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오바마, 잦은 총격 사건에 좌절감 토로...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예비선거 탈락


미국의 주요 뉴스를 살펴보는 ‘워싱턴 24시’ 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총기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습니다. 버지니아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에릭 켄터 하원 원내대표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회고록 출간과 함께 본격적인 전국 순회에 나섰습니다. 미국 정부가 상업용 무인기를 처음으로 허가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10일) 한 토론회에 참석했는데, 총기 문제가 주로 다뤄졌다고요?

기자) 네. 미국에는 ‘텀블러’라는 인터넷 사회연결망서비스가 있는데요. 여기서 마련한 공개토론회에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시민들과 만나는 행사를 흔히 ‘타운홀 미팅’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자리에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하루가 멀다 하고 총기 사건이 발생하는데 대해 좌절감을 느낀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문제의 핵심은 총기를 제대로 규제할 법이 없다는 것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가장 큰 좌절은 미국 사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본적인 의지가 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내 총기 사건은 용인할 수준을 넘어섰다며 미국은 이제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미국은 선진국답지 않게 총기 사건이 너무 자주 발생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도 바로 그 부분을 지적했는데요. 미국은 지구 상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유일한 선진국이라며 자조 섞인 발언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에 무감각해 질게 아니라 이런 사실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마침 최근에도 주목을 받는 총격 사건들이 있었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토론회에 참석한 바로 어제(10일)도 오리건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학생 1명과 용의자 등 2명이 사망한 일이 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에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신나치주의에 빠진 젊은 부부가 경찰관 2명과 시민 1명을 총으로 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도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총격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총격 사건이 그렇게 자주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뭔가요?

기자) 우선 아무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총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 부분은 미국이 국가를 형성해 가던 시절 영토를 개척해 나갔던 전통이기도 하고요, 시민들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헌법 정신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수정 헌법 2조는 개인의 총기 소지 자유를 명문화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커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정신이상자에 의해 어린이들이 무차별적으로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의 목소리가 커졌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총기규제 입법을 추진해 왔지만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서 법안이 표류하는 이유로 총기 옹호 단체의 영향력을 거론했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의회 구성원 대다수가 미국총기협회(NRA)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결국 국민 여론이 의회에 변화를 요구하지 않으면 변화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총기협회는 무기 제조업체나 판매상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요. 총기 규제가 자신들의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특히 막대한 자금력으로 거의 대부분의 정치인들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총기 문제에 있어서는 진보와 보수 진영이 따로 없을 정도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제(10일) 토론회의 본래 주제는 사실 미국 정부의 학자금 부담 경감 대책이었다고 하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학자금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 저희도 전해드렸는데요. 마침 젊은층들이 많은 사회연결망서비스 토론회였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이 부분을 홍보하려 했던 겁니다. 그래서 토론회가 시작되자마자 오바마 대통령은 학자금 부담 경감 대책을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연이은 총격 사건 때문이었는지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역별로 예비선거가 계속 치러지고 있는데요. 공화당의 2인자 에릭 켄터 하원 원내대표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군요?

기자) 네. 어제(10일)는 버지니아주에서 공화당 예비선거가 치러졌는데요.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가 보수주의 유권자 운동세력인 ‘티파티’ 계열 후보에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캔터 원내대표는 명실상부 공화당의 2인자이자 차기 유력 하원의장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인물인데, 그의 탈락 소식에 미국 정치권이 적잖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다른 지역 경선에서는 티파티 계열 후보들이 잇달아 탈락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랬었죠. 지난달 캔터키와 아이다호, 조지아, 오리건주 등에서 치러진 예비선거에서는 공화당의 미치 맥코넬 상원 대표 등 중진 의원들이 신예 티파티 계열 후보들을 잇달아 제치고 살아남았습니다. 그래서 티파티의 퇴조 현상까지 거론됐는데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지난달 네브래스카와 웨스트버지니아 예비경선에서는 티파티 지지 후보들이 잇따라 당선됐었는데요. 이제 켄터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버지니아 제7구역의 공화당 하원 후보는 데이비드 브랫 후보로 결정됐습니다. 브랫 후보는 버지니아 주도 리치먼드의 ‘랜돌프-매콘’ 대학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역별로 결과가 많이 다른 것 같은데요.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경선을 통과했다고요?

기자) 네. 공화당의 또 다른 중진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어제(10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에서 티파티 운동권 후보들의 도전을 여유있게 물리쳤습니다. 사실 그레이엄 의원은 보수적인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유권자를 대변하기에는 지나치게 진보적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었지만 티파티 단체에서 이번에 6명의 후보들이 난립한 것도 승리의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50% 이상 득표하지 못했을 경우 2위 득표자와 이달 말 재투표를 치러야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인데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회고록이 출간됐죠?

기자) 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어제(10일) 자신의 회고록 ‘힘든 선택들’을 시판하면서 전국 ‘북투어’에 나섰습니다. 북투어는 전국을 돌아 다니며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 때 강연과 사인회 등을 겸하게 됩니다. 어제(10일) 뉴욕 ‘반스 앤 노블’ 서점에서 진행된 사인회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을 만나기 위한 시민들의 행렬이 길게 줄을 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클린턴 전 장관이 북투어를 앞두고 가정형편 문제를 언급해서 논란이 좀 있었죠?

기자) 네.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9일 ABC 방송에 출연해서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1년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날 무렵, 자기 가족은 완전히 빈털터리였다고 밝혔었습니다. 그래서 그 뒤 자신과 남편은 생계를 꾸리기 위해 한차례에 20만달러 이상씩의 비용을 받고 강연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난이 우려되자 결국 클린턴 전 장관이 이를 다시 해명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뭐라고 해명했습니까?

기자) 클린턴 전 장관이 다시 ABC방송에 출연해서 자신이 전날 한 이른바 ‘생계형 억대 강연’ 발언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미국민이 얼마나 어렵게 살고 있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며 말문을 연 클린턴 전 장관은 남편의 대통령 퇴임 당시 1천200만 달러의 빚을 지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전체 빚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었는데요. 이 빚 가운데 상당 부분은 당시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불륜 사건 소송에 따른 변호사 비용이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럼에도 지난 14년간 자기 가족은 큰 복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언급은 없습니까?

기자) 네. 클린턴 장관은 또 일간지 USA 투데이와 인터뷰한 기사가 크게 보도됐는데요. 2016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여성 후보는 정치적으로 더 나아진 분위기에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신이 민주당 경선에 나갔던 지난 2008년 상황과 비교해서 말한 건데요.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유일한 차기 여성 대권 후보로 꼽히는 클린턴 전 장관이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대망론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미국에서 상업용 무인기가 처음으로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고요?

기자) 네. 지금까지 무인기의 상업적 활용을 엄격하게 금지해 온 미 연방항공청(FAA)이 어제(10일) 영국계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에 처음으로 이를 허가했습니다. BP 사는 앞으로 알래스카 지역에서 무인기를 활용해 석유 탐사과 송유관 점검 등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BP사의 무인항공기는 에어로바이런먼트 사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인가요?

기자)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번에는 공익적인 목적이 크다고 판단한 것 같은데요. 앤서니 폭스 교통장관은 이번 결정에 대해 무인기의 상업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조치라며 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맞춰 기회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연방항공청은 지난달에는 시카고의 한 부동산 전문 기업이 무인기를 활용해 항공 촬영을 하자 이를 당장 중단하라며 경고한 바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