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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환경청, 탄소 배출 규제안 발표...정치권, 탈레반과 포로맞교환 방식 논란


미국의 주요 뉴스를 살펴보는 ‘워싱턴 24시’ 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미국 연방 환경청이 화력발전소들의 탄소 배출량을 대폭 감축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제안을 발표합니다. 탈레반에 포로로 잡혀 있던 미군 병사가 5년 만에 석방된 가운데 이를 두고 정치권 등에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 국가안보국이 일반인들의 얼굴 사진을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연방 환경청이 오늘 (2일) 탄소 배출량 규제 계획을 발표하는군요?

기자) 네. 탄소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산업이 발달하고 규모가 큰 미국은 세계적으로도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이어 탄소 배출량 2위의 오명을 받고 있을 정도인데요. 오바마 행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이 같은 환경오염과 그에 따른 기후변화 문제에 큰 관심을 가져 왔는데요, 오늘 연방 환경청(EPA)이 탄소 배출량 기준을 엄격하게 강화하는 규제안을 발표하게 된 것입니다.

진행자) 탄소를 배출하는 오염원은 다양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탄소는 어떤 물질를 불로 태울 때 발생하는 연기에 다량 함유돼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막대한 양의 석탄을 태워 연료로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의 탄소 배출이 심각한데요. 화력발전소는 석탄을 주 연료로 태워서 그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입니다. 미국에는 약 600여 개의 화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번에 환경청이 규제하는 대상은 화력발전소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환경청의 이번 규제안은 오는 2030년까지 발전소 탄소 배출을 거의 10년 전인 2005년 수준에 비해 30% 감축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 같은 규제가 시행되면 각 주에서는 오염이 적은 풍력발전소와 태양광발전소를 세우고 연료 효율이 높은 기술을 도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합니다. 이는 미국 발전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대해 처음으로 적용되는 국가 차원의 규제입니다. 따라서 미국 행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조치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2005년 탄소 배출량 수준을 기준으로 잡으면 지금과는 어떻게 달라지는 거죠?

기자) 네. 환경청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이래 미국 화력발전소들의 탄소 배출량은 현재 13% 정도가 감축됐다고 합니다. 따라서 전체 목표치인 30%의 절반 정도는 달성된 셈입니다. 하지만 관련 업계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탄소 배출량과 경제가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거죠?

기자) 우선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 화력발전소 측은 새로운 환경 설비들을 대거 도입해야 합니다. 이 때 많은 비용이 발생하게 될텐데, 기업들이 추가 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연간 500억 달러의 비용이 더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이로 인해 기업들이 신규 채용인력을 줄이거나 화력발전소가 문을 닫게 돼 적어도 8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주장은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환경단체들은 환경청의 이번 계획에 즉각 환영 입장을 나타냈는데요.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고 해서 즉각 일자리가 줄어들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은 지나친 우려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환경오염으로 인해 국민들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은 비용으로 산출하기도 어려운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주말 주례연설에서도 환경 문제를 강조했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1일 주례연설에서 탄소 배출을 규제할 경우 해마다 10만여 명씩의 천식 환자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틀 연속 워싱턴 DC의 국립아동의료원을 찾아 어린 천식환자들을 만나면서 밝힌 건데요. 이 자리에서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환경 규제 강화가 기업 활동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동안 규제를 통해 공기가 깨끗해졌고 산성비가 크게 줄었지만 미국 경제는 계속 성장해 왔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기로 유엔과 합의한 일이 있죠?

기자) 네. 지난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2020년까지 17%, 2050년까지 83%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집권 1기에는 이 같은 내용의 포괄적인 기후변화 대응 법안을 추진하려다 실패했었는데요. 집권 2기에는 이를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각오로 비쳐집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장조직 탈레반에 붙잡혀 있던 미군 병사가 5년만에 석방된 일로 지난 주말 큰 뉴스가 됐죠?

기자) 네. 탈레반에 붙잡혀 있던 유일한 미군 포로 보 버그달 병장이 5년 만에 석방됐습니다. 미국은 대신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 중이던 탈레반 지도자 5명을 풀어줬는데요. 미국 정부와 탈레반이 수 년째 계속해 온 포로 맞교환 협상이 타결된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버그달 병장의 무사귀환은 전장에 어떤 병사도 남겨두고 나오지 않겠다는 미국의 변함없는 약속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버그달 병장이 어떤 과정을 통해 석방된 겁니까?

