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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브라질 월드컵 녹화 중계…ABU, 무료 중계권 합의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14일 저녁 브라질의 상파울루에서 12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 소식을 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내보낸 개막식 장면.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14일 저녁 브라질의 상파울루에서 12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 소식을 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내보낸 개막식 장면.
브라질에서는 지금 전세계 최대 축구 축제인 월드컵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북한은 이번 대회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 남아공 대회 때처럼 녹화로 텔레비전 중계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도 브라질 월드컵 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44년 만에 본선 진출에 성공했던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에 못지 않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지난 14일 저녁 ‘8시 보도’ 시간에 브라질 월드컵 축구 개막식 소식을 영상과 함께 내보냈습니다. 이어서 저녁 8시 반부터 약 1시간 동안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첫 경기를 녹화 중계방송 했습니다.

중앙TV는 또 일요일인 15일에는 오후 2시10분부터 1시간 정도 칠레와 호주의 경기를, 저녁 8시30분부터는 멕시코와 카메룬의 경기와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경기를 잇따라 방송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월드컵 축구 경기를 안방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된 것은 아시아태평양 방송연맹-ABU와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남아공 월드컵 때와 마찬가지로 중계권을 제공 받았기 때문입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와 ABU는 중계권료를 지급하지 못하는 아시아의 몇몇 가난한 나라에 월드컵 화면을 무상으로 제공하도록 합의했습니다.

이들 나라는 북한을 포함해 우즈베키스탄과 라오스, 키르기스스탄, 동티모르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는 주요 경기를 사실상 아무런 근거 없이 이른바 ‘해적방송’으로 봐야 했던 북한 주민들은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부터는 ‘마음 놓고’ 경기를 시청하게 됐습니다.

북한은 이번에도 한국의 지상파 방송이 송출한 영상을 재편집 하는 방식으로 브라질 월드컵을 녹화 중계방송 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의 월드컵 경기 영상은 한국의 지상파 화면 왼쪽 위에 있던 점수판 부분은 화면 기술로 가리고 오른쪽 위에 자체 제작한 점수판을 배치해 한국 방송사의 시각상표를 가린 것입니다.

중앙TV는 또 월드컵 중계방송에 김철웅과 리기철 등 축구전문가를 출연시켜 해설을 곁들여 방송함으로써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월드컵 경기를 신속하게 중계하는 것은 원래 축구가 북한에서 인기 있는 운동경기이기 때문 만은 아닙니다. 북한의 다른 모든 분야가 그러하듯이 축구 역시 최고지도자의 권력 강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당시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북한 대표선수들은 숙소로 돌아가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찬양가인 ‘발걸음’을 제창해 월드컵을 유일영도체계 강화에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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