F조의 이란과 나이지리아는 득점 없이 비기면서 이번 대회 첫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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