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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에 ‘아버지’ 이미지 심기 열 올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국제아동절'을 맞아 평양 애육원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국제아동절'을 맞아 평양 애육원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연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아버지’라는 호칭을 쓰며 가부장적 지도자상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과거 김일성 김정일 시대의 해묵은 우상화 방법을 젊은 지도자에게도 반복해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의 어린이 명절인 ‘국제아동절’을 맞아 고아원을 방문한 소식을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크게 보도했습니다.

사진에서 김 제1위원장은 어린이의 볼을 쓰다듬거나 세발 자전거를 타는 어린이를 대견한 듯 바라보는 등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친아버지 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자식들 마냥 노래를 불러드리는 원아들에게 원수님께서는 박수도 쳐주셨습니다.”

`노동신문'은 전날인 1일에도 국제아동절을 맞아 게재한 기사에서 북한 어린이들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자애롭고 위대하신 아버지가 계신다며 김 제1위원장을 아버지로 불렀습니다.

북한이 최고 지도자를 아버지로 묘사하며 수령과 인민 사이의 혈연적 관계를 강조하는 것은 김일성 시대부터 내려온 전통적인 우상화 방법입니다.

북한은 나라 전체를 사회주의 대가정에 비유하면서 최고 지도자에 대해선 대가정을 이끌 영도력을 갖춘 유일한 인물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어버이’ 또는 ‘아버지’로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북한 매체들이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김 제1위원장에게 아버지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입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이나 아버지 김정일보다 20년 정도 젊은 나이에 아버지로 불리우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김 제1위원장의 권력기반을 가능한 빨리 공고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선대 지도자들에게 쓰였던 ‘어버이 원수님’라는 표현 대신 ‘아버지’ 호칭을 사용한 것은 젊은 나이를 고려한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박현선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박현선 고려대 교수] “어버이라고 하는 것 보다는 자기가 또 또래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하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이면서 조금은 달라진, 어떻게 보면 고난의 행군을 겪은 뒤 사람들의 달라진 모습에 맞게 본인도 친근한, 조금은 비권위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거겠죠.”

이와 함께 북한이 ‘고난의 행군’과 같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북한 주민들이 지도자를 바라보는 눈도 많이 달라졌다는 지적입니다.

박 교수는 이런 우상화 작업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고난의 행군 시절 청소년기를 지내면서 정규 교육을 못 받고 장마당 경제를 경험한 세대들에게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30대의 한 탈북자는 북한 당국이 지도자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진 민심을 무시하고 과거 우상화 방식을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가부장의 권위를 최고 지도자에게 덧씌운 이런 통치방식이 북한을 외부 세계와 단절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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