기자) 버그달 병장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지 두달 만인 지난 2009년 6월 30일 미군 기지 밖에서 탈레반에 붙잡혔습니다. 일단은 그가 납치된 것으로 파악되지만 사실 버그달이 탈레반에 붙잡힌 구체적인 경위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어쨌든 미국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버그달 병장을 구출하기 위해 탈레반과 비밀협상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 카타르가 중재에 나섰고, 결국 수 년만에 결실을 맺은 겁니다. 버그달 병장은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간단한 건강검진 등을 받은 뒤 독일 란트슈툴 미군 기지 내 병원으로 옮겨졌는데요, 조만간 미국의 샌안토니오 군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탈영 의혹은 구체적으로 뭐죠?

기자) 버그달 병장은 수 년 전 탈레반이 공개한 동영상에서 순찰을 하다 뒤처진 사이에 붙잡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무단 이탈이나 탈영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버그달 병장이 탈레반에 생포된 게 아니라 투항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2012년에 대중문화 전문지 ‘롤링 스톤스’는 버그달 병장이 아프간 주둔 미군에 환멸을 느껴 탈영을 결심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부분은 버그달 병장이 미국에 도착한 뒤 나중에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국과 탈레반의 직접 협상은 아프가니스탄이 반대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탈레반은 지난해 카타르에 정치사무소를 두고 평화협상을 추진하는 등 그동안 간간이 비밀리에 접촉해 왔는데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반대 등으로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포로 맞교환 협상에는 아프간 정부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폐쇄했던 카타르의 정치사무소가 활동을 재개할지도 관심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포로 맞교환 방식의 석방에 대해 반론도 만만치 않다고요?

기자) 네. 아프간 탈레반 간부 5 명과의 맞교환을 통한 버그달의 귀환이 미국 정가에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정이 테러를 부추길 거란 비판을 강하게 쏟아내고 있습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어제 (1일) `ABC방송'에 출연해 이번 결정이 다른 미군 장병들에게도 가격을 매긴 것이라며 테러집단에 미국인 납치를 독려하는 잘못된 메시지를 줬다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당 존 맥케인 상원의원도 보그달 병장과 맞교환한 탈레반 수감자 5 명은 가장 극렬한 인물들이라며 오바마 행정부의 결정을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행정부는 뭐라고 해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NN방송'에 나와서 버그달 병장의 건강이 좋지 않아 불과 30일을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긴급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백악관 당국자도 이번 임무는 법률이 예외를 인정한 특별하고 긴급한 상황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인데요. 미 국가안보국(NSA)이 이번에는 일반인들의 얼굴 사진을 집중적으로 수집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군요?

기자) 네. `뉴욕타임스' 신문이 기밀 폭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 유출한 기밀문서의 새로운 내용을 폭로했는데요. 국가안보국이 전자우편이나 사회연결망서비스 등을 통해 하루에 수 백만 장의 인물 사진을 입수하고 있다는 겁니다. 종전에는 테러 의심분자 등을 추적할 때 구두나 서면 방식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얼굴 모습이나 지문 등 신원 파악이 가능한 다른 표식들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미국 뿐아니라 전세계인들을 대상으로 얼굴 사진을 수집했다는 겁니까?

기자) 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기밀문서에는 국가안보국이 다른 나라의 신분증 자료와 항공사 승객 자료, 화상회의 등에서 얼굴 이미지를 가로챈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실제로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의 전산자료에도 접근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는 겁니다. 참고로 사진 공유 전문 웹사이트인 구글 플러스의 경우 여러 명이 담긴 사진을 올리면 자동으로 얼굴을 인식해서 별도 사진으로 분류하는 기능이 있는데요. 국가안보국이 이런 기술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일반인들의 얼굴 사진을 수집해서 어디에 사용하겠다는 거죠?

기자) 테러 용의자를 식별해 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가령 기밀문서 가운데는 지난 2011년 국가안보국의 발표 자료 가운데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한 남성의 사진 여러 장을 제시하고 그가 연방교통안전국 (TSA)의 비행금지 명단에 있는지, 또 그의 여권이나 비자 상태는 어떤지 등 20여 가지 정보를 보여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했습니다. 또 이렇게 입수한 사진을 위성사진과 비교해 사진 속 인물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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