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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한-일 군사정보 공유 실현돼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김관진 국방장관,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이 지난달 3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미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서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김관진 국방장관,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이 지난달 3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미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서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군사정보 공유를 서둘러야 한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미-한-일 세 나라가 최근 군사정보 공유를 위한 실무 협의에 본격 착수키로 한 데 따른 반응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과거사 갈등을 넘어 실리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신속히 군사정보 공유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대해 이견을 듣기 힘듭니다.

각자가 수집한 정보자산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두 나라 모두의 이해관계에 부합된다는 겁니다.

이성윤 터프츠대학 플레처 국제대학원 교수는 특히 북한의 위협에 직면한 한국으로서는 상대방이 비교우위에 있는 정보를 확보하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성윤 교수] “한국은 정보원 등 인적 네트워크 활용에 강합니다. 대북 정보력에 있어서요. 이런 한국이 미국에서 얻는 정보 외에도 일본의 감청, 인공위성 등 첨단장비를 활용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가 아니겠습니까?”

실제로 일본은 현재 지상 60cm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 만큼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과 핵실험 움직임을 식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한국 국방 당국의 설명입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공격이 현실화될 경우 한-일 간 정보 공유가 양국 방어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브루스 베넷 연구원] “For example, let us hypothesize that North Korea decides to first attack Japan, trying to split Japan away from the ROK and the United States…”

가령 북한이 일본을 탄도미사일로 선제공격하면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구체적인 무기 기종과 궤적 등의 정보를 얻어 즉각 방어체제를 가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반대로 한국이 공격 대상이 됐을 때도 일본과 미국이 관련 정보를 신속히 입수해 가장 효과적인 한국 방어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는 예를 들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태평양포럼의 랠프 코사 소장은 더 나아가 양국이 기밀로 분류된 군사위협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미국과의 3각 공조가 힘을 받을 뿐아니라 북한에도 단호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한국의 기밀 군사정보가 그대로 일본에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합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입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 “Under the terms of the GSOMIA agreement, South Korea would always retain the ability to decide what information it shared or didn’t share with Japan.”

일부의 오해와 달리 지난 2012년 무산된 군사정보 보호협정에도 한국이 정보 공유 대상을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명시 돼 있었다는 지적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당시 협정 체결 노력이 좌초되면서 미-한-일 3국의 대북 정보체계와 억제력이 단절되고 비효율적인 상태로 남게 됐다고 아쉬워했습니다.

존 에버라드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도 이런 점을 들어 2년 전 한국이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며, 유감스런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걸림돌로 작용했던 한-일 간 독도 영토 분쟁과 과거사 왜곡, 일본 군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게 얽혀 있습니다.

역대 최악의 한-일 관계 속에서 양국간 정보 공유가 새롭게 탄력을 받기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입니다.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두 나라가 역사적, 정치적 갈등보다 당면한 북한의 위협을 우위에 두는 실리적 선택을 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녹취: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 “I understand they have a long history there but I think it’s time to put those things behind them and start working together to deal with their common threats.”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같은 견해를 보였습니다.

리언 시걸 미 시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국장은 과거에만 초점을 계속 맞추는 것은 현재와 미래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미첼 리스 워싱턴대 총장은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그럴 수 있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의 위협에 맞서 자국 국민과 한반도 안정을 지킬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기구인 스팀슨센터 윤 선 연구원과 데이비드 강 남캘리포니아대 (USC) 한국학연구소장도 한 목소리로 한-일 간 미해결 문제가 다른 사안에 대한 협력까지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과거 협정을 좌초시켰던 정치적 걸림돌이 여전한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한-일 간 정보 공유가 성사되기 힘들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제임스 켈리 전 차관보] “My guess is that political difficulties in this still going to be a problem but there may be and probably are informal ways for important information to be exchanged among the three sides…”

켈리 전 차관보는 양국이 그런 전철을 밟는다면 어리석은 행동이 될 것이지만, 차선책으로 미-한-일 세 나라가 비공식 라인을 통해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존 페퍼 정책연구소 소장도 현재 극도로 악화된 한국의 반일 감정을 고려할 때 한국 정부의 운신의 폭이 2년 전보다 훨씬 제한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미국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합니다. 지난 2012년 여론의 역풍을 맞고 무산된 한-일 정보보호협정을 되살릴 수 있는 다른 동력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마주 앉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의 교량 역할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Basically what you have is the U.S. acting as the bridge between the two countries…”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한-일 간 안보 협력을 적극 지지한다며, 이 경우 미국의 개입이 언제나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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