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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국 워싱턴 인근에 첫 위안부 기림비 건립


30일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가 제막됐다. 군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가운데)가 기림비 앞에 서 있다.

30일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가 제막됐다. 군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가운데)가 기림비 앞에 서 있다.

매주 화요일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 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동원된 일본 군 위안부의 희생을 기리는 ‘위안부 기림비’가 미 동부 버지니아 주의 한 카운티 정부청사에 세워졌습니다. 기림비가 미 정부청사 내에 세워진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효과: 살풀이 공연 장면 소리]

푸른 잔디 밭 위로 살풀이 춤의 하얀 천 자락이 흩날립니다.

청춘을 짓밟힌 한맺힌 영혼들을 달래듯 무용수는 열다섯 나이에 위안부가 된 87세 강일출 할머니를 끌어안고, 할머니도 참았던 설움을 터뜨립니다.

미 동부 버지니아 주 페어펙스 카운티 정부청사에 모인 200여 인파는 기림비의 주인공인 위안부 할머니의 흐느낌을 숨죽여 지켜봅니다.

지난 달 30일 모습을 드러낸 일본 군 위안부 기림비는 지난 2010년 미 동부 뉴저지 주에 세워진 첫 기림비 이후 미국 내에서는 7번째이자, 미국 수도권과 정부청사에 세워진 기림비로는 처음입니다.

이 기림비는 폭 1.5m에 높이 1.1m의 바위 위에 동판이 부착된 형태로, 기림비 앞 뒤로 붙은 동판에는 한국과 중국 등 여러 나라 여성들이 일본 군의 성 노예로 동원됐다는 내용과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했던 마크 혼다 연방 하원의원의 일본 정부에 대한 배상 요구 내용이 각각 새겨져 있습니다.

지름 5m의 작은 원형 안에 세워진 기림비 양 옆으로는 날개짓 하는 녹색 나비모양의 벤치가 설치됐는데, 나비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상징하는 동시에 자유와 평화를 상징합니다.

이를 강조하듯 지난달 30일 열린 제막식에서는 20여 마리의 나비가 아리랑의 선율을 타고 하늘로 날아 올랐습니다.

제막식에 참석한 강일출 할머니는 기림비를 세운 한인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한편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녹취:강일출 할머니] “ 일본 정부는 신속하게 사과해야 하고, 한국 정부가 사과와 배상을 받아 내야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수가 있습니다. 미국 동포들 고맙습니다.”

제막식에서는 한 일본인이 강 할머니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한다며 머리를 숙였지만, 강 할머니는 진정 어린 사과와 배상을 하라며 같은 말을 되풀이 했습니다.

20만 위안부 피해자의 희생을 기리는 이번 기림비 설치는 민간단체인 워싱턴정신대대책협의회가 주축이 돼 지난 1년간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측과의 협의를 거쳐 결정됐습니다.

기림비 건립위원회 황원균 회장은 이 과정에서 일본 극우단체가 페어팩스 카운티 공무원들에게 항의성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안다며, 설립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페어펙스 카운티 섀론 블로바 의장은 제막식에 앞서 “일본 군 위안부에게 저지른 범죄는 용서나 관용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세계가 기억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녹취:섀론 블로바 ] "We must always be aware and sensitive to members our community to ensure.."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티 쿠마르 미국 대표도 제막식에 참석해 일본의 무조건적이고 의미 있는 사죄를 촉구했습니다.

북한인권 운동가인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의장은 `VOA’에, 일본은 한국과 동맹국이지만 한국에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안겨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수전 숄티] “I do think we need to do more I think we should have a policy to continue to pressure Japan.. Japan and South Korea should..”

숄티 의장은 미국 정부청사에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는 매우 의미가 깊다며, 이 문제에 대해 일본을 압박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미국 내 일본 군 위안부 기림비 설립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일본대사관 측은 위안부 기림비 설치에 반대하면서, 이 문제가 정치화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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